추신수는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으나,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9일(한국 시각)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2연전 마지막 경기는 애리조나의 7-4 승리로 끝났다. 이로써 텍사스는 지구 2위 LA 에인절스와의 3연전, 애리조나와의 2연전을 싹쓸이 당하며 5연패에 빠졌다.
이날 경기는 2014년 5월 13일 이후 첫 선발 등판을 한 맷 해리슨의 부상 복귀로 주목을 받았다. 해리슨은 허리 디스크(척추 추간판 탈출증)가 심해져 지난 2013년 수술을 받은 선수, 일상생활마저 힘들 수 있다는 진단에도 불구하고 끝내 마운드에 복귀한 것은 '인간 승리'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하지만 돌아온 해리슨의 구위는 2011-12시즌 32승20패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하던 전성기 시절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평균 92마일(약 148km/h)를 기록하던 구속은 87마일(약 140km/h)로 약 8km/h가량 감소했다. 특히 투구 시 스트라이드(보폭)가 확연하게 좁아지면서 하체의 힘을 거의 이용하지 못한 채 팔로만 던지는 자세도 눈에 띄었다. 그로 말미암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셋 포지션으로 던질 때 패스트볼 구속이 84마일(135km.h)에 그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더했다.
해리슨은 1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텍사스 팬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지만, 결국 2회 5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특히 애리조나의 중견수 겸 2번 타자, A.J. 폴락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해리슨은 3, 4회를 잇달아 무실점으로 막아냈으나, 5회 선두타자 폴락에게 다시 한 번 안타를 허용하자 앤써니 배스로 교체됐다. 배스가 윌링턴 카스티요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면서 텍사스는 이날 경기에서 총 7실점을 허용했다.
애리조나가 홈런으로 만든 5점을 포함해서 손쉽게 7득점을 한 반면, 텍사스의 타자들은 결정적인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2회 무사 1, 2루 찬스에서 미치 모어랜드가 헬릭슨의 바깥쪽 공을 건들 병살 아웃을 당하기도 했으며, 4회 무사 만루의 기회에서도 치리노스, 드실즈, 추신수가 나란히 아웃을 당하면서 무득점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헬릭슨이 손가락 물집으로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생각한다면, 텍사스의 결정력에는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손가락 부상 이후 나란히 부진에 빠졌던 중심타자 애드리언 벨트레와 추신수의 활약은 득점 가뭄에 시달렸던 텍사스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복귀 이후 대부분 타석에서 땅볼 아웃으로 물러났던 벨트레는 이날 경기에서 5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타격 이후 보이던 손가락 통증을 참아내는 장면 또한 보이지 않았다.
지난 경기에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8번 타자로 출장했던 추신수는 3회 1사 2, 3루 찬스에서 땅볼로 1타점을, 6회 1사 1, 3루 찬스에서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추가하며 2타점을 거뒀다. 2타점은 오늘 텍사스가 낸 4점 중 절반에 해당한다. 또한 8회에는 밀어쳐서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하루 휴식 후 11일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3연전을 벌일 예정이다. 3연전 첫 번째로 등판하게 될 선수는 시즌 5승4패 평균자책점 4.23을 거두고 있는 완디 로드리게스다. 로드리게스가 연이은 선발 투수들의 난조로 연패에 빠진 텍사스 레인저스를 구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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