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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홀스의 화려한 부활, 비결은?

[베이스볼 Lab.] 푸홀스의 전설은 계속된다

한때 화려하게 꽃 피웠던 무엇인가가 시드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봄날의 벚꽃이, 아름다웠던 배우가, 번영했던 도시가 몰락하는 모습같이 말이다. 그런 존재를 바라볼 때면 마치 머리속 추억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고는 한다. 지난해까지의 알버트 푸홀스가 그랬다.

2001시즌 데뷔해 2010시즌까지 10년간 알버트 푸홀스가 보여준 모습은 완벽 그 자체였다. 내셔널리그 올해의 신인상(2001)을 시작으로 9번의 올스타 선정, 3번의 MVP가 이를 증명한다. 언제나 3할 이상의 타율, 30개 이상의 홈런, 100타점 이상을 기록했던 그는 "발전이 없다."는 이유로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 사이에서 놀림감(?)이 되곤 했다.

▲2015시즌, 푸홀스가 완벽하게 부활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2012년 10년 2억 5000만 달러(약 2800억 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받고 LA 에인절스로 이적한 푸홀스의 활약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푸홀스는 첫 세 시즌동안 평균 .273의 타율, 25홈런 91타점에 그쳤다. 혹자는 나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쇠락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평균 .328의 타율 40홈런 121타점을 기록하던 시절을 기억하는 팬들로서는 믿기 어려울 만큼의 변화였다.

알버트 푸홀스의 성적 변화
2001~2011시즌: [타율].328 [홈런]40 [타점]121 [BB%]13.1% [HR/FB]15.2% [OPS]1.037
2012~2014시즌: [타율].273 [홈런]25 [타점]091 [BB%]07.7% [HR/FB]10.6% [OPS]0.810


기본기록이 아닌 세부지표로 살펴보면 하락은 더 두드러졌다. 10% 중반대에 이르던 BB%(타석당 볼넷 비율)은 거의 반 토막이 났다. HR/FB(뜬공이 홈런이 되는 비율) 역시 10% 중반대에서 10.6%로 줄었다. 볼넷을 얻어내지 못하는 푸홀스는 조급해 보였고, 예전이었으면 넘어갔어야 할 공이 넘어가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런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은 하체 부상이었다. 과거 푸홀스의 파워는 하체에서 비롯됐다. 푸홀스는 키킹을 높게 하지 않는다. 푸홀스는 타격 시 보폭도 크지 않은 편이다. 따라서 홈런타자에게 걸맞은 파워를 내기 위해서 푸홀스에게 하체의 근력은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된다. 푸홀스에게 튼실한 하체는 높은 키킹과 넓은 보폭의 도움을 없이도 폭발적인 운동 에너지를 내주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애너하임으로 건너오자, 커리어 초반 10년간 '혹사'당한 하체는 고장을 일으켰다. 2012년에는 오른쪽 무릎에 칼을 댔고, 2013년에는 족저근막염 수술을 받았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부터 심한 통증이 느껴지는 족저근막염은 활동량이 많은 운동선수에게는 최악의 질병 중 하나다. 족저근막염은 완치조차 거의 불가능하며 통증을 완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휴식'이다. 그러니 매일 경기에 나서는 야수에게 얼마나 끔찍한 '족쇄'로 작용할지는 충분히 짐작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알버트 푸홀스는 23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에 위치해 있다. 6월 한 달간 12개의 홈런을 쳐내면서 초반 부진을 완전히 만회했다. 만 35세의 타자가 몇 년간의 부진을 씻어내고 반등하는 모습은 경이로울 정도다. 물론 이런 '대반전'이 가능했던 것은 푸홀스가 마침내 정상적인 몸 상태에서 지난겨울을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한 상태에서 재활 걱정 없이 오프 시즌을 맞이하는 것은 기쁜 일이었습니다. (저는) 긴 시즌을 위한 적절한 방법으로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와의 인터뷰에서 푸홀스는 말했다.

시즌 준비를 철저히 한 푸홀스는 확연히 달랐다. 푸홀스는 이전 3년과는 달리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던져진 공에 스윙하는 비율(O-Swing%)이 소폭 감소(31.8%)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든 맞히고 있다(O-Contact 74.6%). 따라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는 비율(SwStr%) 역시 소폭 하락(6.4%)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역시 파워가 돌아왔다는 것이다. 푸홀스의 HR/FB(뜬공이 홈런이 되는 비율)은 23.5%로 전성기 시절보다도 높은 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알버트 푸홀스의 세부 성적
2014시즌: [O-Swing%]33.1% [O-Contact%]71.8% [SwStr%]6.9% [HR/FB]13.9%
2015시즌: [O-Swing%]31.8% [O-Contact%]74.6% [SwStr%]6.4% [HR/FB]23.5%


지금 같은 추세라면 푸홀스는 에인절스로 이적한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내게 될 것이다. 비록 전성기에는 못 미치는 모습일지라도 지난 3년간 부진을 겪었던 만 35세의 타자로서는 대단히 준수한 성적을 거두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는 사이 푸홀스의 통산 홈런은 543개가 되며 프랭크 토마스와 테드 윌리엄스, 지미 폭스와 미키 맨틀을 넘어 어느덧 역대 16위에 올랐다. 그리고 올 시즌 안에 매니 라미레스와 마이크 슈미트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푸홀스가 '역대급' 타자라는 데에는 아무도 의문을 제기할 수 없다.

문제는 푸홀스의 계약이 6년 1억 7500만 달러나 남아 있다는 것이다. 푸홀스가 계속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2021년 41세가 된 그는 어떤 모습일까. "저는 여전히 제 탱크가 비지 않았으며 많은 것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푸홀스는 말했다. 알버트 푸홀스의 많은 팬도 그러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의 전설이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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