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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 "진보의 대안은 용기 있는 타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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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 "진보의 대안은 용기 있는 타협"

[이철희의 이쑤시개] '2세대 진보정치인' 조성주에 주목하다

청와대와 국회 등 정가의 관심이 '유승민 사퇴 여부'에 쏠린 가운데,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는 새로운 진보 정치인의 출연에 주목했다.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조성주. 그는 '2세대 진보정치'를 내세우며, 노회찬-심상정으로 대변되는 진보정치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조 후보는 민주노동당 최순영·홍희덕 의원 보좌관을 거쳐 청년유니온을 결성, 정책기획팀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서울시 노동전문관으로 현장과 정책을 두루 섭렵했다.

조 후보는 현 정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국회를 보이콧하고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종용한 것에 대해 "마음이 흔들"려 나타난 "독함"이라고 표현했다. 집권 3년 차 국정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이어 그는 "예전에 보던(자신감 있던) 정치인 '박근혜'가 아니"라며 "국민에게 철통 같은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니, 마음을 강하게 먹고 (국정운영)하시라"고 충고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조 후보의 말에 "좋은 얘기"라고 호응하며, "박 대통령이 화를 냈는데도 과거와 달라진 게 없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사퇴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5일 의원총회 재신임 결과를 언급하며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이 소장은 유 원내대표가 "이번 싸움의 성격이 무엇인지 본인이 정확하게 얘기해야 한다"며 "'왜 행정부가 입법부 일에 관여하는가'라는 비판을 넘어 자신이 버티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국민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소장은 박 대통령의 '관여' 이유로, 국정 장악 및 총선 공천권을 꼽았다.

다음은 지난 3일 녹음한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주요 내용이다. 이 소장의 진행으로, 조 후보가 초대 손님으로 출연했으며 김박과 이평이 함께했다.(☞바로 듣기 : 이철희의 이쑤시개)

진보의 대안…'용기 있는 타협'

이소장 : 6일 온라인 투표를 시작으로, 10일에는 현장 투표, 11일에는 ARS투표가 진행된다. 12일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1/2위 후보가 결선을 치르게 된다. 현재 분위기는 어떤가?

조성주 : 바람은 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좋은 호감과 바람이 '표'로 이어지는 건 다른 일이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 한다.

김박 : 조성주 후보의 '출마의 변'이 우리의 귀를 기울이게 했다. 1세대 진보정치인인 '노회찬-심상정'에게 물러나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시대의 요구에 맞게 두 사람의 역할이 재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주'에 대한 관심 역시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진보적 시각으로 미래세대를 대변할 사람이 필요하다.

조성주 : 달라진 시대적 조건에 맞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1세대와 달리, 2세대 진보정치인에게 요구되는 것이 있다. 우선 노동 밖의 노동이 너무 많아졌다. 나날이 늘고 있는 영세자영업자를 자영업자로 봐야 할까, 노동자로 봐야 할까. 아르바이트생이 하는 일도 노동인데, 왜 사회 경험이라고 하는가. 노년의 삶에도 노동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진보가 이런 부분에 대응하지 못했다. 1980년대를 대변하던 사람과 2015년 지금 진보가 대변해야 하는 사람은 달라져야 한다. '출마의 변'에서 이런 이들을 '광장 밖의 시민'이라고 말했는데, 진보가 이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용기 있는 타협'을 수용할 때가 됐다. 진보가 비판이 아닌, 건설적 대안으로 존재해야 한다.

이평 : '용기 있는 타협'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조성주 : 진보가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강하게 주장했는데, 방향은 맞다. 하지만, 비정규직에게 당장 급한 것을 위해서는 타협할 필요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략적 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타협은 없어'라는 자세로는 현실 개선이 안 된다.

고용보험률 1.3%(사업주와 노동자가 각가 0.65%씩 부담)로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는 평균 103일 정도다. 고용보험률을 올린 액수만큼 실업급여 기간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 한국노총, 경총, 전경련 등은 고용보험률을 올리자고 하면 반대한다. 진보진영에서조차 '정부가 잘못된 곳에 돈을 쓰고 있는 것부터 바꾸자'고 한다.

그래서 변화하자는 것이다. 고용보험률을 2%로만 올려도 6개월의 실업급여를 보장할 수 있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이루기 전에, 고용보험률 인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

이평 : 노회찬-심상정의 양강 구도다. 야구로 치면, 본인 타순이 몇 번째라고 생각하나.

조성주 : 타순보다는 이런 얘길 하고 싶다. 영화 <머니볼>의 빌리빈 단장(GM)이 되겠다고. 메이저리그스타일의 단장이 돼서 정의당이란 팀을 완전히 재조직하겠다. 경기는 노련한 노회찬-심상정-노항래 선배들이 하고, 난 팀을 설계하고 리빌딩하는 역할을 하겠다.

'정의당'이라는 진보정당은 진보정치의 시스템을 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 어떤 정당이 좋은 정당인지 모델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럼 다른 정당도 쫓아올 것이다. 한국 정당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

▲ 조성주 후보는 지난 5일 선거 유세를 마치며 '리더십과 조직과 정책을 전면 혁신하고, 강한 정의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모두가 예상하는 리턴매치가 아니라 조성주와 노회찬, 조성주와 심상정이 대결하는 파격적인 빅매치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조성주 후보 블로그

좋은 정치로 가는 길…'타협이 곧 승리'


이소장 : 조 후보의 출마의 변을 보면, 오바마도 떠오르고, S.D. 알린스키도 떠오른다. 물론 고려대 최장집 명예교수와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도 생각난다. 이들의 생각을 잘 버무려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김박 : 최근 <알린스키, 변화의 정치학>(후마니타스 펴냄)이라는 책도 냈다.

이평 : 알린스키에 주목한 이유가 뭔가.

조성주 : 박 대표의 <정치의 발견>(후마니타스 펴냄)에서 인용된 문구를 보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도 <싸가지 없는 진보>(인물과사상사 펴냄)에서 알린스키를 언급했다.

알린스키 본인이 급진주의자를 자처하면서도, '타협하는 것이 곧 승리다'라고 한 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한국 진보에게 필요한 얘기구나'라는 생각에 관련 자료 등을 보며, 3년 동안 정치발전소에서 강의했다.

앞 세대와 달리 미래세대인 10~20대에게는 이데올로기가 없다. 이들에게 '이데올로기 없이도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다. 필요하기도 하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라고 말해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평 : 국내에서 알린스키에 대해 주목하지 않는 이유는 타협은 인기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인기를 쫓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현실상 타협하는 정치인은 인기가 없다. 왜 인기 없는 정치의 길을 가려고 하는 건가.

조성주 : 맞다. 타협은 인기가 없다. 그게 한국 정치의 문제다. 인기에 영합하는 여론조사 정치가 오히려 정치의 양극화를 가져왔다. 또 가장 피해를 보는 집단이 사회경제적 약자들이다. 이들이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그냥 막말 정치가 중심이 됐다. 상대에게 막말하는 정치, 상대를 증오하는 정치가 중심이 됐다. 그로 인해 중요 의제가 소멸되고 있다. '타협하는 정치'가 인기는 없을 수 있지만, 좋은 정치로 가는 길이다.

전체에 대한 도전…"목표는 당대표"

김박 : '나를 결선에 보내는 게 새로운 변화의 척도'라고 했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결선에 가는 게 목표인가.

조성주 : 아니다. 목표는 당대표가 되는 것이다. 그에 앞서 '일단 결선에 보내 달라. 그래서 제대로 승부하게 해 달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결선에 가는 순간은 진짜 진검 승부가 아니겠는가.

이평 : 청년유니온 시절, 처음에는 재기발랄했는데 갈수록 무거워져서 아쉬웠다. 그런데 지금 결선 얘기도 청년 후보인데 재기발랄함이 없는 느낌이다.

조성주 : 표현은 재기발랄하게 할 수 있지만, 문제에 대한 접근 자체는 굉장히 진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내는 것 또한 중요시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한 번은 말하고 싶었다. 주변에서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지만, 상대 후보에 비해 젊으니까 발칙한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하더라. 하지만 '싫다'고 했다. 끝까지 품위 있고 예의 있고 진지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청년 세대, 또는 젊은 세대만을 대변하러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소장 : 진보정치인 사이에 '새로운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기대가 많았다. 목 말라있었는데 드디어 나타났다. 그러나 정치인 '조성주'가 가야 할 길은 험난할 것이다. 우리나라 진보정치가 가야 할 길은 더 험난할 것이다. 정치인 '조성주',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조성주 : 정치인으로, 약간 화려하게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정치인 '조성주'가 가야할 길은 훨씬 길고 힘들어 실패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길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더 나은 길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선거 초반에는 아침에 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내가 지금 무슨 짓 하고 있지? 이게 무슨 미친 짓인가. 하지만 내가 대변해야 할 사람들이 있지. 내가 해야 하는 얘기가 있지'라고. 그런데 선거 중후반이 되니, '앞으로 더 많은 일을 겪게 될 텐데, 얼마나 더 담담하게 이 길을 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조성주'라는 신인 정치인, 또는 개인의 도전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세를 하면서 당원뿐 아니라, 당원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외된 세대들의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싶다. 이들과 같이 꿈꾸고 설렐 수 있는 '전체에 대한 도전'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http://www.podbbang.com/ch/5001)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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