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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박근혜, '워터게이트' 닉슨 어른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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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박근혜, '워터게이트' 닉슨 어른거려"

[뉴스클립] "대통령 리더십 흔들리는데 믿을 각료 없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을 중도 낙마한 미국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 비유했다. 이 명예교수는 26일 <매일신문>에 기고한 '닉슨, 레이건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에서 닉슨의 망령이 어른거린다"고 지적했다.

이 명예교수는 "박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와 소통을 하기는커녕 여당 지도부와도 소통이 없음이 미국 방문 취소와 국회법 개정안 문제로 만천하에 알려졌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들과도 공식회의 때 만나는 것이 전부일 것이고 장관들의 대면보고는 아예 없는 일이 돼버린 듯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명예교수는 "대통령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믿을 만한 각료도 없다면 그 나라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인데, 그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이 명예교수는 이 칼럼을 통해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낙마한 닉슨 전 대통령의 리더십과 닮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명예교수는 "닉슨은 막연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다. 닉슨은 언론과 사이가 나빴으며 야당이면서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을 적대시했다. 세상이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고 생각한 닉슨은 집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해서 모든 대화를 녹음하도록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일어나자 법원은 백악관에 녹음테이프를 제출하라고 명령했고 이에 불응한 닉슨은 탄핵 소추를 당한 끝에 결국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 명예교수는 닉슨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놓았다. 그는 "1980년대를 '보수의 시대'로 이끈 레이건은 미국의 자존심을 다시 회복하고 미하일 고르바초프를 상대로 군축협상을 성공시켜서 동유럽 공산체제가 몰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레이건 리더십의 요체는 위임과 소통이었다. 레이건은 '위대한 위임자'이며 '소통의 대가'라고 불렸다"고 했다.

이 명예교수는 "레이건은 기자회견과 연설의 중요성을 잘 알았고 또 이를 잘 활용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이지만 레이건은 수시로 기자회견을 열었고, 노련한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질문에 유머와 위트를 섞은 답변으로 응수했다. 레이건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40주년 연설, 스페이스 셔틀 챌린저 폭발 후 가진 TV 연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한 연설 등 역사에 남을 연설문을 많이 남겼다. 레이건 임기 중 의회는 민주당이 다수석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레이건은 민주당 지도자인 팁 오닐 하원의장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법안 통과를 부탁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명예교수는 박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려 "권한 위임도 없고 소통도 없다 보니 장관과 참모들은 대통령 지시가 없이는 아무 일도 못하는 구조가 돼버렸다. 기자회견과 언론접촉을 피하고 있는 현상도 큰 문제"라며 "대통령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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