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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또 '최저 임금 동결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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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또 '최저 임금 동결안' 제시

노동계 '1만 원' vs. 경영계 '동결', 협상 난항 예고

내년도 최저 임금 임상안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본격적인 힘 겨루기가 시작된 가운데, 양측이 주장하는 인상안 격차가 상당해 합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고용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5차 전원회의를 열고 근로자위원(노동계)과 사용자위원(경영계)이 각각 내년도 최저 임금 인상안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다.

노동계 '최저 임금 1만 원' vs. 경영계 '최저 임금 동결'

이 자리에서 노동계는 내년 최저 임금 시급으로 1만 원을 제시했다. 올해 최저 임금 5580원에서 79.2%, 즉 4420원을 올리자는 안이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최저임금 1만 원'을 촉구하는 거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가 요구한 '시급 1만 원'을 주 40시간 노동으로 계산하면 월급으로 209만 원으로, 노동계는 시급과 함께 월급 역시 최저 임금에 병기하는 안을 내놨다.

소득 불평등 심화와 최저 임금 인상을 통한 내수 진작을 감안하면 최저 임금 1만 원이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것이 노동계의 주장이다.

반면 사용자 측에선 최저 임금 동결안을 내놨다. 정부와 여당까지도 최저 임금 대폭 인상을 주문한 상황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동결을 주장한 것이다.

앞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3월 회원사들에게 올해 적정 임금 인상률을 1.6%로 제시해, 사용자 측이 내년도 최저 임금 인상안도 비슷한 수준으로 제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동결안으로 정리됐다. 이로써 경영계는 지난 2007년부터 8년째 동결(2009년엔 삭감 주장)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경영계는 노동 생산성과 생계비 측면에서 최저 임금 인상 요인이 없고, 영세·중소기업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최저 임금 동결이 필요하다고 입장이다.

업종별 차등 인상, 가구 생계비 조사 놓고서도 입장 차 '팽팽'


이날 회의는 업종별로 최저 임금을 차등 지급하자는 경영계의 요구와 최저 임금 심의 기초 자료에 가구 생계비 역시 포함하자는 노동계의 요구를 두고서도 노사 간 입장 차가 팽팽했다.

경영계 측은 PC방이나 편의점, 택시 등 일부 업종에 한해서만 1.6%포인트 수준의 인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노동계가 반대했다. 업종별 차등 지급은 최저 임금제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다.

노동계는 최저 임금 노동자의 상당수가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최저 임금을 결정하는 지표로 가구 생계비 역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안에는 경영계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비혼의 단신 노동자 생계비만을 고려한 현재까지의 최저 임금 심의 관행이 가구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실제 현실을 고려하지 않아 가구 생계비 역시 포함해야 한다는 노동계의 입장과, '최저 임금은 원래 1명을 기준으로 정하는 제도'라는 경영계의 입장 차가 팽팽한 것이다.

정부도 '대폭 인상' 주장하는 마당에경영계, 막무가내 '동결안'

최저 임금 인상은 노동계 뿐만 아니라 정부와 여당 역시 강조해온 사안이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3월 한 강연에서 임금 인상을 통한 내수 진작을 강조하며 "최저 임금을 빠른 속도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정부가 주장하는 인상 폭은 7%포인트 내외로, 지난해 인상 폭(7.1%)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기류와 함께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표출되면서 올해 인상폭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인상안이 이처럼 큰 격차를 보이면서 향후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25일 6차 전원회의를 거쳐 29일까지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내년 최저 임금 인상안을 의결해야 한다. 이후 노사 이의 제기 기간을 거쳐 8월 5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종 확정해 고시한다.

▲민주노총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는 지난 16일부터 최저임금 1만 원을 촉구하는 '장그래 전국 대행진'을 시작했다.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한편, 민주노총은 이날 회의가 열린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조합원 3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최저 임금 1만 원 쟁취 결의 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 대회엔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인 한국노총 이병균 사무총장도 연단에 올라 양대 노총의 연대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노총 박성식 대변인은 경영계 측의 '동결안' 발표 이후 "정부 일각에서도 빠른 인상을 언급한 만큼 올해엔 다를 것이라는 노동계의 일말을 기대를 짓밟았다"며 "진지한 논의 자체를 허망하게 만드는 막가자는 제시안"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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