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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투수' 벤디트의 성공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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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투수' 벤디트의 성공 시대

[베이스볼 Lab.] 2.1이닝 무실점 호투, 팀 승리 발판 됐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스위치 투수' 팻 벤디트가 2.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역전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벤디트는 11일(이하 한국 시각), O.co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제구력 난조를 겪으며 3.2이닝 4실점으로 물러난 선발 투수 제시 한에 이어 4회초 2사 1,2루에 등판했다.

첫 상대 타자 조이 갤로를 맞아 좌투수로서 마운드에 오른 벤디트는 71마일(114.3km/h) 슬라이더 3개를 연이어 던지며 3구만에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어 우타자인 앨비스 앤드러스를 상대하게 되자 글러브를 바꿔낀 벤디트는 81마일(130.4km/h) 싱킹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5구 만에 두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콜리세움의 관중은 환호성을 내질렀고 방송 중계진은 어슬레틱스 팬들이 만든 벤디트 응원용 플래카드를 비춰줬다. 플래카드는 양손 투수라는 특징을 반영해 양쪽 팔에 야구공을 쥔 모양으로 만들어져 경기 시청의 재미를 더했다.

그러나 상대 타자가 바뀔 때마다 던지는 손을 바꾸는 것이 제구에 악영향을 끼친 탓인지 벤디트는 좌타자 레오니스 마틴과 우타자 아담 로잘레스를 상대로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게 됐다.

하지만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한 뒤 안정을 찾은 벤디트는 후속 타자 로빈슨 치리노스를 상대로 더블 플레이를 이끌어냈다. 히트 앤 런 작전이 걸린 상황에서 좌익수 샘 펄드가 치리노스의 타구를 침착하게 아웃 처리한 다음, 재빨리 2루수 벤 조브리스트에게 송구해서 2루 주자 레오니스 마틴마저 잡아낸 것이다.

이어지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벤디트는 우타자 델리노 드실즈를 1구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막아낸 다음, 좌타자 추신수를 맞아 왼손에 착용했던 글러브를 오른손으로 옮겨 끼고 좌투수로 변신했다. 2구까지 연이어 슬라이더를 던진 벤디트는 3구와 4구 째에는 모두 83마일(133.6km/h) 싱킹 패스트볼을 던지며 추신수를 2루수 땅볼로 막아냈다.

벤디트는 아메리칸리그 타율 1위 프린스 필더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6회를 3자 범퇴로 막아냈다.

놀라운 것은 프린스 필더를 상대로 좌투수로서 92마일(148km/h)의 강속구를 던졌다는 것. 우완으로는 90마일 초반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좌완일 때는 최고 구속이 80마일 초반대에 머물렀던 마이너리그 초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2010년 3월 31일에 열린 시범 경기에서 뉴욕 양키스의 포수 호르헤 포사다는 "우완투수일 때 구위가 낫다."고 벤디트의 투구를 평가했었다. 그러나 올해 마이너리그에서는 달랐다. 벤디트는 우타자에게 피안타율 .208, 좌타자에게는 .095의 피안타율을 기록하며 오히려 좌타자에게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스위치 투수로 화제를 몰고 있는 벤디트의 좌/우 투구동작. ⓒ연합뉴스


2008년 드래프트 20라운드에 뉴욕 양키스에 지명된 벤디트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417.2이닝을 던지며 18승22패 평균자책점 2.37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했지만, 8년이 지난 후에야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수 있었다. 이는 야구인 대부분이 양손 투수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좌우 성적의 편차가 심하다면, 양손 투수는 관중에게 재미를 주기 위한 '서커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좌우완 모두 동일한 투구폼(사이드 암)으로 거의 대등한 구위를 구사할 수 있게 되면서 벤디트는 양손 투수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고,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벤디트는 손가락을 넣는 구멍이 5개가 아닌 6개로 설계된 특수 글러브를 낀다. 반대쪽 손의 엄지가 들어갈 구멍을 하나 더 파낸 글러브는 타자 유형에 따라 오른손 또는 왼손으로 바꿔끼기 편리한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또한 양손 타자와 양손 투수가 만났을 때를 대비한 '벤디트 룰'도 있다. 메이저리그 야구 규칙에 따르면 양손 투수는 투구 전 주심, 타자, 주자에게 어느 손으로 던질지 알려야 한다고 한다. 타석 중간에 투구 방향을 바꿔서도 안 된다.

벤디트가 양손 투수로서 받는 편견과 맞서 싸워 승리할 수 있을까.

어쨌든 벤디트는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팀의 역전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벤디트는 5.2이닝 1피안타 2볼넷 4삼진 0실점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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