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한 2002년 대선이 조작인 증거자료를 찾아오라는 과제를 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홍익대학교 법학과 교수가 최근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시험 문제를 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 "부산대 '일베 교수', 盧 전 대통령 비난 과제 강요")
지난 9일 인터넷사이트 '오늘의 유머'에 "ㅇㅇㅇ교수님 시험 불쾌해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쓴 이는 "오늘 미국계약법 시험을 봤다"며 "시험문제가 영어로 출제되는데, 'Dae Jung Dedbeat'이 아예 일반명사화 되어서 쓰였다. 여러 문제에 쓰였다"고 밝혔다. 'Dae Jung'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이름의 영문 표기이며, deadeat의 사전적 의미는 게으름뱅이, 사회 낙오자 등이다.
또 "Roh와 Bongha prince가 문제로 나오는데, Roh는 owl rock(부엉이바위)에서 떨어져서 IQ 67의 저능아로 나온다"고 했다. 'Roh'는 노 씨 성(姓)의 영문 표기이며, 'Bongha'는 고(故)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퇴임 후 거처로 지내던 김해 봉하마을의 영문 표기다. 부엉이 바위(owl rock)는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소다.
글쓴이는 이어 "Dae Jung Deadbeat이 식당에서 홍어(Hong-o)를 판다고 지문에 적혀있었다"며 "미국계약법과 전혀 관련 없는 문장 및 문제가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해당 시험은 '오늘의 유머' 게시글이 올라간 지난 9일 치러졌으며, 약 40명의 학생들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험 문제 지문이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일자, 학교 내부에서도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대 법대 학생회장 B 씨는 여러 학생의 제보를 받은 뒤, 지난 10일 해당 문제를 낸 A 교수를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B 씨는 11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A 교수는 저에게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해 친숙한 이름을 문제에 넣은 것이라며, 지문에 보면 싸이나 보아 등 연예인 이름도 나온다고 했다"며 "학생들이 그렇게 불쾌하게 볼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B 씨는 A 교수 면담 이후에는 학교·학생대표자협의회 전체회의에 참석, 이번 논란에 대해 보고했다. B 씨는 "부총장님한테까지 전달된 상황인데, 학교 당국은 학교 차원에서 해결하기보단 그에 앞서 A 교수님과 학생들 선에서 마무리하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A 교수도 스스로 문제를 낸 사실을 인정했지만, 아직 시험지 원본이 공개되진 않았기 때문에 일단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총학생회 차원에서 A 교수에게 오늘 내로 원본 공개 및 해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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