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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도, '일베' 주장 근원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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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도, '일베' 주장 근원지 됐다"

[토론회] 세월호 1년, '기레기'는 과연 사라졌나

어떤 이슈를 선택해 뉴스로 보도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언론의 몫이다. 일명 언론의 자유다. 하지만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과연 '언론의 자유'가 언론 스스로의 판단으로만 이뤄지는 것일까. 그간 보도된 세월호 참사 관련 내용을 보면 누구도 '그렇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이를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는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기자연합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5개 단체는 '세월호 참사 1년, '기레기'는 사라졌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1년 동안 언론은 무엇을 했나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정수영 성균관대 연구교수는 "언론이 이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는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와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고발함으로써 국민의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뉴스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정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은 이러한 기본적 책임과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며 "세월호 참사에서 보도돼야 할 이슈는 묻고 선정적인 내용만 보도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자신이 직접 조사한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인 2014년 4월 13일부터 2015년 4월 11일까지 1년간 '시간흐름도에 따른 관심도 변화'를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구글 검색 흐름도를 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기 전인 4월 13일부터 16일까지는 '세월호'라는 키워드가 회자되는 게 '8'에 불과했으나 세월호가 터진 4월 16일~19일까지는 '63'으로 올라갔다"며 "이후 4월 20일~26일에 '100'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7월 20일~26일 사이에는 다시 '8'로 내려간 반면, '유병언'은 '82'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8월 31일~9월 6일까지는 '세월호'가 '4', '유병언'이 '2', '이병헌'이 '25'를 기록했다"며 "2015년 3월 22일~28일까지는 '세월호'가 '2', '이병헌'이 '1', '태진아'가 '10'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세월호 유가족들은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과 노숙농성을 벌여 왔고, 도보 행진을 했으며, 촛불을 들었다"며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기소권과 수사권은 제외됐으며 세월호 특위가 구성됐지만 정부 여당에 편향적인 인사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프레시안(최형락)

"맥락 실종, 조작 보도라는 비판 받을 수밖에"

그는 "이러한 과정은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언론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며 "결국 대중은 세월호 관련 이슈에서 멀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실제 민주언론시민연합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4년 6월 2일부터 8월 30일까지 90일간 국회에서 세월호 국조특위가 열렸고 6월 20일부터 7월 11일까지 청와대를 포함한 22개 기관의 보고가 진행됐으나 이 기간에 KBS는8.5건, MBC는 4건, SBS는 10건을 보도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JTBC는 22건을 보도했다.

물론,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두고 4월 초부터는 언론에서 세월호 보도를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상당히 선정적이다. 2015년 4월 1일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피해자에게 배‧보상금 지급 기준 및 절차에 착수한다고 발표하자 대부분 언론은 배‧보상금 금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교수는 "그간 세월호 유가족이 어떤 행보를 보여왔는지 언론을 통해 전혀 접하지 않은 국민들 입장에서 보상금 액수 관련 보도를 보게 된다면 '결국, 유가족들이 돈 때문에 싸운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맥락이 실종된 상태에서 보상금만 보도하는 것은 '조작 왜곡 보도'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언련

"언론보도, 일베 주장 근거가 되고 있다"

정 교수는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보다 더 큰 문제는 각종 괴담이나 유언비어를 확대 재생산하는 근원지가 언론이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MBC의 단원고 특례입학 보도, 채널A와 TV조선의 단식 농성 중인 '유민아빠'에 대한 악성루머 보도 등이 대표적이다.

정 교수는 "이러한 언론 보도가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주장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며 "일베에서 자기네들이 주장하는 근거, 출처라고 밝히는 내용은 대부분 언론에서 보도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결국 언론 보도가 일베 주장을 확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금의 언론은 단지 여론을 오도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 이슈에서 일련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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