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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와중에 핵발전소 2기 증설 계획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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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와중에 핵발전소 2기 증설 계획 공개

"입지는 삼척 또는 영덕"…야당 "재검토해야" 반발

박근혜 정부가 핵발전소 2기를 추가로 건설해 전력 수급량을 늘리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을 공식 공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국회에 이 계획안을 제출하며 "안정적인 전력 수급과 온실가스 감축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신규 원전(핵발전소) 2기 등 발전 설비를 충분히 확충하고, 건설이 어려운 석탄 설비 철회 및 장기 가동 석탄 설비 대체건설 등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를 위한 저탄소 전원 구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계획안의 '발전설비계획' 부분에서 "전원 구성 결과 2028년, 2029년에 원전(핵발전소) 총 3000메가와트가 도출된다"고 했다. 필요한 전기의 양을 발전 방법에 따라 나눠 보니, 핵발전으로 3000메가와트를 만들어야 한다고 자체 계산했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신규 핵발전소의 입지에 대해서는 "한국수력원자력은 '대진(삼척) 1·2호기' 또는 '천지(영덕) 3·4호기'로 건설 의향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에 대한 최종 입지는 2018년경 발전사업 허가 단계에서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원 삼척시에서는 주민투표 결과 핵발전 건설 반대 여론이 85.6%로 나온 바 있고, 핵발전소 신규 건설 반대를 내걸고 당선된 무소속 김양호 삼척시장은 핵발전소 대신 태양광발전소를 짓겠다고 선언했었다. 경북 영덕군에서도 군의회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58%로 나왔다. (☞관련 기사 : 발전소 남아도는데, 왜 신규 원전을 추진할까)

산업부는 핵발전소 건설 관련 비용으로 "송전선·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과 원전(핵발전소) 사후 처리비용, 사고 위험비용 등을 추정해 반영"했다며 특히 "원전(핵발전소) 사고 위험 대응비용 : 일본 비용 등 검증위 자료(2011)를 참고해 산정"했다고까지 밝혔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후쿠시마(福島) 사례를 보고서도 '핵발전소 사고 위험 비용'을 계상해 정책비용 항목에 반영했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 지출될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산출했는지도 의문이다.

지구상에는 현재까지 400~500기의 핵발전소가 지어져 가동 중이거나 가동됐었고, 이 가운데 후쿠시마(3기)와 구소련 체르노빌, 미국 스리마일 등 5기의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일어났다. 후쿠시마 사태의 피해액은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수백조 원으로 추산된다. 돈으로 환산할 수조차 없는 인명 피해와 환경 파괴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산업부는 신규 설비 비용으로 "금번 계획에 신규로 반영된 3000메가와트 건설에 총 7조 원 소요 전망"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2013년 2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원전(핵발전소) 4기 물량, 600만 킬로와트를 도출했으나 유보한 바 있고, 2014년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2035년 원전(핵발전소) 설비 비중을 29%로 정한 바 있다"고 핵발전소를 지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같은 계획에 대해 야당에서는 격한 반발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후쿠시마의 참상을 곁에서 목도한 우리 국민들이 불안과 안전한 에너지에 대한 갈망을 호소했지만, 정부는 여전히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아무런 반성 없이 원전(핵발전)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후쿠시마 참사는 현재 진행형임에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이전과 조금도 변한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안전한 에너지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계획안을 전면 재검토하라"며 "형식적인 보고와 공청회 대신 전력수요 전망 등에 관한 공개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외 진보정당인 녹색당도 논평을 내어 "이런 상황이라면 2029년까지 한국에는 신규 핵발전소가 13기나 더 들어서게 된다. 핵발전 중심 전력정책이 더욱 공고화 되는 것"이라며 "현 정부 계획안은 신규 핵발전소 부지 철회를 염원하는 삼척과 영덕 주민들의 주장을 묵살하는 것이며, 지역주민들의 에너지 주권을 말살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녹색당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원전'을 친환경 전원으로 주장하는 정부의 인식이 개탄스럽다"며 "정부 계획안은 핵발전 확대를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핵산업계의 이해관계를 충실히 반영했을 뿐 전력 정책의 지속가능성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녹색당은 "에너지 상대가격 역전 상황에 대한 정상화를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전력 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방관하고 있다"며 "수요 관리 없이 핵발전소만 계속짓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고려도 하지 않고, 전력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을 전제로 엉성하게 짠 계획이라는 취지다.

한편 산업부는 또 고리 1호기 핵발전소 문제에 대해 "계속 운전 여부는 안전성과 경제성, 국가전력수급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오는 10일 원자력발전전문위원회와 12일 에너지위원회 논의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해 18일 전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전날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부산역 광장에서 '고리1호기 폐쇄와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도시 부산 선포식'을 열고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핵발전)이 안전하지도, 저렴하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며 "국회 예산정책처 조사에 의하면, 전력설비 예비율이 충분해서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를 가동 중단해도 전력공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도 한수원과 정부는 고리 1호기를 또다시 10년 연장 가동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문 대표는 "고리 1호기의 연장 가동을 막아내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서 고리 1호기 가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저와 새정치연합이 그 일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을 공약으로 내세웠었으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공약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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