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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지 않은 팀들의 대결, NBA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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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지 않은 팀들의 대결, NBA 파이널

NBA 파이널 프리뷰

10월 말에 개막해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레이스를 펼친 미국 프로농구(NBA). 최종 우승 팀의 향방은 이제 두 팀 중 하나로 좁혀졌다. 마지막까지 남은 두 팀은 시즌 MVP 스티븐 커리를 앞세워 정규시즌 67승 15패(승률 0.817)의 성적으로 파이널까지 진격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53승 29패로 동부 컨퍼런스 2위에 그쳤지만 컨퍼런스 파이널(4강)에서 정규시즌 동부 컨퍼런스 1위 팀이었던 애틀랜타 호크스를 4-0으로 스윕하면서 파이널에 진출한, ‘돌아온 탕아’ 르브론 제임스가 이끄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두 팀은 평소 NBA를 파이널만 보는 시청자들에게 있어선 익숙한 팀들은 아니다.

지난 30번의 NBA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팀들은 LA 레이커스(8회), 시카고 불스(6회), 샌 안토니오 스퍼스(5회), 디트로이트 피스톤스(3회), 마이애미 히트(3회), 휴스턴 로키츠(2회), 보스턴 셀틱스(2회), 댈러스 매버릭스(1회)로 대부분 ‘해 먹는 팀이 계속 해 먹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1974-1975시즌 팀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을 차지하고 나서 파이널은 구경도 해 보지 못한 팀이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1970년 창단 이래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고 파이널 진출도 단 1회에 그치는 전통적인 약체로 두 팀 다 크게 우승에 목말라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우승을 차지할 경우, 어쩌면 새로운 왕조의 탄생을 보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작 6시즌을 뛰었음에도 이미 역대 최고의 3점 슈터로 자리매김한 MVP 포인트가드 스티븐 커리(80경기, 23.8득점 , 4.3리바운드, 7.7어시스트, 2.0스틸, PER 28.0)는 88년생으로 아직 전성기가 많이 남아있으며 2016~2017 시즌까지 현 NBA 최고의 염가계약으로 꼽히는 계약으로 묶여있는 상태다. 커리는 와이드 오픈 상황에서 받아먹기 3점슛 뿐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폭발력을 자랑하면서 현 리그 최고의 '리썰 웨폰'으로 꼽힌다. 올 플레이오프에서도 5경기 이상 출장한 선수 중 평균득점 1위(29.2점)로 말도 안 되는 폭발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플레이오프 1라운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의 3차전에서 경기 종료 6분 전까지 17점의 차로 지고 있었지만 커리의 믿기 힘든 활약으로 연장 끝에 승리를 거둔 경기는 이번 플레이오프의 백미이기도 했다.

▲스티븐 커리 ⓒ AP=연합뉴스

골든 스테이트 최고의 선수는 커리지만 그 혼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올해의 수비수 상 투표 2위, All-NBA 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선정된 포워드 드레이먼드 그린도 90년생이며, All-NBA 써드 팀에 선정된, 터지면 그 누구도 막지 못하는 슈팅가드 클레이 탐슨도 90년생이다. 이런 선수들을 앞세워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리그 오펜시브 레이팅(100번 공격을 했을 때 기대되는 득점) 전체 2위(111.6), 디펜시브 레이팅(100번 수비를 했을 때 기대되는 실점)에선 전체 1위(101.4)을 차지하면서 공수 양면으로 빈틈이 없는 완벽한 농구를 펼쳤다.

지옥같은 서부 컨퍼런스(NBA는 총 30개 팀이 15팀씩 서부/동부 컨퍼런스로 나뉘어 있는데 올 시즌 서부 컨퍼런스에서는 승률 6할이 넘는 팀이 7개 팀이나 나온 반면 동부 컨퍼런스에서는 승률 5할을 넘는 팀이 6개 팀에 그친다. 서부 컨퍼런스 9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45승, 승률 0.549)의 성적을 그대로 동부 컨퍼런스에 가져다 놓으면 동부 컨퍼런스 6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다)에서 2위 휴스턴 로키츠와의 승차를 무려 11경기차로 벌려 말 그대로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오하이오 주에 위치한 클리블랜드는 스포츠 팬들에게 있어선 ‘저주받은 도시’다. 미식축구 팀 클리블랜드 브라운스는 1964년 이후 우승이 없으며, 야구 팀 인디언스도 1948년 이후 우승이 없다. 그리고 앞서 말했지만 농구 팀 캐벌리어스는 창단 이래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랬던 클리블랜드 스포츠에 서광이 비친 것은 바로 ‘킹’ 르브론 제임스의 등장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경기가 전국방송 전파를 탔을 정도였으며, 역대 최고 선수인 마이클 조던을 넘어설 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가진 르브론 제임스를 2003년 드래프트에서 지명하게 된 것이다.

오하이오 주 애크론 출신의 ‘킹’ 제임스는 고졸 신인임에도 데뷔 첫 해부터 신인상을 차지하면서 새로운 왕의 등장을 알렸고, 세 번째 시즌부터 팀을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려놓았고, 다음 해엔 팀을 창단 이후 첫 파이널 무대에 올렸다. 그러나 5년 연속으로 홀로 고군분투 해 MVP 2회를 차지하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도 우승에는 실패한 제임스는 2010년 전국방송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남부 해안가로 옮겨간다고 선언한 ‘디시전 쇼’를 통해 고향의 스포츠 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꽃는다. 그리고 마이애미 히트에서의 4년 동안, 르브론은 두 번의 우승과 두 번의 준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FA를 선언하고 고향 팀으로의 복귀를 밝혔다.

▲르브론 제임스 ⓒAP=연합뉴스

르브론이 떠난 이후, 단 한 시즌도 5할 승률을 올리지 못했던 캐벌리어스는 그동안 하위권 성적으로 모은 상위픽 선수들로 가능성 있는 팀을 만들었고, 여기에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르브론이 가세하면서 바로 날아올랐다. 나이가 30줄에 접어든 르브론은 이제 더 이상 과거처럼 혼자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지 못했지만, 포인트가드 ‘엉클 드류’ 카이리 어빙(75경기, 21.7득점, 3.2리바운드, 5.2어시스트, PER 21.5)과 지난 드래프트 전체 1픽 앤드루 위긴스를 미네소타 팀버울브즈로 보내고 데려온 케빈 러브(75경기, 16.4득점, 9.7리바운드)와 빅3을 구성하면서 지난시즌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했던 팀이 파이널에 진출했다.

두 팀을 이끄는 감독은 공교롭게도 둘 다 감독 첫 해에 파이널에 진출하는 영광을 맞았다. NBA 역사상 파이널에서 맞붙은 팀의 감독들이 둘 다 1년차 감독이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은 올해 강력한 감독상 후보에도 오를 정도로 뛰어난 전술능력과 운영능력을 보여줬다. 승률 8할의 팀은 처음부터 선수가 좋아야 가능한 법이긴 하지만, 골든 스테이트의 주축 선수들은 이미 작년에도 워리어스에서 뛴 선수들이었다. 반면 클리블랜드의 데이빗 블랫 감독은 1년차 감독임에도 약체 팀을 파이널까지 올리는 대단한 성과를 이뤘고, 나쁜 감독은 아니지만 커 감독만큼의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올해의 코치상 투표에서 커 감독은 1위표 56장을 받으면서 2위를 차지했지만, 블랫 감독은 3위표 3장만을 차지하면서 9위에 그쳤다.

전력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우세해보인다. 캐벌리어스는 플레이오프에서 빅3의 일원인 케빈 러브가 어깨 탈골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카이리 어빙도 무릎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ESPN의 애널리스트 앨록 패타니의 통계 분석 결과 워리어스의 우승 확률은 무려 72%에 이른다. 그러나 만화 <슬램덩크>의 서태웅은 ”바스켓은 산수가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이미 파이널까지 오른 팀이라면 누가 우승하더라도 이상할 건 없다.

앞서 ‘킹’ 제임스의 고향이 오하이오 주의 애크론이라 적었지만, 골든 스테이트의 에이스인 스티븐 커리도 오하이오 주의 애크론 출생이다. 커리는 과연 고향의 스포츠 잔혹사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르브론은 고향의 스포츠 잔혹사를 마침내 종결시킬 수 있을까? 그 모든 것이 달린 NBA 파이널 1차전은 한국시간으로 6월 5일 금요일,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 위치한 오라클 아레나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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