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학교 인조잔디서 나온 중금속, 왜 감추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학교 인조잔디서 나온 중금속, 왜 감추나"

[주간 프레시안 뷰] "인조잔디 철거 결정한 제주교육청에 박수를"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생명이나 안전을 경시하는 것은 여전합니다. 학교 인조잔디의 유해성 문제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녹색당이나 환경단체들은 인조잔디의 유해성 문제에 대해 지적해 왔습니다. 인조잔디는 납과 같은 중금속 물질이 나오고, 더운 여름에는 화상의 우려도 있습니다. 내구연한이 7년밖에 되지 않아서 오래 사용하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2006년 무렵부터 국민체육진흥공단, 교육청, 지방자치단체들이 예산을 투입하여 학교에 인조잔디를 깔기 시작했습니다. 학부모들이 유해성이나 안전을 우려하여 반대하는 곳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학교에서도 일방적으로 인조잔디 설치 공사가 강행된 곳들이 많습니다.

초기에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설치가 되었습니다. 뒤늦게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산업표준(KS)에서 기준치가 마련되었습니다.

그 후 인조잔디가 설치된 학교를 일부 검사했을 때, 납 등 중금속 물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었습니다. 그래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에도 납이 기준치의 98배를 초과해서 검출된 학교가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FITI시험연구원에게 의뢰해, 작년 7월 22일부터 11월 28일까지 인조잔디가 설치된 학교들에 대해 실태조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조사가 이뤄진 1037개교 중에서 174개교에서 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이 검출되었습니다. 납, 6가크롬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것입니다. 납이 기준치의 87배나 검출된 학교도 있고, 환경호르몬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 합계가 기준치의 8배 넘게 검출된 학교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당연히 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이 검출된 학교에서는 운동장 출입을 통제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이런 사실들을 알렸어야 합니다. 그러나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일부 교육청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학교는 쉬쉬했습니다.

녹색당에서는 올해 초부터 기준치 이상이 검출된 학교명단과 검출수치를 입수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에 정보공개청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전체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일부를 비공개했습니다. 해당 학교가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어린이·청소년들의 안전과 직결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사실들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언론들이 취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서울시내에서 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이 검출된 학교들을 파악해서 취재를 했습니다.

4월 8일자 <경향신문>에는 취재결과가 실렸습니다.

<경향신문>의 취재 결과, 서울시내 학교 27곳에서 기준치 이상이 검출됐는데, 그 중에서 운동장 출입을 막은 곳은 5곳에 불과했습니다. 15개 학교는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나온 운동장에서 정규 체육수업을 그대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Jtbc도 어제 뉴스룸에서 학교인조잔디 문제를 다뤘습니다. 녹색당도 입수한 자료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바로 가기 :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유해성 검사 결과)

녹색당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의뢰해서 검사한 검사결과치를 학교별로 수치까지 공개했습니다. 기준치 이하라고 하더라도 공개했습니다. 1037개 학교 중에서 기준치 이상이 검출된 학교는 174개 교이지만, 기준치 이하의 수치가 검출된 학교까지 포함하면 무려 941개 학교에 달합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것입니다.

녹색당이 이 정보를 공개한 이유는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는 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학교 인조잔디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서입니다.

▲ 한 초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제 학교인조잔디 문제에 대해서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인조잔디를 개·보수하거나 교체해서 계속 쓰겠다는 교육청이나 학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인조잔디는 철거하고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맞습니다.

제주교육청의 경우에는 인조잔디를 전부 철거하고 천연잔디나 마사토로 대체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뉴욕시는 2008년에 인조잔디 조성 자체를 금지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정말 생명과 안전을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순위에 둬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학교 인조잔디 문제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