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의혹으로 첫 검찰 소환 대상이 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에는 팻감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팻감'은 바둑에서 패가 만들어졌을 때 그 상황을 이기기 위해 쓰는 수를 말한다. 여권이 홍 지사를 '팻감', 즉 희생양으로 사용해 '성완종 리스트'의 위기를 넘기려고 하는 '수'에는 넘어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다른 7명의 정치인과 달리 유일하게 친박계가 아니다.
홍 지사는 "20여 년 전 선거법 위반 재정 신청 사건에서 나는 팻감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며 "한보 청문회 때 고(故)김학원 의원이 박경식 씨를 신문하면서 나를 팻감으로 야당에 넘겨주면서 나에 대한 재정 신청 사건을 받아들였다고 밝힌 일이 있다"고 적었다.
홍 지사는 "성완종 사건에서 나를 수렁에서 건져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다른 분들은 정치세력이 뒷받침되지만 나는 홀로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팻감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지사는 "결국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소나기가 그치면 해가 뜬다. 무지개도 뜬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1억 원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지난 2일 윤 씨를 상대로 당시 구체적 정황 등을 강도 높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 중 검찰에 소환될 '1호 정치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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