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4일 '홍 지사 측근이 돈 전달자 윤모 씨를 만나 회유를 시도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서 만났을 순 있다. 그러나 회유 운운하는 건 좀 과하다"고 부인했다.
윤 씨와 통화를 한 측근으로 지목된 A씨도 홍 지사에게 1억 원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윤모 씨를 회유하거나 협박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씨와 관계가 20년 됐다"며 이번 홍 지사의 1억 원 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전화했고 서울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가 실제 만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윤 씨와 통화에서 A씨는 "'돌아가신 양반(성완종 전 회장)이 니한테 (1억 원이) 전달된 것을 부인하기 힘든 상황이냐'고 물었더니 '그거는 힘들어요'라고 대답하더라"며 "'그러면 니한테 전달된 이후가 문제네'라고 했더니 윤 씨가 '그렇죠'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면 경선 살림에 보탰다고 하면 안 되냐'고 했더니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통화 내용을 설명했다.
A씨는 이러한 통화에 대해 20년 관계인 윤 씨가 몸도 아프고 작년에 부친상을 당했지만 직접 조문하지도 못해,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라도 한번 보려고 했다며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윤 씨 쪽에서 회유나 협박으로 받아들였다면 그건 그 사람 판단이다"면서도 "윤 씨가 회유나 협박이라고 느꼈다면 자기가 만나자는 소리를 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홍 지사에게 윤 씨와의 통화 내용을 이야기한 것은 인정했다.
그는 "지난 15일 (도청) 행사 이후 홍 지사를 만나 차 한잔하면서 윤 씨와 통화한 내용을 전했다"며 "당시 홍 지사는 자신이 (성완종 리스트에) 왜 끼었는지, 윤 씨가 자신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묻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A씨는 "(성완종 리스트가) 터지고 난 이후 긴박한 1주일간 나는 지방에서 그냥 소일하고 있었다"며 "무슨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이날 도청 출근길에 기자를 만나 "윤 씨하고 개인적으로 친한 사람이 내 주변에도 좀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원래 윤 씨는 친박연대도 같이 하고 이래 가지고…. 처음 밝힌대로 내 측근이 아니고 누구 측근인 줄 여러분 아실 거예요"라며 "그 의원님(서청원 의원) 밑에서 같이 참모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아직도 제 주변에 많아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그 사람들 중에서 일부가 아마 걱정하니까 '진상이 뭐냐'며 알아보려고 만났을 수가 있다. 이 사람들은 아무 것도 몰라요. 그건(회유) 좀 과하다"고 회유 시도를 재차 부인했다.
이들이 사전에 윤 씨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몰랐다"고 답했다.
A씨가 윤 씨와 통화한 사실에 대해 홍 지사는 "지난 15일 통화했다는 걸 들었는데, 내가 '엄중한 시점이다. 엄중한 시점이기 때문에 오해를 살 수 있으니까 통화하지 마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측근이 회유를 시도했다면 문책하겠느냐고 묻는 말에 홍 지사는 "그건 사실이 확정되야죠. 사실이 확정되면…"이라며 "그게 회유를 시도했다기보다는 나를 걱정하는 측면에서 진상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지, 회유라는 것은 좀 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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