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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참여하고픈데, 방법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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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에 참여하고픈데, 방법 없을까요?"

[이 주의 조합원] 멋진 30대 싱글녀, 박리앙(가명) 씨

'어마무시'하게 추웠던 지난 겨울 어느 날, 그녀를 처음 봤다. 짧은 머리에 동그란 눈. 나이는 30대 초중반쯤 되었을까. 까맣고 묵직한 카메라를 양손에 쥐고 틈틈이 셔터를 누르던 멋진 언니. 조합원 행사에서 처음 보는 '뉴페이스'인데 낯을 별로 안 가리는지 이 테이블 저 테이블 옮겨 다니며 웃음꽃을 피운다. 기자인데도 내심 낯을 가리는 나는, 그런 이 언니가 그저 멋져 보였다. 

그런데 이 언니, 바람결에 들리는 얘기를 듣자니 더더욱 멋지다. 느지막이 일어나고도 점심 먹고 낮잠을 자는 '반(半) 시체' 놀이를 주말에 대한 예의로 아는 나는, 상상도 못 할 취미 생활들을 하고 있다. 사진 찍기, 수영, 꽃꽂이, 스킨스쿠버, 승마 등…. 그렇다고 태생이 부자인 백수 같아 보이진 않았는데…. (ㅋ) 알고 보니, 격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유명한 금융업에서 그것도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단다. 멋진 30대 중반의 싱글녀, 박리앙(가명) 조합원에게 시선이 '팍' 꽂힌 이유다. 

"자기 검열하는 언론 보자니 한심…제 목소리 내는 언론에 보탬되고파"

박리앙 조합원은 지난겨울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의 조합원이 됐다. 오래 전부터 프레시안 조합원이었던 한 지인의 소개로,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던 바로 그 행사장에 그저 놀러 왔다 가입서를 쓰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18일 열렸던 프레시안 협동조합 후원주점에서 고된 노동을 마다치 않았던 젊은 조합원들이 '뒤풀이나 함 하자'며 모인 날이었다. 

"(가입하라니) 처음엔 좀 부담이 됐는데, 예전부터 언론 문제가 많다는 걸 느끼면서 이쪽(언론)에 보탬이 되고 싶었어요."

박 조합원은 근래 언론의 문제를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한때 대중의 사랑을 한껏 받았던 문화방송(MBC) 뉴스가 "윷놀이에 모가 나오는 비결을 알아냈다"는 등의 내용으로 방송을 하는 것을 보면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팔이 굵은 사람이 좌파인 경향이 크다'랄지 뭐 그런 게 뉴스로 나오잖아요. 이제는 텔레비전 뉴스뿐 아니라 신문을 보고 있어도 때로는 '한심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가만 보면 스스로 사전 자기 검열에 들어가는 거 같더라고요. 프레시안은 그런 자기 검열이 덜한 거 같아 좋아요."

"조합에 참여하고 있단 자각을 주는 행사가 너무 없어요"

지나치게 연성화된 뉴스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그녀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딱딱한 뉴스만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외려 프레시안엔 삶을 풍성하게 해줄 수 있는 '문화 면'이 키워졌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말한다. 각종 공연보기를 좋아하는 터라, 더더욱 관련 정보를 프레시안을 통해 알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은 조합 행사와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굳이 정치적인 거 말고도, 조합원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부담이 덜한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조합원들이 만나 사진을 찍고 서로 배우는 행사 같은 걸 생각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아마 조합원들 중에 뭘 전문으로 하는 분들도 꽤 있을 텐데, 돌아가며 강사로 나서는 강연도 해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많은 조합원들이 느끼듯, 박 조합원도 프레시안이 '조합'의 형태를 띄고는 있지만 참여형 프로그램이 적은 걸 아쉽게 느낀다고 했다. "후원을 한답시고 조합으로부터 뭔가를 마구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이 공간에 참여하고 있다는 걸 자각시켜줄 만한 뭔가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얘기다. 

"주중엔 일만 하는 직장인…그래도 현재를 살아야죠"

고개를 끄덕이며 듣다, 인터뷰의 방향을 '박리앙이 사는 법'으로 잠시 돌려보기로 했다. '사심 인터뷰'란 애초 목적은 조금은 달성하고 싶어서다. 부끄러움과 무례함을 무릅쓰고 신상털이식 질문을 이어갔다. "올해 나이는?", "직장은?" "꽃꽂이도 배우신다면서요?", "스케쥴표가 그럼 막 빡빡해요?" "주변에서 결혼하라곤 안 그러나요?" 등등…. 

"하하. 꽃꽂이라고 하니 신부수업 받는 거 같은 느낌인데 그런 건 아니고!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잖아요 보통. 승마 같은 것도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안 그래요. 저도 지인이 소개해줘서 알게 됐는데 한 번 타는 데 5~6만 원 정도에요. 뭐 저도 사실 어떤 걸 꾸준히 하는 편이 못 돼서 일단 무작정 시작을 해버려요. 지역에 체육생활센터, 이런 데 (회원권 등을) 일단 끊어버리는 거죠."

박 조합원에 대한 신상을 조금만 더 공개하자면, 계약직으로 일하는 그녀의 벌이는 매달 편차가 제법 된다고 한다. 일이 많아 "주중에는 거의 일만 하고 취미 생활은 주말에 몰아서 한다"고도 그는 말했다. 

"힘들고 피곤하긴 해도 토요일이 잠만 자다 지나면 너무 허무하잖아요. 저도 직장 생활 3~4년 차까지는 주말을 허무하게 보내버리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체력이 단련됐는지 익숙해지더라고요. 결혼 이런 것과 별개로 멋있게 살고 싶어요. 현재를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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