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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냐, 일본이냐…"한국 정치,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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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냐, 일본이냐…"한국 정치, 어디로?"

[송기호의 인권경제] 선관위의 독일식 정치개혁안을 지지하는 이유

중국은 지금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정치협상회의) 철이다. 중대한 시기에 여성 방송인 차이징(柴静)이 중국 정치에 커다란 도전장을 던졌다.

그녀는 지난달 28일, 중국의 심각한 스모그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렸다. 제목이 <穹顶之下> 즉, '스모그 지붕 아래'인 104분 분량인 이 고발 영상을 본 사람은 '웨이보'에서만도 3억6000만 명이 넘는다. 77만 명이 넘는 사람이 토론 댓글을 달았다.

그녀는 파란 하늘을 본 적이 없다는 소녀의 증언에서 시작해서, 중국의 미세먼지 스모그가 전국적 재앙임을 생생히 보여 준다. 2014년 365일 중 북경은 175일이, 텐진은 197일이, 심양은 152일이 대기 오염일이었다.

영상은 유엔이 정한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중금속 발암물질 오염 스모그를 마시고 사는 중국인의 고통스런 삶을 숨기지 않고 보여 준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그녀는 스모그의 배후에는 중국의 부패한 철강 석탄 석유 산업체가 있음을 폭로한다.

그녀는 영상에서 이렇게 말한다.

"언젠가 수만 명의 보통 사람들이 '아니오'라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할 것이다."

그녀의 문제 제기는 마치 1963년 미국의 레이철 카슨이 <침묵의 봄>을 출판하여, 살충제 DTT가 어떻게 미국의 환경을 파괴했는지를 고발한 역사적 사건에 비유할 만 하다. 나는 이 획기적인 사건이 중국 공산당 정치에 시민 사회의 요구가 투입되는 하나의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은 어떠한가? 한국 정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월 5만 원 가량의 건강보험료를 내야만 했던 송파 세 모녀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중 1000만 명은 부당하게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다. 반면 고소득자들 중 상당수는 서류로만 취업 중인 것으로 만들어 놓는 등 온갖 방법으로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중국인 차이징의 말을 빌면 천만 명의 지역 가입자들이 '아니오'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천만 명의 요구에도 여의도 국회는 움직이지 않는다. 왜 그런가? 가장 큰 이유가 천만 명의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국회 의석을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중앙 선거관리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정치개혁법을 지지한다. 선관위 안의 핵심은 정당 투표 득표율로 모든 의석을 결정하는 내용이다. 이는 매우 새로운 제안이다. 지금까지는 정당 투표로는 비례대표 54명만을 결정했다. 그러나 선관위 안은 300명 국회의원 모두를 정당 투표 득표율로 결정한다. 정당지지도와 의석수를 비례 일치시킨다. 이렇게 하면 모든 유권자의 표는 한 표 한 표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선관위의 개혁안에서 핵심은 정당지지도와 의석수의 비례 일치이다. 그런데 만약 이 핵심을 빼고 선관위 안을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고 정치가 세습되는 일본식의 낙후된 정치가 될 것이다. 작년 겨울 일본 중의원 선거 투표율은 역대 가장 낮은 52%였다.

한국 정치는 갈림길에 서 있다. 독일식으로 발전할 것인지 일본식으로 낙후될 것인지 깨어 있는 시민의 몫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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