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세번이나 부적격 총리 보는 국민 마음 헤아려야"

야당 "국민 뜻은 이완구 반대" vs 여당 "오늘 전원참석해 표결처리"

정국의 뇌관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문제를 두고 여야가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 뜻은 이 후보자에 대한 반대'라며 여당 내부의 동요를 부추긴 반면, 새누리당은 단독으로라도 표결을 강행할 뜻을 비쳤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총리 임명 문제의 판단 준거는 국민의 뜻"이라며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후보자를 다수 의석의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다시 간곡하게 말씀드린다.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이나 부적격 총리 후보자를 지켜보는 국민 마음을 헤아려 달라"고 했다.

문 대표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 말을 들어 보라. 국민 뜻을 거스르지 말아 달라"며 "그게 정치가 가야 할 길이고, 정치가 국민에게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도 "국민의 뜻과 반대로 임명안을 강행 처리하면 그 후에 벌어질 모든 정치적 책임은 집권 여당에 있다"고 압박했고, 주승용 최고위원도 "이 후보자는 청문회 결과 도덕성과 자질이 총리로 부적격이라는 국민 판정을 이미 받았다"면서 "새누리당은 국정 공백, 특정 지역(충청) 홀대 운운하며 저급한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몰아가고 있다. 민심 역주행"이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이 후보자가 총리로서 적합하다'고 주장하지는 않으면서도 다만 이날 중 반드시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무성 대표는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에서)는 국회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여야 간 합의가 존중되고 이행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여야 한다"고 했다.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원내대표단은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해서 임명동의안이 오늘 반드시 표결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두듯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지금 총리 인준 문제를 두고 많은 국민이 걱정을 하고 있다"며 "저도 한때 총리 후보자로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2010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총리에 지명됐으나, '박연차 게이트' 연루에 인사청문회 위증 논란이 겹치며 결국 자진사퇴 형식으로 낙마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