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국회 본회의가 당초 12일에서 16일 오후 2시로 연기됐다.
여야는 12일 오전부터 '이날 중 처리'와 '23~24일로 연기'를 두고 기싸움을 벌인 끝에, 정의화 국회의장 중재안인 '본회의 16일로 연기'에 합의했다.
조해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본회의 의사일정을 16일 14시로 연기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6일 본회의에서 자동으로 인사청문회 안이 상정되는지에 대해선 여야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도 이미 본회의에 임명동의안을 포함한 3개 안건이 올라가 있는 상태"라면서 "이 3가지 안건을 16일 본회의에 그대로 다시 올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대해 "여야 합의문에 안건에 대해선 쓰여있지 않다"면서 "(16일 임명동의안 처리는) 합의 사안에 없다"고 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 또한 "중요한 건 16일로 본회의를 연기한다는 것"이라면서 "'16일 인준안 처리'는 언론플레이다.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이 같은 해석에도 16일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표결 절차가 진행될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6일 본회의에선 여당 단독으로라도 인준안을 표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야당이 들어오고 안 들어오고는 아무 문제가 안 된다. 16일은 의장이 사회를 보고 회의를 시작하고 우리는 표결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與, '단독 처리' 불사에서 16일 연기에 합의…왜 미뤘나?
새누리당이 이처럼 본회의 일정을 연기하는 데 합의한 것은 사실 정의화 의장 때문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부터 양당 원내 지도부들을 만나 '여야 합의에 따른 임명동의안 처리'를 거듭 권고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정 의장이 의사봉을 잡지 않으려는데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그러나 16일엔 본회의를 진행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고 전했다.
유승민 원내대표 또한 기자들을 만나 "의장님이 사회를 오늘 안 보시려고 하고 야당도 여당이 단독 표결하는 것에 대해선 굉장히 반대가 심했다"면서 "16일 처리하면 야당과 다른 대화도 할 수 있으니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당으로선 본회의 연기로 주말 동안 이 후보자의 총리로서의 부적격 사유를 적극 홍보하는 등 자진 사퇴를 압박할 시간을 번 셈이다.
서 원내대변인은 "주말 동안 여론의 추이를 더 지켜볼 것"이라면서 "16일 본회의 표결 참석 여부는 당일 의원총회를 통해 다시 한번 입장을 정리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앞서 이날 오전부터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처리를 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여왔다.
특히 이날 오후 2시께 새누리당이 일방적으로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열어 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함으로써 여야 갈등은 극에 달했다. (☞ 관련 기사 : 새누리, 이완구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야당 "의사일정 보이콧")
이에 새정치연합은 의원총회 형식의 규탄대회를 열고 "임명동의안을 단독 처리할 경우 정상적인 국회 일정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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