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스트 로버트 위버는 “야구팬들은 마약중독자다. 그들의 마약은 야구 기록”이라는 말로 야구의 특징을 정의했다. 그의 말처럼 매일매일 경기를 치르는 야구는 수많은 기록을 만들어내는 스포츠다. 매년마다 쏟아져 나오는 대기록들은 야구팬의 마음을 두근대게 하고,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플레이에 영원한 생명을 불어넣는다. 다가오는 2015시즌에는 얼마나 풍성한 기록잔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베이스볼 Lab.>에서는 지난번 메이저리그 대기록에 이어, 이번에는 2015 프로야구에서 나올 대기록을 정리해 봤다. 타자편에 이어 이번에는 투수편이다.
통산 100승
1. 장원삼 (-1승, 가능성: 확실)
2. 장원준 (-15승, 가능성: 반반)
3. 송승준 (-16승, 가능성: 낮음)
4. 김광현 (-17승, 가능성: 낮음)
5. 윤성환 (-18승, 가능성: 낮음)
송진우, 정민철, 이강철, 선동열, 김원형, 김용수, 조계현, 배영수, 정민태, 김시진, 김상진, 한용덕, 윤학길, 김수경, 손민한, 장호연, 임창용, 정삼흠, 최동원, 박명환, 이상목, 이상군, 이대진.
프로야구 역대 100승 이상을 돌파한 23명 투수의 명단이다. 이는 한국야구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오랜 기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레전드’급 투수들의 명단이기도 하다. 올 시즌엔 5명의 투수가 ‘100승 클럽’ 신규 가입에 도전한다. 이 대기록에 가장 근접한 투수는 삼성 장원삼. 2014년까지 꼭 99승을 채운 장원삼은 딱 1승만 추가하면 역대 24번째 100승 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2006년 데뷔 후 9년 연속 90이닝 이상을 소화한 꾸준한 투수인 만큼 100% 달성이 확실하다. 프로야구 역사상 한 시즌 90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단 1승도 못 건진 투수는 단 두 명(1998 롯데 차명주, 1999 쌍방울 가내영)밖에 없었다.
프로야구 역대 100승 이상을 돌파한 23명 투수의 명단이다. 이는 한국야구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오랜 기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레전드’급 투수들의 명단이기도 하다. 올 시즌엔 5명의 투수가 ‘100승 클럽’ 신규 가입에 도전한다. 이 대기록에 가장 근접한 투수는 삼성 장원삼. 2014년까지 꼭 99승을 채운 장원삼은 딱 1승만 추가하면 역대 24번째 100승 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2006년 데뷔 후 9년 연속 90이닝 이상을 소화한 꾸준한 투수인 만큼 100% 달성이 확실하다. 프로야구 역사상 한 시즌 90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단 1승도 못 건진 투수는 단 두 명(1998 롯데 차명주, 1999 쌍방울 가내영)밖에 없었다.
한편 두산으로 팀을 옮긴 장원준은 15승을 추가해야 100승 고지를 밟을 수 있다. 장원준 역시 2006년부터 7년 연속 140이닝 이상 소화할 만큼 꾸준한 투수이긴 하지만, 승수쌓기가 투수 혼자 잘 던진다고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닌지라 결과는 두고 봐야 한다. 다만 새 소속팀 두산이 수준급의 수비력과 공격력을 갖춘 팀이라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한편 송승준, 김광현, 윤성환도 각각 16승, 17승, 18승을 추가하면 100승 투수가 될 수 있다. 이 중 김광현과 윤성환은 개인 실력만 놓고 보면 충분히 17~18승이 가능한 투수들. 올 시즌 경기수도 144경기로 대폭 늘어났기에, 본인들의 평소 실력에 팀 동료들의 지원이 더해지면 100승이 전혀 불가능한 기록은 아니다. 김광현은 1백승을 달성할 경우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20대 100승 클럽 가입자가 된다.
통산 다승 순위
배영수 (통산 5위까지 -10승, 가능성: 약간 높음)
‘푸피에’에서 ‘주피에’로 변신한 배영수에게 2015년은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데뷔 이후 처음 팀을 옮긴 첫 시즌이자, 갖가지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치르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일단 통산 다승 순위부터 큰 폭의 순위 향상이 예상된다. 배영수는 현재 124승으로 역대 다승 부문 8위. 여기서 2승을 추가하면 126승으로 김용수, 조계현과 공동 6위가 된다. 3승을 추가할 경우에는 단독 6위, 그리고 10승을 추가하면 통산 134승으로 김원형과 함께 공동 5위까지 오르게 된다. 한 시즌 두 자리 승수는 선발투수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기록. 문제는 배영수가 최근 8시즌 동안 10승 이상 달성한 시즌이 두 차례(2012, 2013)밖에 없었다는 것, 그리고 한화 투수가 마지막으로 10승을 달성한 게 2011년 류현진(11승)이 마지막이었다는 점이다.
통산 2000이닝
배영수 (-162.1이닝, 가능성: 반반)
배영수는 송진우-정민철-이강철-김원형-한용덕에 이어 역대 6번째 2000이닝에도 도전한다. 대기록까지 남은 이닝수는 162.1이닝. 올해부터 게임 수가 144경기로 늘어난 만큼, 한 시즌 내내 선발투수로 건강하게 보낸다면 산술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숫자는 아니다. 다만 배영수가 한 시즌 162.1이닝 이상 투구한 건 토미 존 수술 전인 2005년이 마지막(173이닝)이고, 이에 가장 근접한 이닝을 기록한 건 160이닝을 던진 2012년이었다. 게다가 한화 사령탑 김성근 감독은 한 투수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엔트리에 있는 모든 투수를 골고루 활용하는 스타일. 김성근 감독의 SK 재임기(2007~2011년) 동안 시즌 162이닝을 넘긴 투수는 레이번(2007년)과 김광현(2008, 2010) 밖에 없었다. 만약 배영수가 통산 2천이닝을 달성한다면, 역대 2000이닝 투수 6명 중 4명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기록을 세우게 된다.
통산 100패/통산 1000실점/통산 2000피안타
배영수 (-2패, 가능성: 확실/-58실점, 가능성: 높음/-32피안타,가능성: 확실)
배영수는 대기록과 함께 통산 100패, 1000 실점, 2000 피안타 기록도 달성을 앞두고 있다. 이 중 100패와 2000피안타는 배영수가 1군 선발투수로 활약할 경우 100% 달성이 확실하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시즌 100이닝 이상 투구하며 1패 이하를 기록한 투수는 단 세 명(1985 윤석환, 1986 하기룡, 1992 오봉옥) 뿐이었으며, 시즌 10번 이상 선발등판하며 32피안타 이하를 기록한 투수는 아무도 없었다. 통산 1000실점도 배영수가 전성기 수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지 않는 이상, 시즌 막바지에는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불명예 기록이라 소개하긴 했지만, 사실 100패나 1000실점이 아무 투수나 가 닿을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고 이종남 기자는 옛 신문 칼럼에서 “어지간한 투수라면 100패씩이나 당할만한 등판 기회조차 갖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오랜 기간 꾸준하게 활약하며 살아남은 투수들만이 100번의 패배와 1000번의 실점, 2000번의 피안타를 허용할 기회를 얻는다. 참고로 역대 프로야구 100패 투수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송진우-김원형-염종석-정민철-이상목-정삼흠-한용덕-이강철-장호연-김상진. 이름만 보면 누가 이 명단을 불명예 기록 리스트라고 생각하겠는가.
통산 200세이브
1. 임창용 (-1개, 가능성: 확실)
2. 손승락 (-46개, 가능성: 반반)
올 시즌에는 오승환-김용수-구대성에 이어 역대 4번째 2백 세이브 투수 탄생이 예정되어 있다. 주인공은 삼성의 돌아온 수호신 임창용. 현재 199세이브를 기록 중인 임창용은 딱 1세이브만 더 올리면 200세이브의 주인공이 된다. 여기에 이번 시즌 29세이브를 추가할 경우 김용수(227세이브)를 제치고 역대 세이브 부문 2위까지 오를 수 있다. 단 그렇게 하려면 불안했던 지난 시즌보다는 훨씬 안정감 있고 믿음직한 마무리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임창용이 200 세이브를 달성할 경우, 삼성은 역대 세이브 부문 1, 2위 투수를 모두 보유하게 된다.
반면 154세이브를 기록 중인 넥센 손승락의 200세이브 달성은 시즌 중 달성하기가 간단치 않다. 시즌 46세이브는 손승락의 개인 한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인데(2013년), 손승락 외에 한 시즌 46세이브 이상 달성한 투수는 오승환(2006, 2011) 뿐이다. 물론 넥센의 강한 팀 전력과 늘어난 경기수를 감안하면, 이전보다는 달성하기가 수월할 수도 있다.
통산 100세이브
봉중근 (-6개, 가능성: 확실)
200세이브보다는 비중이 떨어지지만, 100세이브도 역대 14명의 투수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현재까지 94세이브를 기록중인 LG 봉중근은 6세이브만 추가하면 100세이브 클럽에 가입한다. 또 시즌 23세이브를 추가할 경우에는 조용준(116세이브)을 제치고 역대 세이브 부문 단독 1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2012년 마무리 전향 후 세 시즌 연속 26세이브 이상 기록한 수준급 마무리 투수인 만큼, 무난히 시즌 중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산 150홀드
안지만 (-15개, 가능성: 거의 확실)
올 시즌 삼성 안지만은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대기록, 150홀드에 도전한다. 이미 135홀드로 역대 홀드 부문 단독 1위를 질주 중인 안지만이라면 15홀드를 추가하기 어렵지 않다. 안지만은 2011년부터 4년 연속 17홀드 이상을 기록하는 중이다. 다만 삼성의 뒷문에 2014년처럼 문제가 발생할 경우, 마무리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는 게 변수다. 안지만의 대기록 달성은 임창용 손에 달렸다.
통산 홀드 순위
1. 이상열 (118홀드, 역대 3위)
2. 정우람 (117홀드, 역대 4위)
3. 권혁 (113홀드, 역대 5위)
4. 정대현 (110홀드, 역대 6위)
5. 강영식 (105홀드, 역대7위)
통산 홀드 1위 안지만(135홀드)의 자리는 넘보기 어렵다. 하지만 은퇴한 류택현(122홀드, 2위)의 순위는 노려볼 만하다. 현재 역대 홀드 순위는 3위 LG 이상열부터 7위 강영식까지 5명의 현역 투수가 다닥다닥 붙어 경쟁하는 상황. 이 중 가장 큰 폭의 순위 상승이 기대되는 선수는 한화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권혁. 삼성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권혁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지만, 최근 2년간은 신예 차우찬에 자리를 내주고 추격조로 기용됐다. 하지만 ‘강속구를 던지는 제구력 나쁜 좌투수’를 선호하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상, 한화에서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요긴하게 쓰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군 복무에서 돌아온 SK 정우람은 보직이 마무리로 정해진 만큼, 홀드 기록 추가는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SK 신임 김용희 감독은 투수들을 정해진 보직 없이 마구잡이로 기용하는 사령탑과는 거리가 멀다. 특별한 사정이 생기지 않는 한, 시즌 내내 마무리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통산 100홀드
1. 이동현 (-12개, 가능성: 확실)
2. 정현욱 (-14개, 가능성: 낮음)
LG의 ‘롸켓’ 이동현은 역대 8번째 100홀드에 도전한다. 현재 88홀드로 12개만 추가하면 100홀드 클럽에 가입하게 되는데, 최근 2년 연속 20홀드 이상을 달성한 만큼 기록 작성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같은 팀 소속인 정현욱은 최근 기량이나 팀 투수진 구성으로 볼 때 14홀드를 추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현욱은 삼성 시절인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두자리수 홀드를 기록하며 필승 불펜요원으로 활약했지만, 2012년을 기점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겪는 중이다.
통산 1500탈삼진
박명환 (-94개, 가능성: 매우 낮음)
NC 박명환은 통산 1406 탈삼진으로 94개만 추가하면 역대 5번째 1500탈삼진 투수가 된다. 1500탈삼진은 송진우-이강철-선동열-정민철 등 4명의 투수만이 도달한, 높은 곳에 있는 고지다. 그러나 박명환이 마지막으로 시즌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건 LG 시절인 2007년이 마지막이라, 고지 등정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만약 박명환이 올 시즌 NC 선발진의 한 자리를 차지해 시즌 내내 선발등판한다면? 그래도 쉽지 않은데, 최근 네 시즌 동안 박명환은 120이닝 동안 75탈삼진을 잡아내며 9이닝당 탈삼진 5.6개를 기록했다. 이 삼진 비율로 94탈삼진을 잡아내려면 올 시즌 방명환은 151이닝을 투구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박명환이 시즌 150이닝을 넘긴 건 단 세 차례(2002, 2004, 2007) 뿐이며 2007년이 마지막이다.
통산 탈삼진 순위
1. 배영수 (1237개, 역대 11위)
2. 임창용 (1223개, 역대 14위)
한화 배영수와 삼성 임창용은 통산 탈삼진 순위 자리 바꾸기에 나선다. 통산 1237탈삼진을 기록 중인 배영수는 시즌 42탈삼진을 추가하면 소속팀 투수코치 정민태(1278개)를 제치고 단독 8위가 된다. 그리고 105개를 추가할 경우 소속팀 선배인 한용덕(1341개)을 제치고 단독 7위, 134개를 추가하면 김수경(1370개)을 젖히고 6위가 된다. 최근 2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한용덕의 역대 7위 자리까지는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한편 역대 14위 임창용도 56탈삼진을 추가하면 정민태를 제치고 역대 8위까지 도달할 수 있는데, 탈삼진 부문 역대 10위 이내에 커리어 대부분을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통산 1000탈삼진
1. 이승호 (-25개, 가능성: 낮음)
2. 손민한 (-82개, 가능성: 매우 낮음)
3. 장원삼 (-63개, 가능성: 높음)
4. 김진우 (-87개, 가능성: 약간 높음)
5. 장원준 (-93개, 가능성: 높음)
6. 김광현 (-130개, 가능성: 높음)
역대 23명의 투수가 달성한 1000탈삼진 기록을 올 시즌 6명의 투수가 가시권에 두고 있다. 수치상으로 가장 근접한 투수는 NC 이승호와 손민한. 그러나 이승호는 올해 1군 진입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기록 달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손민한 역시 최근 보여준 탈삼진 비율을 감안하면 시즌 내 1000탈삼진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히려 확률적으로 보면 두 명의 장원투수, 삼성 장원삼과 두산 장원준의 가능성이 높다. 통산 937탈삼진을 기록중인 장원삼은 63개만 추가하면 1000탈삼진에 이름을 올린다. 63개는 장원삼이 지난 시즌 129.1이닝 동안 기록한 탈삼진과 정확히 똑같은 숫자. 지난해보다 조금만 더 분발하면 충분히 시즌 중에 달성할 수 있다. 이상목-주형광에 이어 흔치 않은 ‘느린공’ 1000탈삼진 투수의 탄생이다. 장원준 역시 2006년 이후 7시즌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 중인 만큼 무난히 1000탈삼진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KIA 김진우는 통산 913탈삼진으로 87개를 추가해야 1000탈삼진에 도달한다. 부상 후유증에 시달린 2014년에도 90.2이닝 동안 85삼진을 잡아낼 만큼 탈삼진 능력은 여전하다. 꾸준히 선발투수로 등판하기만 한다면,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문제는 김진우가 전지훈련을 앞두고 가진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오키나와 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점. 그러나 최근 2군 캠프에서 몸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온 만큼, 기대를 접기는 이르다.
SK 김광현은 후보 6명 중 가장 많은 130탈삼진을 남겨두고 있지만, 지난해 9이닝당 7.5개를 잡아낸 탈삼진 비율을 유지한다면 연내 달성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이 2014년의 탈삼진 비율로 130삼진을 잡아내는데 필요한 투구이닝은 약 156이닝.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하면 무난히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김광현이 1000탈삼진을 달성할 경우, 현역 KBO 투수로는 유일한 20대 1000탈삼진 클럽 멤버가 된다. 앞서 이를 달성한 20대 투수는 LA 다저스 류현진(1238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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