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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도둑' 발언 뒤 세월호특별조사위 파견 공무원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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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도둑' 발언 뒤 세월호특별조사위 파견 공무원 복귀

정부·여당, 조사위 '힘 빼기' 모양새…출범 전부터 좌초 위기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출범 전부터 발목이 잡혔다. 조사위에 파견돼 일하던 공무원들이 여당 추천 위원의 요청에 따라 원 소속 부서로 복귀하는가 하면, 민간인 신분으로 조사위 일을 거들던 직원 가운데 여당 측 추천 인원들도 출근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전날 조사위 상임위원들이 여당 지도부를 만나 "위원회가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간곡히 부탁"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관련기사 : 세월호 조사위, 새누리당에 "안정적 출범 도와달라")

조사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종운 변호사는 28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지난 22일 공무원들에게 복귀 명령이 와서 23일 (공무원들이) 인사하러 왔더라"며 "26일 오후 조사위 위원장 명의로 재파견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당 공식 회의 석상에서 조사위 구성을 언급하며 "세금도둑적 작태"라고 비난한 바 있다. (☞관련기사 : 김재원 "세월호 사무처 구성 세금 도둑적 작태")

그 5일 후인 21일 조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새누리당이 추천한 비상임위원 2명이 '조사위 설립준비단은 법적 근거가 없으니 무효'라는 의견을 냈다.

그에 이어 역시 새누리당 추천 상임위원이자 조사위 부위원장(당연직 사무처장)인 조대환 변호사는 '지금까지 일해온 결과는 인정하되, 준비단은 어느 정도 임무를 다했으니 임무 종료에 따라 해산하고 공무원들은 복귀시키자'는 안건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 안건은 조사위 전체 17명 중 3명만이 찬성하고 다수가 반대해 부결됐다.

문제는 이 안건이 부결됐음에도 조 부위원장이 자신의 의견대로 일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회의 다음날인 22일, 조사위 파견 공무원들의 원 소속 부서인 행정자치부와 해양수산부가 복귀 명령을 내렸다.

23일 상임위원 회의에 출석한 위원들에게 이들 공무원들이 '복귀 명령을 받고 인사 드리러 왔다'고 하자 조사위가 발칵 뒤집혔다. 조 부위원장은 상임위원 회의에서 '공무원 파견 등은 사무처장인 내 권한'이라며 자신이 해수부 등에 전화를 걸어 공무원 파견에 절차적 문제가 있으니 파견을 철회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들은 이이 대해 '그런 결정을 어떻게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느냐'며 특히 파견 공무원 복귀 안은 이틀 전 회의에서 부결되지 않았느냐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23일 회의에서 조 부위원장을 뺀 상임위원 4명이 공무원들의 업무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 다시 파견을 받기로 했다.

이석태 위원장이 이날 직접 해수부와 행자부에 전화를 했고, 이후 이들 부서의 요청에 따라 공문도 발송했다. 해수부 등은 '사무처장 명의의 공문'을 요구했으나 조사위는 사무처장(조 부위원장)보다 상급자인 이 위원장 명의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부터는 또 조 부위원장이 추천한 민간인 신분 조사위 직원 3명이 업무를 하지 않았다. 조사위 관계자는 "3명 중 2명은 22일 오후까지만 일하고 안 나오고 있고, 1명은 23일 오전에 잠깐 보였는데 오후에는 (사무실에) 없었다"고 말했다.

조사위에서 일하고 있는 한 민간인 신분 직원은 공무원 복귀 및 민간인 직원들의 업무 중단 등과 관련해 "실무자 입장에서 (조사위를) 최대한 빨리 출범시키려 노력했는데 정부와 여당이 이렇게 나오니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며 "유가족과 국민에게 민망한 일"이라고 했다. 이 직원은 "결과적으로 유가족들께 너무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야당은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오전 당 지도부 회의에서 "새누리당 지도부 한 사람이 '세금 도둑'이라고 하더니, 급기야 여당 추천 위원이 이에 동조하며 파견된 공무원들의 일방 철수까지 단행했다고 한다.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라고 쏘아붙였다.

문 위원장은 "이것이 사표를 낸 정홍원 총리의 뜻인가, 새로 지명된 이완구 총리 후보자의 뜻인가, 아니면 청와대 뜻인가"라며 "새누리당과 정부의 이런 행태는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뛰어내린 선장·선원과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 그는 "조사위 활동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당장 응분의 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당 대표 경선에 나선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렇게 진정성 없는 행태를 보이니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가 20%대로 추락(☞관련기사 보기 : 대통령 지지율 20%대로 추락…레임덕 비상등)한다"며 "조사위 정상화를 촉구한다"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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