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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꼬투리' 한나라, 美와도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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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꼬투리' 한나라, 美와도 '온도차'

버시바우 "정상회담 기쁘게 생각"

한나라당이 고민에 빠졌다. 전날 남북이 발표한 '10.4 선언'을 두고 미국과의 미묘한 입장 차이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나라, 입장이 조금 다른 것은 사실"

5일 국회의사당 귀빈식당에서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생각' 주최로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의 오찬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학송 의원은 "북핵폐기 문제는 뚜렷한 합의가 없었고, 군사적 신뢰도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협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면서 "어제 발표된 선언은 기대를 만족시키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모임인 '국민생각'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버시바우 미 대사(왼쪽 줄 가운데)가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레시안

김형오 전 원내대표도 "원내대표 시절부터 대선을 석달 남기고 하는 정상회담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 물러나는 대통령이 차기 정부에 큰 부담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지만 이는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버시바우 미 대사는 인사말에서부터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의 모멘텀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앞세웠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도 버시바우 대사는 한나라당의 일반적인 기류와는 다른 평가를 내렸다.

버시바우 대사는 "평화와 핵은 함께 할 수 없다. 평화선언에 대한 논의는 가능하더라도 그것이 선포되는 시점은 북핵이 완전히 불능화되는 시점이어야 한다"고 미국의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면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부분을 6자회담으로 넘긴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특히 그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에 대한 합의를 두고 "영토주권의 포기가 아니냐"는 한나라당의 반발에 대해서도 "NLL에 대한 양보는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군사적인 부분이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해상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는 NLL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민간 선박 관련 부분에 대한 협력 가능성만을 높일 뿐이며 서해 평화를 유지하는 유엔사 등과의 협의를 통해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하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간담회에서 버시바우 대사가 제2차 정상회담의 문제점을 지적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모임의 회장인 김학송 의원도 "미국의 입장과 한나라당의 입장이 조금 다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계속되는 흠집내기…당 내에서도 시각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정상회담 흠집내기'는 계속 이어졌다.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상임위와 국정감사, 대정부 질문 등에서 문제를 파헤쳐 나가겠다"며 대대적인 '정상회담 검증'을 예고했다.

특히 비공개 의총에선 "평화를 받고 엄청난 액수의 어음을 끊어준 것이 아닌가"(황진하), "'안보당'으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해야 한다"(송영선)는 식의 '익숙한'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 내에서도 논란이 제기될 조짐이 일고 있다. 권오을 의원은 "정상회담에 대해서 우리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유연한 수용을 주문했다.

박진 의원은 이날 발표한 개인 성명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무조건 폄하하거나, 반대한다면 이는 오히려 이번 대선은 '평화 대 반(反)평화', '통일 대 반(反)통일'로 몰고 가려는 범여권의 의도에 말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은 노무현 정권이 만들고 있는 파도에 휩쓸리는 것이 아니라 밀려오는 파도를 탈 수 있는 유연성과 탄력성이 필요할 때"라도 했다. 자칫하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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