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발표된 남북 정상회담 합의문과 관련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대다수 국민이 염원했던 북한의 핵폐기 문제, 분단고통 해소문제, 군사적 신뢰구축 등 핵심적 사항은 선언적 내용에 그치거나 지엽적으로 다뤄져 유감"이라고 밝혔다.
"北에 준 것은 많은데, 받은 것은…"
강 대표는 이날 합의문 발표 직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 정상이 오랜만에 만나 남북의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해 여러 노력을 하고 많은 합의를 한 것은 일단 한나라당으로서도 인정한다"면서도 "(합의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확실한 핵폐기 의지가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형근 최고위원도 "핵심의제인 북핵에 대해 구체적 조치나 합의가 없이 6자회담에 미룬 점은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회의 직후 박형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핵폐기 없는 성급한 종전선언 추진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세부적 합의사항에 대한 의심어린 눈초리도 쏟아졌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기 법률적ㆍ제도적 장치들을 정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합의문 제2항의 내용과 관련해 강 대표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 등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6.15 선언은 고수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등으로 해석될 수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남북이 서해 공동어로수역을 지정키로 한 것을 두고도 강 대표는 "직접적으로 NLL 재획정 문제를 논의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서해 공동어로수역으로 혹시 NLL문제를 우회하려는 편법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이는 NLL을 포기한 것으로 결코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의 내용을 포함한 합의문 제5항과 관련해 안 원내대표는 "서울 코앞의 한강을 어떻게 공동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는 NLL문제와 연계해 앞으로 상당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합의문에 명시된 각종 경제협력 확대방안에 대해서도 강 대표는 "경협의 확대는 북핵폐기를 전제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안 원내대표는 "북한에 준 것은 많은데 받은 것에 대해선 회의가 든다"고 깎아 내렸다.
박형준 대변인도 "경협은 북한의 개혁개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북핵·이산가족·납북자 문제 매우 아쉽다"
부산 경남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도 "이번 두 정상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국제사회와 국민의 관심사인 핵폐기 문제와 인도주의적 문제인 이산가족문제, 국군포로문제, 납북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남북의 평화정착은 말이나 선언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국민적 합의에 따라 꾸준한 노력과 성실한 자세로 임할 때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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