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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세금도둑" 자료 '도둑 배포' 논란

세월호 특별조사위 설립준비단 사칭 행위

새누리당이 소속 의원실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자료 발송 명의를 새누리당이나 해당 의원실이 아닌 '특별조사위 설립준비단'으로 한 것으로 17일 밝혀졌다. 새누리당 또는 의원실이 특별조사위를 사칭했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특별조사위 사무처 구성과 관련해 "여성가족부보다 더 큰 조직을 만들고 방송통신위원회보다 더 큰 부처"라며 "세금 도둑적 작태"라고 비난했다. (☞관련기사 : 김재원 "세월호 사무처 구성 세금 도둑적 작태")

같은날 오후, 새누리당 출입기자들에게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 추진현황 [보도자료]'라는 제목의 메일(이하 '현황')이 도착했다. 발신자 명의 역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이었다. 이 자료에는 김 의원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특별조사위 인원 구성안과 예산 계획 등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이날 밤 특별조사위 설립조사단 측은 김 수석부대표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입장을 보도자료로 발송하면서 "설립준비단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본 보도자료 이외에 어떠한 자료도 배포한 바 없음"이라고 밝혔다. '현황' 메일은 설립준비단에서 발송하지 않았다는 것.

'현황' 발송자의 메일 주소를 기자의 메일함에서 검색해 보니, 황당하게도 김재원 의원실 소속 비서의 메일 주소로 밝혀졌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17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착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원실에서 당 대변인행정실에 참고자료 배포를 (대신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의사소통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발송준비단'은 발송 명의가 아니라 메일 '제목'이었는데 미스(실수)가 생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단순 실수라고 하기에는 파장이 너무 커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실제로 17일자 조간신문들은 김 의원실이 보낸 자료를 설립준비단이 보낸 것으로 오인해 "설립준비단이 공개한 '현황' 자료를 보면…"(한겨레), "설립준비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 반박했다"(경향) 등으로 보도했다.

설립준비단 쪽에서도 황당함과 불쾌함이 전해져 온다. 준비단 대변인인 박종운 특별조사위 상임위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일종의 (명의) 도용 아니냐"며 "악의적인 것 같다"고 했다.

박 위원은 "(해당 자료는) 보도자료도 아닌 위원회 내부 자료"라며 "내부에서 누가 그걸 빼돌려 여당에 제공했고, 이를 기자들에게 뿌린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어디 있느냐. 이건 묵과가 안 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향후 대응에 대해 준비단 관계자는 "상임위원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거기서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야당에서는 '언론 플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진욱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언론 플레이를 하기 위해 의원실이나 대변인실 명의가 아닌 설립준비단 명의를 도용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런 행위는 정치권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논평했다.

"김재원 '세금 도둑' 발언, 정치적 압력으로 비칠 수 있어"

한편 설립준비단은 김 부대표의 전날 "세금 도둑" 발언과 관련해 "보는 시각에 따라 정치적 압력으로 비쳐질 수 있으며, 이는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특별조사위원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유감을 표했다.

준비단은 "특별조사위에 대한 국민적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조사활동 기간이 최장 1년 6개월에 불과한 점 등을 감안해 특별법 및 관련 규정에 부합하는 직제, 예산 등을 특별조사위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작성 및 제안하고 있다"며 "김 의원의 발언은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보여 준비단 입장에서는 매우 큰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준비단은 "특별조사위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조직 및 예산안을 작성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련 정부 부처와 협의하는 중이어서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 "만일 불합리한 부분이 발견되면 협의 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으며, 현재까지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준비단은 "특히 국민의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 비어 있는 정부청사 등에 사무실을 설치하기를 원했으나 담당 부서로부터 입주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고, 그 대안으로 여러 곳을 알아보다가 이제 겨우 한국자산관리공사 소유 빌딩에 입주할 것을 희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금 도둑'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은 대단히 당혹스럽다"고 했다.

준비단은 이어 김 부대표의 구체적 발언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사무처 법정 정원이 120명인데 125명으로 구성했다는 김 부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는 "정무직 5명(위원장, 부위원장, 상임위원 3명)을 포함하여 125명이며, 사무처 직원의 정원은 120명"이라며 "정무직 공무원을 직원의 정원에 포함하지 않는 것은 국가공무원총정원령 제2조 제2항에 근거해 볼 때 타당하다"고 반박했다.

또 김 부대표가 '여성부, 방통위보다 더 큰 조직'이라고 한 것과 관련, 준비단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이라는 설립 목적을 감안할 때, 여성부나 방통위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고 조사 기능을 가진 국가인권위원회 또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비교 대상이 돼야 한다"며 "5국 19과 180명인 인권위나 4국 19과 150명인 진실화해위와 비교해볼 때, 4국 13과 120명라는 본 위원회 조직 규모는 과다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맞받았다.

김 부대표가 "진상규명위원장이 왜 정책보좌관 3급을 둬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특별조사위는 활동 기간이 최장 1년 9개월에 불과한 한시적 조직으로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그 실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위원장의 빠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각종 자료를 제출하며, 지시한 사항을 처리하는 위원장 보좌기관으로서의 정책보좌관은 위원회의 속성상 설치·운영이 필요하다"고 준비단은 반박했다.

반론 보도문

<프레시안>은 지난 1월 17일자 정치면 「새누리당 “세금도둑” 자료 ‘도둑 배포’ 논란」 제목의 기사에서 ‘새누리당이 소속 의원실에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설립준비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기자들에게 공개하면서, 자료 발송 명의를 새누리당이나 해당 의원실이 아닌 ‘특별조사위 설립준비단’으로 하여 특별조사위를 사칭했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설립 준비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공개하면서 자료 발송 명의를 ‘특별조사위 설립준비단’으로 당직자 실수로 발송한 것은 사실이나 김재원 의원실에서 의도한 일이 아니고 실수를 인지한 후 바로 잡았다. 따라서 자료 ‘도둑 배포’라는 표현은 사실이 아니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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