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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천년의 시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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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천년의 시간을 걷다

3월 교토학교 개교, 교장에 조관희 교수

교토는 일본 문화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천년 수도입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국내 최고의 교토 전문가인 조관희 상명대 교수가 2015년 봄 교토학교를 개교합니다. 교토의 역사는 일본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강의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일본 역사를 개괄하면서 교토의 유명한 관광지에 얽힌 이야기들을 풍부한 사진 자료와 함께 풀어낼 것입니다.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교토는 일 년 열두 달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의 도시이다. ⓒ 조관희

조관희 교장선생님은 현재 상명대 교수입니다. 전공이 중국의 고대소설 연구이지만(한국중국소설학회 회장 역임), 오히려 중국 여행전문가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인데, 그 동안 하이난다오(海南島)를 제외한 중국의 전 성(省)을 모두 돌아보았습니다.

이렇듯 이곳저곳을 두루 돌아다니기도 하지만, 중요한 곳은 한 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여행객이 아닌 현지 주민의 느낌으로 해당 지역의 장소감(sense of place)을 체화하여 그것을 책으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미국를 대표하는 도시 뉴욕을 체험하기 위해 1997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뉴욕에서 한 달 간 하숙하며 자전거 한 대로 뉴욕의 곳곳을 누비고 다닌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2010년에는 안식년을 맞아 일본 교토에서 1년 간 살면서 도시 곳곳을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녔습니다. 그 과정을 기록한 글을 매 주 한 편씩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많은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귀국한 뒤 블로그에 올린 글과 1년 간 찍은 4만여 장의 사진을 바탕으로 <교토 천년의 시간을 걷다>(컬쳐그라퍼)를 펴냈습니다.

연전에 ‘베세토’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중국의 수도 ‘베이징’과 우리의 ‘서울’, 그리고 일본의 수도 ‘도쿄’를 일컫는 말입니다. 조관희 교수는 이 말이 두 가지 점에서 어폐가 있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세Se’가 아니라 ‘서Seo’가 맞는 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문화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도교’가 아니라 ‘교토’가 좀 더 어울린다는 사실입니다. ‘도쿄’가 일본의 수도가 된 것은 백여 년에 지나지 않습니다. 곧 ‘베세토’가 아닌 ‘베서교’인 것입니다. 조관희 교수는 이 가운데 ‘서울’과 함께 ‘베이징’과 ‘교토’를 섭렵한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입니다.조관희 교수는 이에 그치지 않고 수년 전부터는 방송을 통한 중국학 전파에도 힘을 써 2009년에는 MBC의 자회사인 MBC라이프 채널의 개국에 맞춰 제작한 중국인문기행 시리즈 가운데 1, 2편인 <베이징> 다큐멘터리를 진행한 바 있고, 2014년 1월에는 KBS 1TV에서 방영한 <인문강단 樂>이라는 프로그램에서 6주 간에 걸쳐 <중국을 이해하는 6가지 키워드>를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수많은 중국 여행 프로그램의 자문과 인터뷰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교토 인근의 화려한 벚꽃 하나미(花見) ⓒ조관희

교장선생님은 <교토학교를 열며> 이렇게 얘기합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일본의 천년 고도 교토로의 탐방을 떠납니다. 1천 년 이상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 그 거리와 골목마다에 스며있는 일본 문화의 정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교토의 역사는 그대로 일본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광주광역시 정도의 크기지만 그 안에 녹아 있는 역사의 무게는 작지 않습니다. 화려하기보다는 웅숭깊고 음전한 것이 교토의 매력입니다. 이 교토 이야기를 여덟 차례의 강의를 통해 여러분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교토를 처음 개척한 것이 다름 아닌 한반도에서 건너간 도래인(渡來人)들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교토를 일본의 수도로 정한 간무 천왕의 핏줄이 백제계 도래인이었고, 간무 천왕을 보좌했던 일본 최초의 세이이다이쇼군(征夷大將軍) 사카노우에노 다무로마로 역시 도래인의 후손이었습니다. 또 교토 관광 1번지로 손꼽히는 유명한 기요미즈데라(淸水寺)를 창건한 사람 역시 사카노우에노 다무로마로였습니다.

우리에겐 임진왜란을 일으킨 원흉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위인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백년 전쟁을 종식시키고 전란으로 파괴된 교토를 재건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초토화된 교토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현재의 교토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전적으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공입니다.

외세의 압박 하에 천 년 간 지속되어온 막부 체제를 끝내고 다시 천왕에게 모든 권한을 넘겼던 이른바 ‘대정봉환’이 이루어졌던 곳도 교토였습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교토의 화려한 역사는 천왕이 전격적으로 수도를 도쿄로 옮기면서 끝납니다. 이제는 그저 쇠락한 관광 도시로 변한 교토. 그러나 아직까지도 도시 곳곳에는 그러한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과거의 영광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교토학교에서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교토의 역사를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짚어볼 것입니다. 고대부터 중세와 근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교토가 걸어왔던 역사의 현장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교토의 유명한 관광지에 대한 안내는 덤으로 얻어 가실 수 있습니다.

교토학교 2015년 봄학기 강의는 3, 4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이며 총 8강으로 열립니다(기본교재는 조관희 교수의 <교토 천년의 시간을 걷다>(컬쳐그라퍼 펴냄)입니다).

제1강[3월 12일]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
아라시야마의 도래인들
교토에 처음 터를 잡고 살았던 이들은 바다를 건너온 사람들, 곧 도래인들이었다. 이들은 현재 관광지로 유명한 아라시야마 일대에 터를 잡고 살았다. 인근의 가츠라카와에 제방을 쌓고 농경지를 개간했던 것이다. 바로 이 아라시야마 일대가 교토의 출발점인 셈이다. 이곳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덴류지(天龍寺)를 비롯한 명승지가 즐비해 사시사철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고류지의 일본 국보 1호
아라시야마 인근에 있는 고류지(廣隆寺)에는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국보 83호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똑같이 생긴 목조미륵반가사유상이 모셔져 있다. 그 뿐이 아니다. 교토를 대표하는 유명한 신사들 역시 도래인들이 처음 세운 곳이 많다. 술의 신을 모신 마츠오다이샤가 그렇고, 재물의 신을 모시는 이나리다이샤 역시 그렇다. 심지어 장보고가 산둥반도에 세운 적산선원(赤山禪院)을 그대로 본받아 지은 세키잔젠인에서 모시는 신이 신라대명신(新羅大明神)임에랴.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일본 고대사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도래인들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교토에는 그 흔적들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2강[3월 19일] 헤이안 시대, 화려하게 꽃피운 귀족 문화
교토 답사 1번지, 기요미즈데라
교토가 일본의 수도가 된 것은 간무 천왕 때다. 간무 천왕의 어머니는 백제 출신의 도래인이었다. 곧 일본 천왕가의 혈통은 한반도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간무 천왕을 보필했던 일본 최초의 세이이다이쇼군(征夷大將軍)인 사카노우에노 다무로마로 역시 도래인 출신으로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절인 기요미즈데라를 세웠다. 교토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히가시야마(東山)의 산록에 자리잡은 기요미즈데라는 그 당당함과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하다.

▲교토 답사 1번지 기요미즈데라를 대표하는 명소인 부타이의 당당한 모습 ⓒ조관희


교토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 야사카신사와 기온마츠리
기요미즈데라를 구경하고 내쳐 걸어서 갈 수 있는 야사카신사는 교토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고 의지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7월이면 일본 삼대 마츠리 가운데 하나인 기온마츠리가 열린다. 화려하게 장식된 가마 행렬로 유명한 기온마츠리가 열리는 동안 교토는 축제 분위기에 빠져든다.

▲교토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 야사카신사 ⓒ조관희


화려한 귀족문화의 등장과 뵤도인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무라이의 나라 일본은 훗날의 이야기다. 고대 일본은 귀족들의 문화가 화려하게 꽃을 피웠던 나라였다. 우리에겐 일본 차로 유명한 우지에 세워진 뵤도인(平等院)은 그런 귀족문화의 정화를 보여주는 세계문화유산이다. 인근에는 겐지모노가타리 뮤지엄을 비롯한 명승지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화려한 귀족문화를 자랑하는 헤이안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지 뵤도인 ⓒ조관희

제3강[3월 26일] 일본 중세의 시작
겐페이 전쟁을 아시나요?
고대 일본 역사를 끝내고 중세로 접어드는 하나의 계기가 되는 겐페이 전쟁. 이것은 미나모토 씨와 다이라 씨 두 가문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일본 최초의 막부인 가마쿠라 막부의 탄생을 불러온 전쟁이기도 하다. 이 싸움을 통해 도래인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간사이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간토 지방의 사무라이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전설이 되어버린 비운의 영웅, 미나모토노 요시츠네
겐페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은 미나모토 씨 가문의 요시츠네. 그는 가마쿠라 막부의 수장인 요리토모의 동생으로,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웠으나 막상 전쟁이 끝나고 나자 형의 견제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는다. 일본 역사에서 가장 용맹하고 지략이 뛰어났던 미나모토노 요시츠네는 일본인들에게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우리 엄만 짜장면이 싫다 하셨어. 교토 교외 오하라의 엄마들 이야기
겐페이 전쟁에서 진 다이라 씨 집안은 멸문의 화를 입었으나 단 한 사람 안도쿠 천왕의 엄마인 겐레이몬은 살아남아 교토의 교외인 오하라에서 쓸쓸하게 생을 마친다. 이곳 오하라는 궁벽한 산촌으로 먹고 살 길이 막막해 아낙네들이 땔나무를 이고 교토까지 가서 그것을 팔아 식구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그러나 그 먼 길을 오가면서 아낙들이 먹었던 것은 콩떡 하나뿐.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콧날을 시큰하게 한다.

제4강[4월 2일] 막부 시대의 도래
무로마치 막부와 킨가쿠지(金閣寺)
교토에는 수많은 볼거리가 있지만, 킨가쿠지(金閣寺)의 금각만큼 극적인 데가 있을까? 화려하다는 수사만으로도 부족해 도도하리만치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금각은 그 만큼 사람들로부터 많은 시샘을 받아왔다. 그런 만큼 시련도 많이 겪었는데, 1950년대 한 젊은 승려에 의한 방화로 소실된 것은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일본의 유명 작가인 미시마 유키오가 이를 소재로 <금각사>라는 소설을 쓴 것 역시 잘 알려진 사실이다.

▲금각의 화려한 자태 ⓒ조관희


히가시야마 문화와 긴가쿠지(銀閣寺)
교토대학교 인근에 있는 은각은 금각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숲 속의 자연과 어우러져 오히려 기품 있게 느껴질 정도다. 이른바 히가시야마 문화를 대표하는 아이콘인 은각은 히가시야마 문화를 한 마디로 정의해주는 ‘한적한 우아함[閑雅]’을 충분히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은각은 현재까지도 일본 주택의 기본 양식으로 남을 정도로 내부 공간 배치의 뛰어남을 보여주고 있다.
에마의 발상지, 기부네신사
교토의 여름은 무척 덥다. 그래서 여름이면 계곡에 평상을 놓고 납량(納凉)하는 것이 교토의 세시풍속으로 자리잡았다. 교토 인근의 산 계곡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이 기부네이고 이곳의 가와도코(川床)는 교토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여름나기이다. 일본의 신사에 가면 에마(繪馬)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조그마한 나무판자에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반대쪽에 소원을 적어 걸어놓는 것인데, 이것은 원래 신에게 공물로 말을 바치던 관습에서 나온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말 한 마리를 바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 나무판자에 말을 그려 그것을 대신한 것에서 유래한 것인데, 이 에마의 발상지가 바로 기부네신사이다.

제5강[4월 9일]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천하 통일과 새로운 교토 건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등장과 고도이의 축성
백년 전국시대를 마감한 통일 사업의 밑돌은 오다 노부나가가 놓았지만, 그 과실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거쳐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차지했다. 그 교량 역할을 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오랜 전란으로 폐허가 된 교토를 재건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미천한 신분에서 출발해 최고 권력자가 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교토를 재건하기 위해 고도이라 하는 일종의 성곽을 쌓고 교토의 도심을 재정비했다.
주라쿠다이와 데라마치
자신의 출신 계급이 낮은 것을 만회라도 하기 위해서였을까?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모든 것을 화려하게 치장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자신의 거처인 주라쿠다이는 천왕의 거처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사치스럽게 장식했지만, 나중에는 그것이 자신의 조카에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파괴했다.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도심을 재편하면서 도심의 절들을 모아놓은 곳이 데라마치(寺町)거리다. 이곳은 우리의 인사동이나 베이징의 유리창처럼 오래된 노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운치 있는 거리로, 관광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구경할 수 있는 문화가이다.
다이고지의 하나미와 모모야마 문화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힘을 갖고 있는 지방의 다이묘들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일으켰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죽기 직전에 화려한 벚꽃 구경에 나선다. 이를 위해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교토 인근의 다이고지(醍醐寺)에 700그루의 벚나무를 심고 경내에 삼보원(三寶院)과 정원을 만들었다. 현재 다이고지에서는 매년 4월 두 번째 일요일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그랬듯 하나미(花見) 행사를 거행하고 있는데, 행사 당일에는 그 광경을 보려고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 정도다.

제6강[4월 16일] 도요토미 가문의 몰락
에도 막부의 성립과 니조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뒤 도요토미 가문은 도쿠카와 이에야스에 의해 멸문의 화를 입는다. 결국 천하통일의 대업은 도쿠카와 이에야스의 손에 의해 완수되고, 일본 역사에서 최후의 막부로 기억되는 에도 막부가 성립된다. 도쿠카와 가문은 에도에 터를 잡고 교토에는 니조조(二條城)를 지어 자신들의 행궁으로 삼는다. 그러나 실제로 도쿠카와 가문이 니조조에 거주했던 것은 초기에 불과하고 이후에는 에도에 머물면서 천하를 호령했기에, 교토의 니조조는 이내 잊혀져 쇠락했다.
교토의 변두리 야마시나와 쥬신구라 이야기
우리에게 <춘향전>이 있다면 일본에는 <쥬신구라 이야기>가 있다. 무를 숭상하는 사무라이 사회에 걸맞게 <쥬신구라 이야기>는 주군의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여기는 사무라이들의 이야기다. 극중의 주인공이라 할 오이시가 일시 몸을 은거했던 곳은 교토의 변두리 지역인 야마시나이다. 교토 시내와 산 하나를 격하고 있는 야마시나는 예부터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이 살던 외딴 동네였다. 이곳에 또 하나의 전설이 있으니, 짝사랑의 미학을 체현한 후카쿠사라는 무장과 오노노 코마치라는 여인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그것이다.
물과 술의 고장, 후시미
내륙에 자리잡은 교토는 남쪽에 수운이 발달했다. 따라서 오사카에서 교토로 들어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후시미는 물산과 사람들이 모이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아울러 이곳은 수질이 뛰어난 물이 풍부했기에 술도가가 많이 자리잡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이곳에서 근대 초기 근왕을 내세운 유신지사와 막부를 지키려는 무사들이 각축을 벌였다. 그로 인해 이곳에서는 일본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수많은 인물들이 부침했고, 그들 사이에 벌어진 다양한 사건들이 후대에 하나의 전설로 남았다.

제7강[4월 23일] 근대화의 물결
시마바라에 부는 바람, 신센구미
근대화의 물결에 밀려 막부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그러나 막부 세력의 최후의 저항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니, 그 저항 세력을 대표하는 것이 신센구미라는 사무라이 집단이다. 이들은 철저한 규율 속에 존왕양이를 내세우고 막부 세력에 반대했던 근왕지사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했다. 그러나 도저한 역사의 흐름 속에 이들의 단말마적인 저항은 이내 제압되고 일본은 본격적으로 근대화의 길을 걷게 된다.
사카모토 료마와 유신의 길
당시 일본의 근대화를 이끌었던 세력은 변방이라 할 사츠마와 초슈 번의 무사들이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이가 바로 사카모토 료마였다. 료마는 서로 앙숙 간이었던 사츠마와 초슈 번의 무사들을 한데 묶어 이른바 ‘삿초동맹’을 성사시켰으며, 막부 세력을 설득해 막부의 권력을 천왕에에 되돌려주는 ‘대정봉환’을 성사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 주위에 적을 많이 만들었던 사카모토 료마는 젊은 나이에 그 소속을 알 수 없는 일단의 무사들에 의해 살해된다.

▲교토 시내 마루야마 공원에 있는 사카모토 료마와 나카오카 신타로의 상 ⓒ조관희


천왕의 부활과 절반의 근대화
일본은 동아시아 삼국, 아니 아시아 전체를 통틀어 비교적 순조롭게 근대화에 성공한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놀라운 것은 당시 권력자였던 바쿠후의 쇼군이 평화적으로 권력을 이양한 것. 비록 이에 승복하지 못한 이들에 의한 저항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면 거의 무혈입성이라도 해도 좋을 정도로 순탄하게 천왕에게 권력이 넘어갔다. 이것이 일본 근대화 성공의 밑돌이 되었다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일본의 근대화가 안고 있는 문제가 내재되어 있기도 하다. 곧 개혁 세력이 내세웠던 구호인 존왕양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과거와의 단절에 대한 대안으로 내세웠던 게 바로 무가정권 하에 명목만 남아있던 천왕의 복권이었다는 사실. 기왕의 앙시앙 레짐을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들이 그 대신 끌어들였던 게 어찌 보면 똑같은 앙시앙 레짐이라 할 천왕제였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본의 근대화가 안고 있는 한계이자 비극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일본의 근대화는 절반의 성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제8강[4월 30일] 근대 이후의 교토
헤이안 신궁과 지다이 마츠리
천왕에게 넘기고 무가정권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뒤, 그 다음해인 1868년, 이전의 에도(江戶)가 도쿄로 개칭되면서 새로운 수도가 되고 천왕 역시 도쿄로 옮긴다. 이로써 이제까지 천 년 넘게 수도로서 기능해왔던 교토는 갑자기 일개 지방 도시로 변했고, 이로 인해 당시 교토 사람들이 크게 동요했던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이에 따라 교토 시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고 교토의 교육과 문화, 산업 등을 부흥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이어졌는데, 1895년(明治 28년)에는 헤이안(平安, 현재의 교토) 천도(遷都) 1100년을 기념해 헤이안신궁(平安神宮)이 창건된 것. 그리고 이렇게 문을 연 헤이안신궁과 부속 정원인 신엔(神苑)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 민간 차원의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여기서 헤이안신궁을 위한 하나의 이벤트로 지다이마츠리(時代祭り)의 개최가 결정된다.
교토의 전형적인 민가, 마치야
교토의 집은 도로에 면한 쪽이 좁고 안으로 깊은 형태를 취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것을 일러 ‘장어의 침실(うなぎの寢床)’이라 부른다. 전하는 말로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교토 사람들에게 세금을 걷을 때 도로에 면한 쪽의 넓이에 따라 세금을 거두었기에 가급적이면 세금을 적게 내려고 이런 모양으로 집을 지었다고 한다. 이렇듯 교토의 전형적인 민가를 마치야라 부르는데, 일반 공개를 위해 NGO 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전형적인 마치야인 시조교마치야를 찾아가 본다.
가모가와, 윤동주와 정지용의 교토
교토에 대한 우리의 기억은 우리 현대문학사 초기를 대표하는 두 시인인 윤동주와 정지용으로 표출된다. 하지만 윤동주가 교토에 머물렀던 것은 불과 한 학기에 불과하고 실제로 이곳에 오랫동안 거주하며 교토에 대한 사랑을 피력했던 것은 정지용이다. 정지용은 교토대와 함께 교토를 대표하는 명문 대학인 도시샤(同志社)대에서 공부하며 활발한 시작 활동을 벌여나갔다. 현재 도시샤대 구내에는 두 사람의 대표작을 새겨놓은 시비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도시샤대 구내에 있는 윤동주(위)와 정지용 시비 ⓒ조관희


강의는 인문학습원 강북강의실(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아래 약도 참조)에서 열리며 참가비는 22만원입니다. 참가신청과 문의는 인문학습원 홈페이지 www.huschool.com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십시오. 전화 문의(050-5609-5609)는 월~금요일 09:00~18:00시를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회원 아니신 분은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십시오. ☞회원가입 바로가기). 교토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강의실 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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