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박 전 대표가 '국민과 공감대'를 강조하며 '법안 속도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게다가 2일 회동 이후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조윤선 당 대변인의 브리핑에 대해 친박 좌장인 김무성 의원이 "거두절미인데다가 내 직접적 워딩은 그것이 아니다"고 격분했다.
▲ 2일 있었던 청와대 오찬을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
김무성 "'우리는 방관자 비슷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이 대변인은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우리에게 기회를 주면 그런 (위기 극복의) 역할을 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 오늘을 당내 통합의 계기로 삼아 자주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고 조 대변인은 "좌파정권 10년 동안에 청와대에 와서 데모도 많이 했는데, 데모를 끝내고 쓸쓸히 뒤돌아서 가면서 정권을 다시 찾아야 되겠다는 의지를 많이 다지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발언 자체만 두고 보면 입각 불발에 대한 불만이나 입각 희망과 청와대에 대한 '덕담'만 있었던 것.
하지만 김 의원은 따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의 발언을 직접 전했다. 먼저 조 대변인이 전달한 '좌파 10년'부분에 대해 김 의원은 "'집권 의지를 다졌었는데, (집권)1년 만에야 청와대에 들어와 보고 오늘에야 집권당의 일원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면서 "결국 소통이 부족했다는 뜻이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애초 브리핑과 180도 다른 뉘앙스 인 것.
또 이 대변인이 전달한 '위기극복'부분에 대해서고 김 의원은 "'오바마 정부나 G20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여야 정치싸움하고 있고 사회분열을 조장하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럴 때 사회통합과 대타협 노력을 선도해야 한다. 한나라당내 대화합도 대통령이 선도해달라'고 말을 꺼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의원은 "'위기의 실체를 당과 국민에게 이해시키고 국민의 공감대를 등에 업고 야당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지금 대통령 혼자 고생하고 있고 우리는 방관자 비슷한데 혼자 열심히 하시지 마시고 고통분담의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 우리도 위기극복을 위해 열심히 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역시 '기회를 주면 열심히 하겠다'는 식의 브리핑과는 전혀 다른 뉘앙스 인 것.
김 의원은 "열심히 할 의지가 있는 '우리'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주류 일부만 일하고 있는 것이 사실 아니냐"고 답했다. 그는 "1월 법안 처리 때도 중진 의원들에게도 제대로 이해가 없었고 내가 국방위원인데 당정협의 한 번 못해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그는"이동관 대변인한테 전화를 걸어 이런 이야기를 했고 이 대벼인도 '그런 오해가 있을 수 있겠다'고 답했다"면서 "개각 문제도 그렇다. 어쨌든 나랑 허태열 의원 이름이 많이 나왔는데 이동관 대변인이 브리핑 중에 '자천 타천으로 정치인의 이름이 거명된다'고 말했는데 이런 것 하나하나가 상처를 주는 행위"라고 거듭 불쾌감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오늘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이 대통령도 내 말에 공감하는 분위기였다"면서 "구체적인 (후속 대책) 것을 기대하고있다"고 갈등의 전면화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미 틈은 벌어진 후였다.
'그런 식이면 다른 사람들 발언도 잘못 브리핑 된 것이 많겠다'는 지적에 김 의원은 "나는 내것만 봤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만 봐도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지난해 촛불사태 겪으면서 당이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한 부분에 대 해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 정책 입안 과정에서 당과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적 으로 반영해 달라"였고 조윤선 대변인의 브리핑은 "정부에 있어서도 대책을 미리 새우고 당에서 전하는 현장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들어달라는 당부를 했다"였다. 적잖은 차이가 있는 것.
남경필의 '사형폐지'발언, 대통령 대신 박희태 대표가 '진압' ○…박희태 대표는 이날 "이달곤 비례대표 의원의 행정안전부 장관 입각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이 "박 대표의 명에 따라 한 것"이라고 답하자 좌중에 웃음이 있었다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박희태 대표는 또 "어려움이 많아 견디기가 힘든 시기지만 다난흥방(多難興邦)이라는 고사를 생각한다. 어려움이 많을수록 나라가 흥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합심 노력하여 나라를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도록 하자"고 말했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 당헌은 대통령이 당의 정강정책을 국정운영에 반영해야 한다 당은 적극 뒷바침돼 있는 만큼 당헌대로만하면 다난흥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이날 '당에게 부탁만 했지 당이 고생했다는 이야기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질문에 조윤선 대변인은 당에 대한 대통령의 '칭찬' 발언을 찾기 위해 수첩을 뒤적이기도 했지만 뚜렸한 성과는 없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이번에 비례대표 의원(이달곤 의원이) 입각했지만 다음에는 지역구 중진의원들이 입각하기를 바란다. 여기 입각할 분들 많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아주 솔직한 말씀"이라고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특유의 직설적 화법으로 이같이 말하며 "정부에 있어서도 대책을 미리 새우고 당에서 전하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들어달라"고 이 대통령에게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이야기의 화두로 '군포 연쇄살인 사건'이 빠질 수 없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한국은 현재 사형이 집행보류된 상태라며 화제를 꺼냈고, 이에 몇몇 의원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형제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답변하는 대신 "여기에 생각이 다른 사람이 있다"며 "남경필 의원의 생각은 어떻느냐"고 물었다. 발언권을 쥐게 된 남경필 의원은 "사람이 같은 사람을 사형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사형제 폐지에 무게를 실어 답했지만 이 과정에서 박희태 대표 등과 작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남 의원이 "미국의 경우 사형제를 폐지한 주와 그렇지 않은 주가 절반 씩 된다"고 주장하자 박희태 대표가 "일본은 얼마 전에 (사형을 집행)했다"고 받아치는 과정에서 식사가 준비됐음이 알려지자 자연스레 논쟁이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사형제 폐지나 집행 문제를) 당에서 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사덕 의원은 "머지 않아 지하벙커에서 근무하는 '워룸' 근무자들이 하루빨리 거기서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또 대통령이 평양에서 오는 사절을 접견할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함께 나가자"고 건배를 외쳤다. |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