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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총장·성추행 지청장…"인권감수성 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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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총장·성추행 지청장…"인권감수성 퇴보"

[언론네트워크] 성추행・송전탑...대구교육청・노동청・한전・경북경찰청, '과잉취재' 언론까지

올해 대구경북 가장 큰 인권뉴스로 교사들을 '성희롱'한 교장에게 경징계처분을 내리고 피해 교사까지 경고처분한 '대구시교육청'이 꼽혔다. '여기자 성추행'으로 경고처분을 받은 이진한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장과 해외연수에서 여학생을 성희롱한 남승인 대구교육대학교 총장도 함께 불명예를 썼다.

출국 후에야 이주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주겠다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주민들의 6년 반대에도 강제 송전탑 공사를 벌인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건설지사와 이를 방관한 경북지방경찰청, 칠곡 아동학대 사건 당시 과잉취재로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힌 언론, 장애인 시설 입주를 반대한 대구 동구 일대 주민들, 성소수자 축제 공간대여를 불허했다 번복한 대구시설관리공단도 인권을 저버린 사례로 포함됐다.

▲8일 열린 2014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 발표 기자회견. ⓒ평화뉴스(김영화)


인권운동연대와 한국인권행동 등 36개 단체가 참여하는 <2014 대구경북 인권주간 조직위원회>는 '세계인권선언기념일' 66주년을 이틀 앞둔 8일 대구시청 앞에서 인권주간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경북 '5대 인권뉴스'와 '인권증진뉴스'를 발표했다. 조직위는 지난 1년간 대구경북 뉴스 중 28개 인권뉴스 후보를 정해 11월 24~12월 3일까지 시민단체 활동가, 언론인 등 4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은 '노동인권(13개)', '장애인인권'과 '여성인권', '환경권'은 각각 3개, '이주노동자인권'은 2개, '청소년인권', '성소수자인권', '생존권', '자유권'은 각각 1개가 뽑혔다.

▲지난 7월 열린 이주노동자 출국후 퇴직금 지급 반대 시위. ⓒ평화뉴스(김영화)

가장 많은 표를 받은 '5대 인권뉴스'에는 ▶성희롱 피해 교사를 징계한 대구교육청이 뽑혔다. 올해 7월 대구 A초등학교 교사 16명(여성14명・남성2명)은 "B교장 성희롱과 폭언 해결"을 요구하는 진정을 교육청에 넣었지만 교육청은 피해 교사들까지 경고처분을 내리고 교장에게는 경징계처분만 내려 논란이 일었다. 다음으로 ▶'불법체류자 방지'를 이유로 이주노동자 퇴직금을 출국 후 14일이 지나야 지급하기로 한 대구지방노동청, ▶올해 7월 경북 청도 삼평리 주민들의 6년 반대에도 불구하고 직원과 경찰 등 모두 6백여명을 동원해 강제로 송전탑 공사를 밀어붙인 한전과 경찰도 포함됐다. 당시 주민 등 20여명이 경찰에게 연행됐고 70대가 넘은 주민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8월 송전탑 공사 중단을 촉구한 삼평리 할머니들의 모습. ⓒ평화뉴스(김영화)

언론도 인권을 저버린 당사자로 지목됐다. ▶지난 4월 '경북 칠곡 아동학대 사건' 당시 유가족들은 일부 언론사들의 일방적인 인터뷰와 접근 등 과잉취재로 학교와 거처를 옮겨 다녀 2차 피해에 시달렸다. ▶'장애인 심리치료 교육시설'을 "혐오시설"이라며 입주를 반대한 대구 동구 신기동 일대 주민들도 올해 인권 현실을 후퇴시킨 당사자에 포함됐다. 동구청은 현재 반대 주민을 설득하는 중이다.

이 밖에 지난 8월 학생들과의 해외연수 술자리에서 여학생들에게 성희롱을 하고 폭언을 한 남승인 대구교대 총장도 인권을 저버린 당사자로 지적받았다. 당시 남 총장은 교육부 감사를 받고 공개사과문을 게재했다. 또 올해 6월 28일 '대구퀴어문화축제' 장소를 불허했다 번복한 대구시설관리공단과 축제 당일 성소수자 혐오발언을 하고 퍼레이드를 방해한 개신교단체도 "인권을 퇴보시킨 사례"로 지적됐다.

▲남승인 대구교대 총장에 대한 성희롱 사과 촉구 현수막. ⓒ평화뉴스(김영화)


환경권과 관련해서는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뉴스들이 주를 이뤘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천혜 자연'으로 불리는 경북지역 '내성천'에 4대강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정비사업을 벌이기로 해 환경단체의 비난을 샀다. 뿐만 아니라 낙동강과 영산강, 금강 등 4대강 사업이 진행된 구간에서는 고인물에서만 서식하는 외래종 '큰빗이끼벌레'가 출현해 4대강 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었다.

반면 올해의 '인권증진뉴스'로는 ▶2009년 9월 야간 시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상임활동가에 대해 올해 7월 무죄판결을 내린 대법원 ▶시민의 힘으로 6년 만에 대구 중구 서문로 중부경찰서 맞은편에 첫 삽을 뜬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공사가 선정됐다.

조직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소중하고 존엄하다고 인권은 말하지만 올해 대구경북 인권뉴스를 돌아보면 대구경북은 약자를 지켜주지 못하고 오히려 인권감수성이 퇴보하고 있다"며 "특히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노동자, 아동 등을 돌봐야하는 공공기관과 정부당국, 언론사, 경찰, 종교인의 혐오와 억압, 차별이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세계인권선언 66주년을 맞아 힘겹지만 당당하게, 분노하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가장 낮은 곳에서 인권의 목소리를 높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직위는 '삶, 인권을 노래하라'를 인권주간 슬로건으로 정하고 오는 9일 장애인지역공동체에서 '모든 것이기에 그 무엇도 아닌? 인권을 묻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또 10일에는 영남일보 지하강당에서 '대구경북인권보고대회'를 열고 되돌아보는 세월호 인권영화 상영과 인권현장 토크쇼, 대구경북 인권기록영상 상영, 문화공연, 세계인권선언문을 낭독할 예정이다.

이주영 한국인권행동 상임활동가는 "공존이 생존이라는 말이 절실한 올 한해였다"며 "송파 세모녀 사건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의 2014년은 너무나 우울한 인권뉴스로 가득했다.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로 우울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약자들과 서민들에 대한 공권력의 인권 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 퇴보한 인권감수성의 증진이 시급하다. 내년에는 희망찬 인권 뉴스만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화뉴스=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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