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해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모범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했으니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한나라당을 도와 달라"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 도와 달라"…"너무 세서 도와줄 필요 있나"
경선 승리 이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뤄진 방문이었지만 최근 범여권의 통합 움직임을 두고 '정치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을 만큼 현실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반응은 냉랭했다.
김 전 대통령은 "과거 어느 때 보다 모범적인 대선이 돼야 한다"고 호응하면서도 "한나라당이 너무 세서 도와줄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후보가 "그렇지 않다. 호남 지역을 자주 간다. 호남도 많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김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높다고 신문에 났던데…"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정치가 한 단계 성숙돼 (서로 간에) 너무 각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국민에 대한 서비스 경쟁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선거가 지역감정이 없어지는 선거가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이 "이미 호남은 영남 사람인 노무현 대통령을 뽑았다"며 지역주의의 폐해는 이미 지난 대선 과정해서 해소됐다는 반응을 보이자 이 후보는 "그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문이 아니냐"고 다시 받아 치기도 했다.
끝내 이 후보가 "각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하신 만큼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말아 달라. 전직 대통령을 모두 잘 모시자는 차원에서 이렇게 찾아왔다. 나는 다른 욕심이 없다"고 재차 '중립'을 요구하자 김 전 대통령은 끝내 "내가 알아서 잘 판단하겠다"고만 답하는 등 팽팽한 신경전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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