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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 "한국 전작권 행사 능력 2006년에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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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미국 "한국 전작권 행사 능력 2006년에 확보"

[정욱식 칼럼] 기밀 해제된 2006년 럼스펠드-벨 서한 보니…

한국군은 과연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할 능력이 없는 걸까? 필자가 미국의 해제된 비밀 문서에서 찾아낸 자료는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06년 9월 4일에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도날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과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에게 보낸 서한이 바로 그것이다.

이 문서는 한미 연례 군사훈련인 '을지포커스렌즈(UFL, 현재는 을지프리덤가디언으로 개명됨)' 직후이자 한미 정상회담 및 한미연례안보회의(SCM) 직전에 작성된 것이다. 벨은 이 서한의 목적이 "전쟁 수준의 환경에서 한국군의 지휘통제작전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8년 전에 주한미군 사령관이 내린 결론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군은 오늘날에도 전쟁 수준의 환경에서 높은 수준의 전투 지휘 능력을 행사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벨은 한국 내에서 "정치적으로 요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군사적인 판단은 거부할 수 없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주어진 위협의 성격과 준비 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군은 지금 당장이라도 독자적으로 그들의 나라를 성공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

다만 그는 "미국의 지원과 가교 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핵심적인 분야로 "정보․감시․정찰(IRS)"을 들었다. 실제로 이후에 한미 양국이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을 때, IRS를 비롯한 미국의 지원 및 가교 능력 제공은 명시되었고, 이러한 내용은 이후에도 계속 담겼다.

▲ 23일(현지시각) 미 국방부 청사(펜타곤)에 도착해 사전 의전행사를 지켜보고 있는 한민구(왼쪽)국방부 장관과 척 헤이글 미 국방부 장관 ⓒAP=연합뉴스


한국군 능력, "기대 이상"

벨은 한국군의 구체적인 능력도 명시했다. 그는 UFL 당시 "한국 합참에게 기획․작전․병참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부여했는데, 한국군은 적극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적었다.

특히 훈련 직전 한미연합사작전참모부장(C-3)인 존 모건 중장이 아내의 와병으로 훈련을 참가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따라 정보, 작전, 병참의 선임을 모두 한국군이 맡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정보와 병참 장교들은 매우 인상깊게 임무를 수행했고, 임시로 작전참모부장을 맡은 한국군 장성도 적절했고 빨리 향상되었다"고 평가했다.

벨은 또한 "더 인상적인 점"도 강조했다. "훈련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종합공습계획(Master Air Attack Plan)의 승인 절차를 감독하는 임무와 평양 점령 계획의 요구를 충족시킬 임무를 맡겨본 결과, 연합사지상군구성군 사령관인 이희원 장군이 뛰어난 전쟁 감각을 입증해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군 지휘자들은 더 많은 훈련과 연습 기회, 그리고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수년 동안 우리에게 배운 결과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벨은 "미국은 2009년 이내에 한국이 전시에도 자신의 군대를 독자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며, "한미동맹에서 미군을 지원자 역할로 바꾸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국 내에 전작권 전환 반대론자에 대해서는 "그들의 입장이 '반대'에서 '방법'으로 바뀔 수 있도록 미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서한을 받아본 럼스펠드는 사흘 후에 답신을 보냈다. 벨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2009년에 전작권을 전환하자는 당신의 아이디어는 군사적으로 타당해 보인다"며 벨의 권고에 따라 미국 정부는 한국과 협상할 것이라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당시 럼스펠드는 전작권 전환 시기로 2009년을 고수했지만, 그가 이라크 전쟁 실패의 여파로 경질된 이후 한미 양국은 2012년으로 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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