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캠프가 '돈 경선' 의혹을 제기했다. 일단 이명박 후보 측의 대응을 지켜 본 뒤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한다는 게 캠프의 방침이다.
"돈 많은 이명박, 매표행위 유혹 못 벗어나"
박근혜 캠프의 클린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함승희 전 의원은 2일 오후 여의도 캠프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이나 광주 등지에서 조직적인 금품살포와 향응제공이 이뤄진다는 제보가 빈번히 나오고 있다. 제보를 모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함 전 의원은 "특히 가족이나 측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동창회나 향우회가 빈번하게 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그러다보면 물 한 잔 마시고 헤어질 수 있겠나. 밥이 나오고 술이 나오는 혼탁선거가 이어지게 된다. 이는 한나라당이 반드시 탈피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MB(이명박 후보) 캠프의 측근들이나 가족들을 중심으로 해외여행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해외여행에 함께 다녀 온 분들 중 어떤 분은 다녀 온 직후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가) 돈이 많은 후보다 보니 돈에 의한 매표행위 유혹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이번만은 당의 명예를 걸고 의혹을 불식해야 한다는 단호한 생각에서 전국망을 가동해 대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사덕 공동 선대위원장도 "땅투기로 국민경제와 공직사회를 어지럽게 했던 자금이 급기야 당 내 경선까지 오염시키고 있다. 일부 사조직 책임자들이 돈벼락을 맞았다는 이야기들이 뒤숭숭하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증거를 밝혀 달라'는 질문에 홍사덕 위원장은 "오늘은 1차 경고다. 당에 누가 되지 않도록 오늘은 경고를 하고, 만일 이 같은 일이 이어지면 당의 이미지가 다소 훼손된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실을 국민에게 밝히겠다"고만 밝혔다.
불법 선거운동 논란에 휘말린 '희망세상21' 산악회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재차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경환 의원은 "'이명박 산악회'로 알려진 '희망세상21'은 전국 회원만 30만 명이다. 책임당원이 16만 명인 한나라당의 두배에 달하는 규모"라면서 "30만 명이면 만 원짜리 점심을 한 끼 먹어도 30억 원이다. 경선투표가 있는 19일 이전 반드시 이 사안에 대한 내용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 산악회는 사상 최대의 범죄조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단체"라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당선 무효형에 해당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만일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이 이 사안에 대한 구체적 인지 없이 투표를 하면 경선 후 본선에 가서도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측 "朴캠프, 마침내 이성을 상실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캠프의 장광근 대변인은 즉각 반박논평을 내고 "아무리 경선이 치열해도 동지라는 탈을 쓴 이상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다"면서 "박 후보 측이 마침내 이성을 상실했다"고 제기된 의혹을 일축하고 나섰다.
장 대변인은 "금품선거 추방은 시대의 요청이자 당의 목표임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 측에서는 오히려 '돈 선거 냄새가 난다'는 식으로 의혹 부풀리기에 앞장서고 있다"면서 "우리가 경고한 '조작된 금품수수 폭로 양심선언'을 위한 군불 때기 의혹이 짙다. 정말로 박 후보 측의 이성회복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후보 측의 이런 행태에 속을 당원들과 국민은 없다"면서 "지만원 씨의 사례에서 보듯 네거티브의 종말은 파멸뿐이라는 점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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