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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캠프가 보는 '손학규 파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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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박근혜 캠프가 보는 '손학규 파괴력'

李 '경제지도자', 朴 '정체성'에서 우위 강조

만일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범여권의 대선후보가 된다면? 코앞에 닥친 예선전에 눈코 뜰 새 없는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후보에게 이런 질문은 한가해 보인다. 그러나 불과 18일 뒤, 누가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정해져도 마주칠 수밖에 없는 질문이다.

일부 여론조사에 이명박-손학규, 박근혜-손학규 대결구도를 가늠할 단초가 있다. 최근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이, 박 후보 모두 손 전 지사와의 가상대결에서 두배 가까운 차이를 보이며 넉넉한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이명박 대 손학규' 대결에서 손 전 지사는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지지층에서 각각 51.6% 대 39.1%, 51.0% 대 39.5%로 앞섰다. '박근혜 대 손학규' 대결에서도 광주·전남·북(24.4% 대 54.0%) 및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 지지층에서 손 전 지사가 우세했다. 숫자상으로는 반(反)한나라당 전선의 핵심층이 손 전 지사를 중심으로 집결할 가능성을 엿보인 것이다.
▲ (왼쪽부터) 이명박 후보, 손학규 전 지사, 박근혜 후보. ⓒ프레시안

조선일보와 TNS 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대의원 37.5%와 당원 28.2%가 '가장 상대하기 힘든 후보'로 손 전 지사를 꼽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손 전 지사가 범여권 후보가 될 경우 그의 탈당 이력 탓에 반한나라당 전선이 희석된다는 정치권 일각의 분석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박근혜 후보 측은 "손학규로는 게임이 될 수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근혜-이명박 지지표는 손학규에 안 간다"

양측은 공히 정당 지지도의 월등한 우위를 거론했다. 최근 검증공방 속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 모두 내상을 입고 지지율이 꺾이는 경향이 있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는 여전히 50%를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범여권의 제3지대 신당의 부정적 요소가 부각되면서 이 같은 판세는 쉽게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이는 손 전 지사의 경쟁력과 무관한 범여권의 '판' 정비에 해당하는 문제. 이명박, 박근혜 후보 측은 후보 경쟁력에서도 손 전 지사에 대한 비교 우위를 저마다 강조했다.

이명박 캠프의 정태근 특보는 "이명박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당선되면 박근혜 후보 지지표를 대부분 흡수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수도권과 전통적인 영남 지지층, 일부 호남 이탈표가 더해진다. 손학규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경제지도자' 이미지의 대항마로 손 전 지사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곁들였다. 또한 각종 비리의혹에도 추락하지 않는 '묻지마 지지층'을 한꺼번에 뛰어 넘는 일이 손 전 지사로서는 결코 녹록한 일이 아니다.

정태근 특보는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 범여권은 대통합을 하더라도 본선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 하에 대선보다는 총선 모드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 측도 "(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경선 효과에 힘입어 이명박 후보 지지층은 박 후보 쪽으로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년 6개월을 끌어 온 '이명박 대세론'을 꺾고 박 후보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면 '박풍(朴風)'이 본선을 지배하게 된다는 전망에서다.

박근혜 캠프는 범여권에서 박 후보에 대한 가장 주요한 공격지점으로 삼고 있는 '민주-반민주' 각 세우기에서도 손 전 지사가 위협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에 몸담았던 전력 탓에 정동영,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등 다른 주자들에 비해 '민주세력의 정통성' 측면에서 순도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박근혜 캠프의 이혜훈 대변인은 "벌써부터 정체성 문제에 휘말린 손학규 전 지사로는 여권의 지지표조차 결집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 지난 3월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필승대회에 참석한 이명박 후보, 손학규 전 지사, 박근혜 후보. ⓒ연합

'탈당'한 손학규가 맞상대?

손 전 지사의 '탈당 전력'은 아킬레스건이 될까?

이명박 캠프의 진수희 대변인은 "만일 박근혜 후보가 당선돼 '박근혜-손학규' 대결로 간다면 한나라당으로서 손학규를 공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포인트인 '탈당문제'가 희석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2년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복당한 박근혜 후보의 '과거'를 꼬집으면서 은근히 '이명박 우위론'을 강조한 발언이다.

이에 대해 박근혜 후보 측의 김성조 의원은 "박근혜 후보가 복당한 뒤의 과정을 보라. 탄핵으로 만신창이가 된 당을 구해 낸 것이 박근혜 후보라는 데에는 그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을 것"이라며 "손학규와의 대결에선 이미 상쇄된 문제"라고 반박했다.

당 대표를 지내며 '박근혜=한나라당'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뿌리박혀 있어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전 지사와 가장 선명한 대립선이 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밖에서도 이명박, 박근혜 후보의 대항마로서의 '손학규 파괴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있다.

정치컨설턴트 '민'의 박성민 대표는 "범여권의 '손학규 쏠림현상'은 '고건 대세론', '정운찬 대망론'처럼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상품성이 있다면 '일단 몰려가고 보자'는 범여권의 조급함이 드러낸 현상"이라며 그의 본선 경쟁력에 물음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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