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성추행 의혹, 박희태 최소한 품격 지켜야"

[뉴스클립] 야당 여성위 "낮은 자세로 각성하고 자숙하라"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성추행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직 국회의장이자 여당 상임고문이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신고로 사건을 수사 중인 강원도 원주 경찰서는 14일 이번 주 중으로 박 전 의장에 대해 출석요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 측은 피해 여성과 최대한 합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며 해명한 내용들이 정작 성추행 사실을 시인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박 전 의장은 지난 11일 오전 10시쯤 원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 A(23) 씨의 신체 일부를 접촉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손가락 끝으로 가슴 한번 툭 찔렀다 이런 이야기다. 그걸 만졌다고…"라고 말했다. "등허리나 팔뚝을 만진 것은 큰 문제가 없지 않나 싶다"고도 했다. 최소한 가슴, 등, 팔 등 3군데 이상의 신체 부위를 접촉했다는 얘기다. 박 전 의장은 또 "귀엽다는 수준에서 '터치'한 거고 '예쁜데 총각들 조심해라' 이런 얘기를 해줬다"며 "당사자는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행위에 대해 박 전 의장은 '성추행이 아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여성위원회(위원장 남윤인순 의원)는 14일 박 전 의장의 성추행 논란과 관련 성명서를 내고 박 전 의장과 새누리당을 향해 "낮은 자세로 각성하고 자숙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 여성위는 "지금 이 시간에도 세월호 유가족들은 광화문 광장 차디찬 바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풍찬노숙에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데, 세월호 사고와 국회 파행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의 상임고문은 골프나 치고 성추행 사건까지 일으켰다. 집권여당의 정국 상황인식 수준에 기가 막힌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들은 "박희태 전 의장은 궁색한 변명과 책임 전가 대신,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경찰조사에 책임 있게 임해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당대표와 국회의장을 역임했던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품격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누리당 또한 당헌․당규에 따른 가장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 성희롱 예방교육 등 재발방지대책을 강화함으로써 지도부가 대를 이어 성희롱 사건을 일으키는 부끄러운 역사를 이제는 끝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