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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작권 환수 재연기 대가로 '퍼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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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작권 환수 재연기 대가로 '퍼주기'?

[정욱식 칼럼] 용산기지 민족공원 만든다던 정부 계획 어디로?

미국에게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이 ‘꽃놀이패’가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당초 2012년 4월에 합의되었던 전작권 전환을 2015년 12월로 연기한 바 있다. 뒤이어 집권한 박근혜 정부도 대선 공약을 뒤집고는 또 다시 연기를 추진 중이다. 유력한 시기는 2020년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보수 정권이 전작권 연기에 집착하면서 미국이 내밀고 있는 명세표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가격이 비싸다며 탈락시킨 F-35가 차세대 전투기 사업 기종으로 결정된 데에는 전작권 재연기를 타진한 박근혜 정부가 미국에게 안겨준 선물의 성격이 짙다. 미국은 전작권 재연기의 핵심 조건으로 미사일방어체제(MD)를 제시했고 박근혜 정부도 사드(THAAD) 배치를 사실상 수용하는 등 적극 화답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작권 재연기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용산기지 반환도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당초 한미 양국 정부는 용산기지이전계획(YRP)과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2016년까지 용산기지와 2사단을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키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전작권이 전환되면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도 해체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가 전작권 재연기를 타진하고 미국이 전작권 이전까지 한미연합사령부를 용산기지에 잔류시키길 희망하면서 일이 꼬여버렸다.

▲ 용산기지 전경 ⓒ연합뉴스

전작권이 전환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연합사를 유지해야 하고, 계획대로 용산기지를 모두 평택으로 옮기면 연합사도 따라가야 한다. 그런데 미국은 연합사가 평택으로 가고 한국 합참이 용산에 있게 되면 연합방위태세에 빈틈이 생길 수 있다며 연합사 잔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당초 국방부는 “용산기지 이전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난색을 표했지만, 최근 미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용산기지 반환이 반쪽짜리로 전락하면서 용산기지를 민족공원으로 조성키로 한 정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될 공산이 커졌다. 안 그래도 87만 평에 달하는 용산기지 반환 대상에서 중앙에 있는 ‘드래곤 힐’ 호텔 주변 2만 4000평이 제외된 상태이다. 여기에 연합사까지 잔류하게 되면 용산기지를 온전한 공원으로 조성키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연합사의 건물과 인원 규모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연합사와 같은 핵심적인 군사시설은 그 규모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안전지대(security zone)까지 필요로 한다. 그 규모가 결코 만만치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한미 국방 당국은 지리적인 인접성이 강력한 한미연합방위체계를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역시 어색한 부분이 있다. 현재 주한미군 사령관은 유엔사령부 및 한미연합사 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다. 그런데 용산기지에 있는 주한미군 사령부는 예정대로 평택으로 가게 된다. 한 사람이 사령관을 맡고 있는 연합사와 주한미군사령부가 각각 용산과 평택으로 갈라지게 되는 어색한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작권 재연기가 이번으로 끝날 지도 의문이다. 정부는 북핵 위협을 전작권 환수 재연기의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런데 한미 양국이 협상을 외면하고 있는 사이에 북핵 능력은 계속 강화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20년경에는 북한의 핵무기 숫자가 50개 안팎에 달하고 이 가운데 일부는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에 장착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이때가 되면 또다시 전작권 환수를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것임을 예고해주는 대목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한국은 전작권 환수 연기의 대가를 너무 크게 치르고 있다. 전작권을 받는다고 해서 한미동맹이 깨지거나 약화되는 것도 아니다. 미국도 가져가라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면 박근혜 정부는 재연기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예정대로 내년 12월에 넘겨받거나 1년 연기해 2016년에 받는 게 바람직하다.

1년 연기한다면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과 정확히 일치하게 된다. 연합사를 용산에 남겨두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해야 할 사유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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