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2년 이회창 후보 선거에서 김대업 사건을 통해 무책임한 폭로, 정치공작으로 (한나라당은) 선거에서 패배했다. 2007년 선거에서 그런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무리 정치라지만 너무 심해"
특히 "18∼19명의 친척들에게 명의 신탁을 해놓은 재산이 8000억∼9000억 원이 된다"는 박근혜 전 대표 측 곽성문 의원의 주장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저는 민간기업 CEO로 20여 년 동안 일했다. 재산을 숨겨놓을 이유가 없다. 땅 한 평도 남의 이름으로 숨겨놓은 것이 없다"고 반발했다.
에리카 김의 친동생 김경준 씨와 실질적인 BBK의 공동대표였다는 이른바 'BBK 파문'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은 "BBK와는 직접이든 간접이든 관계가 전혀 없다. BBK의 주식 한 주 가져 본 적 없다"면서 "BBK는 내가 김경준 씨를 만나기 전에 그가 설립해 운영하던 회사다. (김경준 씨와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하는 도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창립을 중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그 사항은 금융감독위원회나 검찰이 범인 김경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김경준 본인도 (BBK가) 저와 관계없는 회사라는 진술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캠프의 최경환 의원은 전날 이 전 시장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힌 BBK 대표이사 명함을 공개하며 "BBK가 관련 없는 회사라면 왜 명함을 새기고 다닌 것이냐"고 캐물었다.
이 전 시장은 "저는 정권교체를 위해 당이 화합하고 단합하기 위해 오랫동안 인내하고 있지만 정치현실을 보면서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아무리 정치라고 하지만 최근 일어나고 있는 무책임한 폭로전이 한계를 벗어나 너무나 심한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법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미 당에서 검증위를 발족해 모든 사항을 검증하게 돼 있다"면서 "그것을 무시하고 폭로전으로 가는 것은 당의 원칙을 깨고 당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검증할 사항이 있으면 검증위에 제출해서 약속대로, 합의대로 철저한 검증을 통해 밝히면 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 나라의 경제 하나만은 확실히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끝까지 화합하고 단합하는 모습으로 정권을 교체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책임한 폭로에 강한 충격"
이날 기자회견 직후 이 전 시장 캠프의 박형준, 진수희, 장광근 대변인은 대변인단 명의의 성명을 통해 "최근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제시한 의혹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되고, 이를 근거로 또다시 무책임하게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데 대해 이명박 후보는 강한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래서 이 후보 자신이 직접 나서 제기된 의혹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아주 강한 톤으로 밝힌 것"이라고 이날 기지회견을 자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박 전 대표 측의 무책임한 네거티브가 당의 검증위원회를 무력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는 당을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는 해당행위이자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과 당원의 여망을 저버리는 행위다. 언론도 누구에게 입증의 책임이 있는지 철저히 가려 달라"고 강조했다.
양 진영의 검증공방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당 지도부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문제(검증공방)로 윤리위에서 경고를 받는다든지 하는 의원에 대해서는 공천도 배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서로 자해행위를 하고 지나친 정체공세로 이적행위를 해 경고를 받는 의원에 대해선 당이 책임지고 내년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증을 하는 것도 좋고 당연히 해야 하는데 검증을 빙자한 과도한 정치공세는 명백한 이적행위"면서 "정권교체라는 시대정신을 좀먹는 소나무 재선충 같은 그런 암적 존재들이 나타나 우리의 순수한 검증행위를 오도할 경우 소매를 걷어붙이고 솎아내야 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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