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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유성기업 노조 파괴 공작, 끝나지 않았다"

[기고] 앞에선 교섭, 뒤에선 칼 갈고 있었나

지난 17일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 공장에서 기업노동조합인 유성노조(노조) 조합원들이 금속노조 소속인 유성지회(지회) 조합원들을 집단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노조위원장 안 모 씨는 전기 충격기까지 휘둘렀지만, 경찰은 외려 지회 조합원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해 "금속노조를 파괴하려는 회사와 어용노조와 경찰의 계획된 작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현재 체포됐던 네 사람은 법원이 20일 경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해 석방된 상태다. 지난 2011년 창조컨설팅을 통한 노조 파괴로 위세를 떨쳤던 유성기업에선 이처럼 전쟁 같은 일이 올해도 끊이질 않고 반복되고 있다. 이와 관련, 충남노동인권센터에서 일하는 장경희 씨가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 

가히 '함정수사'라고 할 만한 사건은 검찰과 경찰의 패배로 끝났다. 약 5~6개월 동안 금속노동조합 유성기업 아산지회와 그 조합원들을 사찰하며 노동자 4명을 체포·구속하려 했던 검경의 시도는 실패했다.

유성기업은 제2 노조를 설립한 후 과반수 지위 확보를 위해 관리자들을 대거 투입하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왔다. 그러나 제2 노조의 본질은 얼마 못 가 만천하에 드러났고, 연이어 금속노조로 돌아오려는 노동자들이 생겨났다. 

위기감을 느낀 유성기업 회장이 직접 나섰다. 현장을 돌며 제2 노조 소속 노동자들의 손을 잡고 격려하기도 하고, 금전적인 보상도 잊지 않았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2 노조의 노동자들이 금속노조로 대거 넘어오자 사측은 제2 노조가 과반수 지위를 뺏길 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그때부터였다. 금속노조 와해를 위한 기획이 또다시 시작됐다.

앞에서는 교섭, 뒤에선 칼 갈고 있었던 유성기업

금속지회의 조합원이 과반수를 훌쩍 넘기자 유성기업과 제2 노조는 개별교섭을 선택했다. 유성기업 사측의 야비한 선택이긴 했으나 어쩔 수 없이 금속지회는 교섭에 나섰다. 그리고 고용노동부가 중재했다던 노사정 교섭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 기간은 검찰이 유성기업 사측의 '노조 파괴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내리자 금속지회가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던 때다. 그리고 금속노조의 아산·영동 지회장들이 유성기업 사업주인 '유시영 구속'을 촉구하며 고공 농성에 돌입한 지 한참이 지나고 있던 시점이었다.

노동부까지 들러리로 세운 그 교섭 내내 함정을 파며 노조를 파괴할 궁리만 하고 있었던 유성기업 사측은 교섭을 결렬시키고 행동에 나섰다. 그게 최근 있었던 노동자 4명에 대한 체포·구속 기획이었다. 이번에 그들을 구속하는 데 성공했다면, 뒤를 이을 추가 구속과 현장탄압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 관련 기사 보기 : "유성기업 노조, 전기충격기로 금속노조원 집단 폭행")

"금속지회 곧 깨질 것"…유성기업의 망상

유성기업 금속지회와 조합원들에 대한 자본의 탄압은 신속하고 끈질긴데, 그 진실이 밝혀지는 속도는 느리기만 하다. 그러기에 뻔히 알면서도 당하기 일쑤였다. 

유성기업 사측은 노조 파괴를 위해 안 해본 게 거의 없다. '돈'있는 자가 부패한 검찰과 경찰을 동원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쉽다. '노동자'를 '죽일 놈'이라고 여기며, 돈 앞에서 침 흘리는 컨설팅 업체도 수없이 많다. 돈으로 노동자들의 배신을 사고, 노동자들이 배신에 대한 죄책감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하면서 사람의 양심마저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그래서 얻은 유성기업 사측의 결론은 무엇인가? 그래서 금속지회가 무너졌는가? 그렇게 해서 금속지회가 흔들리기라도 하는가? 그렇게 해서 벌벌 떠는 조합원들이 있는가?

유성기업 사측은 두 눈이 벌겋게 되도록 노조 파괴에 몰두했던 지난 3년의 세월 동안, 자기가 한 짓의 결과가 무엇인지 보지 못하고 있다. 한때 투명 경영과 건실한 기업이라는 칭송받던 유성기업이 지금은 3대 경영 세습과 노조 파괴를 위해 온갖 폭력을 동원한 대한민국 1등 악독기업이 돼 있다. (☞ 관련 기사 보기 : 현대차보다 앞서던 이 중견 기업, 누가 망가뜨렸나)

유성기업 사측은 멈췄어도 벌써 멈췄어야 했다. 노조 파괴에 수백억을 썼다고 하지만, 그 돈이 아무리 아까웠어도 포기했어야 했다.

검찰과 경찰을 비롯한 부패한 국가 권력을 등에 업고 3년을 짓밟아도 깨지지 않은 민주노조다.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한 유성기업 금속지회 조합원들의 의지와 그들을 지지하는 이들의 끈질긴 연대를 유성기업 사측은 결코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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