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심재철)는 2일 국정조사의 첫 활동으로 실종자 가족들이 남아있는 진도 팽목항 현장을 방문키로 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반쪽 방문'이 됐다.
국조특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진도 팽목항을 방문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특위 활동에 앞서 이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이 출발 직전 갑자기 불참을 통보하면서 야당 의원들만 팽목항으로 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진도 범대본에 의원들의 선거 운동 일정 관계로 2일이 아니라 (지방선거가 끝난 후인) 5일에 가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지만, 원래대로 2일 가기로 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오늘 아침 문자로 일방적으로 연기 통보를 했다. 가족대책위 역시 (일정 변경을) 모르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심재철 위원장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풍랑이 거세 바지선이 다 빠져 있고 치료를 위해 일부 가족들도 빠져나간 상황이라 가족들이 다시 날을 받아서 오라고 했다"며 "(실종자 가족들이) 저희가 가는 것을 원치 않아서 가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새벽 12시 반쯤 현지에서 결정돼 연락이 왔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위원들에게 연락을 못하고 아침에 만나서 얘기하면 되리라 생각했다"면서 "특위 차원에서 가지 않기로 했는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그냥 가겠다고 해서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도 "일방적인 일정 변경"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일방적으로 일정이 변경됐다"면서 "일정이 5일로 변경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저희는 그런 걸 요청한 적도 없고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는데, 그런 얘기가 나와서 봤더니 진도군청에 있는 정부 측 범대본에서 저희 가족들에게 일정이 변경됐다(고 통보했다). 범대본에서 가족들에게 그렇게 연락을 받았다고 얘기를 했다는데, 저희 쪽에선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한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새누리당이 국정조사를 첫날부터 반쪽으로 만들었다. 이는 국정조사를 무력화하려는 뜻"이라며 "새누리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가족들이 먼저 5일로 미뤄달라고 했다고 주장하지만, 가족들이 먼저 요청한 게 아니라 새누리당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조특위의 팽목항 방문은 앞서 국회를 찾아 노숙 농성을 벌였던 유족 및 실종자 가족이 요청한 것으로, 여야는 지난달 29일 국정조사계획서를 채택하면서 이 같은 계획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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