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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착시? 보수층 소리없이 뭉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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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착시? 보수층 소리없이 뭉친다

[전망] '野 우세' 일색 여론조사, 기초선거는 '혈투' 예고

D-6. 6.4 지방선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막판 여론조사 추이에 정치권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9일부터 선거일까지 엿새 동안 여론조사 공표가 전면 금지되는 가운데, 승기는 일단 야권이 잡은 분위기다. '세월호 쇼크'가 정치권을 휩쓴 여파다.

특히 선거 전체 판을 가늠할 수도권 선거에서 야당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여야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가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를 큰 폭으로 따돌리고 있고, 여권이 우세를 보였던 경기지사의 경우 김진표 후보의 맹추격으로 초박빙 지역이 됐다. 인천 역시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가 앞서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최악의 경우 수도권 '빅3'를 모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그러나 섣불리 야권의 승리를 점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역단체장 선거를 중심으로 공표되는 여론조사의 '착시 효과'가 있는데다, 세월호 참사 후 늘어난 '숨은 표'의 막판 향방 역시 속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0년 야권이 '대승'을 거뒀던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만만치 않은 혈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野風', 기초선거도 '어게인 2010' 가능할까?

4년 전인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이른바 '빅3' 중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에서 모두 패했다. 그러나 당시 선거가 민주당의 '승리'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두 곳 모두 아슬아슬한 득표 차로 패한데다, 기초단체장을 민주당이 휩쓸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21곳에서, 경기지역 총 31개 시·군에선 19곳에서 이겼다. 인천 10개 자치구에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이 총 8곳에서 당선됐으며, 한나라당은 1곳에만 당선자를 내는 것에 그쳤다. 사실상 야권의 '완승'이었다.

▲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야권의 우위가 두드러진다. 수도권 기초선거에서도 야권이 '2010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연합뉴스

6.4 지방선거에서도 수도권의 '야권 바람'이 가능할까. 일단 '빅3'에서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대체적으론 야권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경향성'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낮은데다 별도의 여론조사가 공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판세를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인 기초선거가 오히려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을 듣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소속 정당의 광역단체장 후보의 경쟁력에 따라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시장으로 기호 1번을 찍을 경우, 비교적 관심이 덜한 구청장이나 구의원 역시 기호 1번을 찍는 '쏠림 투표'를 하게 된다는 얘기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경기도는 지역 자체가 광범위하고 농촌, 도시 등이 섞여 있어 투표 성향이 다양하지만, 서울의 경우 시장-구청장 선거의 '쏠림 현상'과 함께 어느 한쪽이 '원 사이드'로 이기는 경향이 강하다"며 "유권자들이 구민으로서의 정체성은 낮은 반면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은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역대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 당선자를 낸 정당이 구청장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1995년 열린 제1회 동시지방선거에서 전체 25곳 중 조순 시장이 속한 민주당이 23곳에서 승리했다. 2회 선거에선 고건 시장이 속한 새정치국민회의가 19곳에서 이겼고, 이명박 시장이 당선된 3회 선거에선 한나라당이 22개 자치구를 차지했다. 역시 한나라당 오세훈 시장이 당선된 4회 지방선거에선 전체 25개 자치구에 100% 한나라당 구청장이 당선되기도 했다.

유일한 예외가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였다. 한나라당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지만, 정작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는 야권이 싹쓸이하는 등 '여소야대' 서울시가 됐다. 당시 오 시장은 강남 3구의 압도적인 표를 받아 당선됐지만, 한명숙 후보와의 표차가 0.6%포인트에 불과한 '신승'이었기 때문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일종의 '정치 동면기'가 발생해 선거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든데다, 기초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광역의 '스타 정치인'과 기초 후보자가 동반되는 패키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본부장은 이런 '정치 동면' 현상으로 현역 단체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도권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여론에 민감하다는 점이다. 실제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세월호 이전과 이후의 판세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함께 새누리당 지지율, 새누리당 후보 지지율이 동반 추락했고, 대신 수도권 야권 후보들은 상승세를 탔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부 심판' 여론으로 야권이 일종의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결국 이런 특징을 종합해 보면, 민심이 세월호 사건으로 영향을 받은 상황에서 박원순 후보가 안정적인 우위를 이어간다면 그간 수도권 선거에서 나타났던 '쏠림 투표' 경향대로 구청장 선거 역시 야권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여론조사 착시 효과? 여권 '숨은 표' 주목해야

반면 수도권 기초선거에서 지난 2010년과 같은 야권의 '압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서울·인천시장 선거는 '우세'로, 경기지사 선거는 '접전'으로 평가하면서도 수도권 기초단체장 선거에 대해선 "상당히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본부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부분적으로 수도권 기초단체장 (여론조사를) 돌려봤더니, 기초 부분은 상당히 어렵다"면서 그 원인으로 △무공천 철회로 인한 늦은 공천과 준비 부족 △세월호 참사 여파로 인한 유권자의 관심 부족 등을 꼽았다.

그는 "언론에서 자주 다루는 광역선거는 시민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 올랐지만, 기초선거는 아직까지 정치적 관심이 덜하다"며 "대통령과 여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에 수도권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어려운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의원도 "여론조사에서 '모름·무응답'이 상당한데, 세월호 국면에서 '숨은 표'가 있다면 여야 중 어느 쪽이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콘크리트 지지층이 두터운 여권에서 막판 표 결집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서울의 경우 현역이 있는 곳들 중 '반타작'만 해도 선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새정치민주연합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우세 지역은 7~8곳, 열세 지역은 3곳, 나머지 14~15곳은 모두 '경합' 지역으로 보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25곳 중 21곳을 싹쓸이하고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현직 구청장이 17명이나 재출마한 것에 비하면 그리 낙관적이지 못한 수치다.

경기지역 역시 야권이 2010년 만큼의 기세를 잡았다고 보기 힘들다. 28일 현재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사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25개 시·군(전체 31개 시·군)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절반 이상이 오차범위 내의 초접전 양상이다. 특히 경기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 비율이 최대 39.9%에 이른다. 여도 야도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숨은 표'를 두려워하는 이유다.

세월호 이후 두터워진 부동층…숨은 표, 이번엔 누굴 울리나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런 '숨은 표'가 보수층의 표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부 책임론 분위기에 위축된 보수층이 '무당파'로 숨었고, 야권 지지층이 과다 대표되고 있다는 것이다.

윤희웅 센터장은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이 40% 넘게 나오는데 당 후보 지지율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여당 후보로 표 결집이 이뤄지지 않은 셈인데, 현재는 부동층으로 분류되지만 대부분 여권 성향의 표이기 때문에 이들의 지지가 야당 후보에게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와 정반대의 현상으로, 선거 전 터진 천안함 사건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크게 앞섰지만 실제 선거에선 이런 예측을 뒤집는 결과가 속출했다. 야권이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섣불리 수도권 승리를 확신했다가는, 2010년 한나라당이 그랬던 것 처럼 '쓴맛'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이런 '숨은 표심'과 여권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더 유의해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관계자는 "유권자들이 서울시장은 단순한 자치단체장 한 자리가 아니라 정권 심판에 견줄 만한 무게감이 있는 자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시장선거는 '세월호 표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소지가 있지만, 기초선거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역대 서울 구청장 선거를 보면, 강남 3구 같은 특정한 지역을 제외하고는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렸다"면서 "결국 어느 쪽이 더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남은 선거에 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로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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