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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간부 시신 강제 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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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간부 시신 강제 탈취

예고없이 병원 들이닥쳐 최루액 난사…노조 "19일 전면 파업"

지난 17일 숨진 채로 발견된 삼성전자서비스 하청 노동자 염호석(34·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분회장) 씨를 안치한 장례식장에 경찰 수백 명이 난입, 동료들의 강한 저지에도 시신을 빼가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관련 기사: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간부, 숨진 채로 발견)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경찰 250여 명은 18일 오후 6시 15분께 사전 예고 없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에 들이닥쳤다.
앞서 고인의 양친으로부터 '장례 절차 일체를 노조에 위임한다'는 위임장을 받았던 지회의 조합원 100여 명은 경찰의 난입을 '시체 침탈'로 인지, 격렬하게 대치했다.
현장에 있었던 복수의 지회 조합원들은 "경찰로부터 유족이 시신 인도를 요청했다는 설명을 전혀 듣지 못했다", "경찰 여러 명을 붙들고 왜 이러는 거냐고 물었지만 험한 욕만 들었을 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루액을 사용한 끝에 8시께 노조 조합원들의 저지를 뚫고 염 씨의 주검을 확보, 구급차에 실어 서울의료원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라두식 수석부지회장 등 조합원 18명을 비롯한 총 2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현재 주검은 고인이 살던 부산의 금정구 구서동 행림병원 장례식장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 들이닥친 경찰과 노조의 염호석 분회장의 시신을 지키려는 조합원들이 대치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조합장→가족장' 심경 변화, 왜?

노조와 부친은 전날 저녁 강릉에서, 모친은 이날 오전 서울의료원에서 장례 절차 위임장을 작성했으며 시신을 고인의 거주지인 부산 양산이 아닌 삼성 서울의료원에 안치했다.
이는 염 씨가 유서를 통해 "저 하나로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저의 시신을 발견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주십시오.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이 곳(강릉 정동진 인근 해안도로)에 뿌려주세요"라는 뜻을 남긴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고인의 부친이 당초 노동조합장으로 치르기로 했던 장례를 가족장으로 지내기로 마음을 바꿨고, 그 결과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또 노조는 이런 심경 변화의 배경에는 삼성전자 측의 개입이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 <프레시안>은 삼성전자 측에 수차례 확인을 시도했으나 전화 연결되지 않았다. 강남 경찰서 측은 "유족이 6시 15분께 금속노조가 시신 운구를 막고 있다며 112로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고인의 유서 뜻이 명확한 만큼 전면 파업을 계획대로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회 조합원 1000여 명은 오는 19일 오전 9시 부로 파업을 선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이고 노숙 농성에 들어간다.

유서 전문

[유서1] 삼성서비스지회 여러분께
저는 지금 정동진에 있습니다. 해가 뜨는 곳이기도 하죠.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우리 지회가 빛을 잃지 않고 내일도 뜨는 해처럼 이 싸움 꼭 승리하리라 생각해서입니다.
저를 친동생처럼 걱정해주고 아껴주신 부양지부(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여러분 또 전국의 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아무것도 아닌 제가 여러분 곁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기쁨이었습니다.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주십시오. 지회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이곳에 뿌려주세요.
마지막으로 저희 △△ 조합원의 아버지가 아직 병원에 계십니다. 병원비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협상이 완료되면 꼭 병원비 마련 부탁드립니다. 저는 언제나 여러분 곁에 있겠습니다. 승리의 그 날까지 투쟁!
양산분회 분회장.
[유서2] 아버지, 어머니께
두 분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적는 편지라 죄송합니다. 항상 아버지, 어머니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는데 평생 속만 썩이고 또 이렇게 두 분 가슴에 못을 박습니다.
아버지 아들 어려운 결정을 내리지만 결코 나쁜 행동은 아닙니다. 저의 희생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이 더 좋아진다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면 이 선택이 맞다 생각합니다. 아들 전화 한 통 없이 이렇게 글만 남겨 죄송해요.
그리고 부탁이 있습니다. 제가 속한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그때 장례를 치러 주세요. 그리고 저의 유해는 남김없이 해가 뜨는 이곳 정동진에 뿌려주세요. 죄송해요 아버지 어머니.
○○○에게도 미안하다 전해주세요. 편지도 전해주시구요.
두 분을 사랑하는 아들 석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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