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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공천', '과태료대납'…이번엔 '후보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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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공천', '과태료대납'…이번엔 '후보매수'

한나라 '총체적 해이', 재보선 '휘청'

4.25 재보선이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 온 가운데 이번에는 한나라당 소속 지방의회 선거 후보의 관계자가 상대 후보를 매수하려다 현장에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돈공천 파문'과 '과태료 대납의혹'에 이어 벌써 세 번째다.

선관위와 검찰은 24일 경남 거창군 지방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후보에게 후보사퇴를 요구하며 5000만 원을 건네려던 한나라당 소속 강 모 후보의 친인척인 이 모 씨와 하 모 씨 등 2명을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 낮 거창읍 모 제과점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돈을 건네려다 미리 제보를 받고 현장에서 잠복하고 있던 선관위와 검찰 관계자들에게 덜미를 잡혔다.

검찰은 이들의 차량 속에서 현금 5000만 원을 증거물로 압수했으며 현재 해당 후보자와 관련 여부 및 자금의 출처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사퇴할 수 없으니 더 이상 돈 이야기를 꺼내지 말라"는 무소속 후보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계속 연락을 취하면서 사퇴를 요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세균 "한나라 선거부정, 대검 중수부가 수사해야"

열린우리당은 이번 기회에 한나라당의 '부패 정당' 이미지를 뚜렷이 각인시켜 4.25 재보선에서 판세를 뒤집어보자는 태세다. 우리당은 24일 오전 정세균 의장을 비롯해 장영달 원내대표, 김영춘, 홍재형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도 열었다.

정세균 의장은 후보매수 사건을 비롯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지역구 사무국장이 당원 등의 선거법 위반 과태료를 대납한 사건 등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당 대표는 공공연히 관권선거를 획책하고, 공천 관련자들은 공천헌금을 수수하고, 후보들은 돈으로 경쟁 후보를 매수하며 선거 후 불법이 탄로나면 벌금까지 대납해 준다"며 "한 마디로 총체적인 부패구조의 전형"이라고 신랄하게 비난했다.

정 의장은 "이번 사건은 국기를 뒤흔드는 사건이고 사건의 핵심관계자가 원내 제1당의 대표 사무국장으로 되어 있는데 지검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룰 수 있겠느냐"며 "대검 중수부 차원에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이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기자회견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련의 선거부정 행태로 봐선 한나라당이 자주 해 왔던 돈봉투 살포도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그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감시 감독해야 한다는 것을 사정당국에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한 "박근혜, 이명박 씨는 이번 선거를 대선 전초전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오직 자기 세 불리기 식의 활동이 이러한 불법탈법선거를 부채질했다"면서 "박근혜, 이명박 씨 또한 일련의 불법 탈법선거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우리당은 선병렬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한나라당 대구서구 선거법위반 과태료 대납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23일 '과태료 대납에 강 대표의 측근과 사촌이 연루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강재섭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공론화에 주력했다.

한나라, 속수무책

한편 한나라당은 집안 단속에도 이어지는 각종 공천 및 금품관련 악재에 적잖이 당혹스런 분위기다.

가뜩이나 연말 대선의 가늠자인 대전서을 국회의원 선거 판세가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고, 6곳의 기초단체장 선거구 중 3곳 가량이 무소속 후보와 경합양상인 가운데 선거 막판 터진 악재까지 겹쳐 속수무책이다.

게다가 전날 당 윤리위가 돈공천 파문과 관련자 3인을 징계조치 했음에도 불구하고 강재섭 대표 지역구에서 과태료 대납 사건이 터지는가 하면, 거창에서 후보 매수 사건이 발생하자 아예 말문을 닫았다.

이날 오전 국회 대책회의 공개회의에서도 지도부는 일체 이와 관련된 말을 꺼내지 않았다. 대변인단도 침묵했다. 다만 전재희 정책위 의장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한두 건도 아니고 여러 건이 매일 터지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집권해서 부패한다면, 집권을 오히려 안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유기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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