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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루에 오른 청도 삼평리 할머니들···"철탑 이고는 못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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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루에 오른 청도 삼평리 할머니들···"철탑 이고는 못산다"

[언론네트워크] '송전탑 반대' 고공농성 일주일

"일흔살 넘게 살며 망루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송전탑 막으려 아픈 다리로 망루에 오르면 겁나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철탑을 머리에 이고는 못산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가. 한전은 대답 좀 해봐라"

김선자(75·경북 청도 삼평1리) 할머니는 22일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건설지사 앞 철문 앞에서 이같이 말하며 '송전탑 공사 반대'를 주장했다. 벌써 일주일째 5m 높이 망루에 올라 송전탑 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김 할머니는 봄철 농사일도 제쳐두고 다른 삼평리 주민들과 함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김 할머니는 특히 "철탑을 땅속에 묻던지(지중화 공사) 아예 짓지 말든지 결판을 내달라"며 "한전이 끝까지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면 앞으로는 망루에서 내려와 공사장에 흙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들어가 싸울 것이다. 4년을 싸워왔는데 이제 멈출 수 없다. 끝까지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청도 삼평리 주민들의 '송전탑 반대' 망루 고공농성이 지난 16일부터 일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지역 시민단체가 '공동투쟁'을 선언하고 삼평리 주민들의 고공농성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운동연대'와 '대구여성노동자회' 등 18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대구민중과함께>는 22일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건설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평리 주민의 '송전탑 반대' 운동에 합류해 공동투쟁을 벌인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대구·경북지역본부도 이날 송전탑 반대 운동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삼평리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등 모두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와 한전은 무리한 공사로 삼평리 주민들을 고통에 빠뜨렸다"면서 "송전탑 공사 원인이 대구에 있는 만큼 우리 단체들은 오늘부터 삼평리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전탑 건설을 중단하고 지중화 공사를 시행하라"면서 "만약 계속해서 평화로운 지역공동체를 도탄에 빠뜨리는 원전 에너지정책을 고수한다면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앞으로 고공농성장에 이들 단체 활동가들이 주야교대로 참여하고, 공사장 앞에 설치된 천막농성장에도 지지 방문할 예정이며, 주민들이 주최하는 기자회견과 집회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삼평리 주민들은 지난 2011년부터 4년째 송전탑 공사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전이 신고리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대구지역으로 송전하기 위해 경남과 경북에 765kV, 345kV 전압송전선로 연결 공사를 발표하면서, 삼평리에는 22~24호기 등 모두 3개의 철탑을 건설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미 한전은 22·24호 송전탑 2기 공사는 마쳤고 마지막 남은 1기인 23호기 송전탑 공사는 1년 7개월째 중단한 상태다. 이후 주민들은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 23호 공사장 앞에 천막 농성을 설치했으며 지난 16일에는 공사장 진입로에 망루를 지어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망루 위 텐트에서 농성 중인 주민들(2014.4.16) ⓒ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

서창호 대구민중과함께 집행위원장은 "정부는 국민 안전을 담보로 원전 에너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주민이 반대하는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지 말라"고 했다. 백창욱 청도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디데이를 정해 공권력과 용역직원을 동원해 또다시 폭력적인 공사를 강행한다면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순박한 시골 주민들의 삶을 파탄 낸 한전의 송전탑 공사를 함께 막겠다"고 했다.

반면, 윤태호 한전 대경건설지사 차장은 "현실적으로 지중화는 힘들다. 불가 결정이 났기 때문에 재검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또 "시민단체를 빼고 주민과 직접 대화하기 원한다"면서 "문제 당사자가 서로 만나 얘기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는 공사 재개 계획이 없으니 차근히 대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 한전은 지난 4월 초 "대구지방법원이 삼평리 송전탑 공사현장에 대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과 시민단체 활동가가 공사를 방해했다"면서 삼평리 주민 5명과 시민단체 활동가 1명 등 모두 6명을 상대로 총액 240만 원의 이행강제금 청구소송을 냈다.

앞서 지난해 11월 대구지법은 한전 대경개발지사가 청도 송전탑 반대 주민 17명과 시민단체 활동가 6명 등 모두 23명을 상대로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것에 대해 "공사에 동원되는 차량, 중기, 인부 등의 교통로를 막는 것과 철탑부지 또는 철탑부지로 가기 위한 진입로, 작업장에 출입하는 것 모두 공사방해행위"라며 "공사 방해 행위 시 1명당 1일 20만 원을 지급하라"고 지난 2월 판결했다.

평화뉴스=프레시안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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