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의 승부처 중 한 곳으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경선을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예비 후보들의 '룰 전쟁'이 가열되고 있다. 당내 경선에 적용된 규칙을 놓고 각자의 손익계산서에 따라 '중대 결심'을 언급하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논란은 당 지도부가 지난 4일 새누리당 지지자들도 경선 여론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경선 규칙을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설문 문항 중 지지 정당을 묻는 질문을 삭제해, 여당 지지층도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를 선출할 수 있게 열어둔 것이다.
이에 경선 후보 중 한 명인 원혜영 의원이 곧바로 성명을 내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 9일엔 김상곤 전 교육감 역시 '역선택'을 문제 삼아 경선 규칙 재검토를 주장했다. (☞관련 기사 : 김상곤 "역선택 방지책 없으면 중대 결심")
두 후보는 당의 공직 후보자 선출을 여당 지지층에게 묻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꼴"(김상곤 전 교육감)이란 입장이다. 두 후보는 새누리당 지지층까지 여론조사에 참여할 경우 김진표 의원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김 전 교육감이 "비상식적인 여론조사 방식이 결정되면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며 당 지도부를 압박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최고위원회에서 이 같은 주장을 수용, 새누리당 지지자를 여론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룰 번복'에 김진표 반발…"요구 수용 안 된다면 경선 불참여" 배수진
그러자 이번엔 또 다른 예비 후보인 김진표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중에 갑자기 룰을 바꾸는 법이 세상 어디에 있느냐"면서 "특정 선수의 유불리에 따라 (경선 규칙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김상곤 전 교육감을 직접 겨냥했다.
김상곤, 원혜영 두 후보가 제기한 '역선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경기도 유권자 950만 명 중 단 2000명 만을 표본으로 하는 조사에선 확률적으로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김 의원 측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여론조사는 가능한 본선과 똑같은 조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확률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의 역선택을 우려해 특정 정당 지지자를 배제하자는 논리는 중도성향의 부동층과 무당파를 흡수할 수 있는 표의 확정성이 가장 큰 후보를 배제해는 억지 논리"라고 반박했다.
'경선 불참여' 배수진도 쳤다. 지금이라도 뒤바뀐 경선 규칙을 바로잡거나, 여론조사에서 연령별 투표율 보정을 해달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마지노선으로 여론조사에 연령별 투표율 보정을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며 "만약 제 요구가 13일 오전까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선 불참여'가 무소속 출마를 의미하느냐는 질문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원혜영 의원은 "개인의 유불리를 내려놓고 지방선거의 의미를 대승적으로 받아들이자"고 주문했다. 원 의원은 김진표 의원의 '조건부 불참' 통보에 "'중대 결심', '조건부 불참' 운운하는 겁박과 위협으로 당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후보는 경선에서 이기려는 자세 뿐 아니라 애당심을 가져야 한다"고 김 의원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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