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얼음 바다가 있어 생명체의 존재가 유력시되는 목성의 달 '유로파'에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첫 전용 탐사선을 보내는 계획을 추진한다.
AP통신과 과학기술 매체 와이어드는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의 '2015년도 나사 예산안'에 유로파 무인 탐사 계획이 포함됐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엘리자베스 로빈슨 나사 총책임자(CFO)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2020년대 중반에 무인 탐사선을 발사할 수도 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유로파는 60여개 목성 위성 중 하나로 지구의 달보다 조금 작은 규모다.
유로파의 표면은 얼음으로 덮여 있고 이 아래에 지구의 물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큰 바다가 있어 어류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학계 일각에서는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낮은 화성에만 탐사 예산을 쏟아붇지 말고 유로파 등 다른 곳으로 초점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과거 여러 대의 나사 탐사선이 유로파를 지나갔지만 이 위성을 전문적으로 조사한 사례는 지금껏 없었다.
그러나 약 20억달러(2조1천383억원)에 달할 유로파 탐사 예산은 아직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해 난관이 작지 않다. 와이어드는 최근 수년간 나사, 백악관, 의회가 유로파 탐사를 둘러싸고 알력을 거듭했다면서 실제 예산이 통과되려면 시민사회의 지지 캠페인이 필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로파에서는 작년 말 남극 얼음을 뚫고 200㎞ 높이의 거대 수증기 기둥이 치솟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탐사선이 유로파에 착륙하지 않고 이 수증기 기둥을 뚫고 비행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바닷물 성분을 분석해 생명체 유무를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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