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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나는 대통령 하고 싶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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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나는 대통령 하고 싶지 않았는데…"

노 대통령 탈당의 변 "나를 공격하면 대응할 것"

지난 2003년 11월 11일 창당된 열린우리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의사 피력으로 3년 3개월 여 만에 여당 지위를 상실하게 됐다.

노 대통령은 22일 여당 지도부와 '최후의 만찬'에서 "당적을 정리할 땐 하더라도 아직 당원신분인 만큼 당원들에게 한번쯤 심경을 편지형식으로라도 전하는 게 좋지 않겠냐 그래서 그런 절차를 거친 이후에 이달 안으로 당적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 탈당 이후 두 번의 여당 탈당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 노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비감한 심경의 일단을 드러내면서도 "비록 당적을 정리하지만 언론의 페이스로 날 공격하는 것은 대응하겠다"며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라며 정국의 주도권을 놓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또한 당 복귀 의사를 밝힌 한명숙 총리는 3월 6일 임시국회 종료에 맞춰 총리직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만찬 이후 청와대와 국회에서 각각 브리핑을 진행한 윤 수석과 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회동은 대체로 가라앉은 비감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 총리는 내가 갖지 못한 장점을 가진 최고의 총리였다"

이날 만찬에 배석했던 청와대 대변인 윤승용 홍보수석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당적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현재 정치구도의 문제에 대해 여러 번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탈당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꺼내기 전 과거 통추 시절부터 그 이후 민주당과 합당 과정,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 정몽준 의원과 후보단일화 및 파기 과정 등등을 회고했다.

노 대통령은 "당에서 공식적으로 당적 정리를 요구한 적은 없지만 일부라도 나를 부담으로 느끼면 그것도 갈등 소지가 되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당과 나 사이에도 갈등 소지가 있는 것이라 정리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만 당이 순항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전당대회를 무사히 마치기를 기다렸다는 말이다. 노 대통령은 "탈당 보다는 당적 정리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며 "사실 임기 말에 과거처럼 당에서 밀려나는 대통령 하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나쁜 선례를 끊지 못하고 4번째 당적 정리하는 대통령이 된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수용한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대통령이 그간의 고심함을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당 출신 총리의 역할을 충분하게 못한 것 같아 자책감이 든다. 혼자 힘겹게 버티는 모습에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도 "한 총리께서는 최상의 총리였다"며 "내가 못 가진 장점도 많고 빠르고 정확히 많은 일을 처리했다"고 덕담했다.
▲ 22일 '최후의 만찬장'에 입장하고 있는 노 대통령과 우리당 지도부ⓒ연합뉴스

정세균 "여당도 아니고 1당도 아니지만 사명감은 있다"

비장하기는 우리당 지도부도 마찬가지였다. 정세균 당 의장은 "비감한 생각이 든다"며 "대통령의 당적정리에 이런저런 생각이 있으나 대통령의 결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앞으로 이런 정치문화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당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의장은 "대통령이 우리당의 당적을 갖고 계시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는 참여정부의 성공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이제 여당도 아니고 원내 1당도 아닌 우리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만찬 후 브리핑에서 최 대변인도 "그동안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말을 누차 해왔는데 여당으로서의 기득권을 놓게 된 것"이라며 "여당으로서의 지위가 없어졌기에 훨씬 어려운 상황이 됐지만 국정에 대한 책임은 없어진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협의 없이 한미FTA 결정해 미안하다"

한편 노 대통령은 "우리당이 정책으로서 창당의 정체성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한다"고 회고하면서도 "다만 한미FTA문제는 (당과) 충분한 협의를 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당과 논의 후 (협상을)결정했어야 하는데 행정을 하다보면 결단의 방식을 선호하는 분위기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대통령이 자유로운 몸이 됐으니 쉬었다 가는 것도 좋지 않겠냐'며 한 의원이 우회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지 마라'고 충고했지만 "비록 당적을 정리하지만 언론의 페이스로 날 공격하는 것은 대응하겠다.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며 결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다른 참석자가 이상수, 박홍수 등 당적을 보유한 장관들의 거취를 묻자 노 대통령은 "(총리가 나가는데)장관까지야 내놓을 필요가 있겠냐"며 "그냥 넘어갑시다"라고 답했다.

이날 만찬에서 유시민 장관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윤 수석은 "개헌논의나 '몸은 떠나지만 잘해보자, 당이 도와달라'같은 인사말은 없었냐"는 질문에 "없었다"고만 답했다.

"통합신당 합류가능성? 뛰어난 상상력이다"

이날 '최후의 만찬'에 이은 노 대통령의 '최후 편지'는 다음 주 초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편지에서는 노 대통령의 심경이 좀 더 가감없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혹시 우리당이 추진하는 통합신당에 노 대통령이 합류할 가능성이 없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그런 내용에 관한 말씀은 없었다"면서도 "논리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뛰어난 상상력이다"고 일축했다.

최 대변인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탈당 이후에 대해 "행정복합도시, 혁신도시를 미래지향적 도시로 만들고 싶다"며 "지하공간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입체적인 도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건설 수요에 대해 과투자되어 왔다"며 "(건설수요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 (건설수요는) 늘리고 줄이는 조절이 가능한 만큼 과투자를 적절하게 컨트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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