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저녁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미터 경기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월드컵 랭킹 21위인 중국의 장홍이 쟁쟁한 톱랭커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주종목은 아니었지만 메달 획득을 기대했던 이상화 선수는 불운까지 겹쳐 12위에 그치고 말았다.
기록 순으로 조편성을 하는 특성상 전반부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선수들은 메달권에서 먼 것이 사실. 그러나 7조에 편성된 장홍은 1분14초02를 기록하며 앞서 레이스를 펼친 선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1위에 랭크됐다.
얼음을 정비한 뒤 후반부 조의 레이스가 계속됐지만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장홍의 기록을 넘지 못 하면서 2,3위 순위만 계속 바뀌면서 경기가 종료됐다. 여자 3000미터에서 금메달을 땄던 네덜란드의 이레인 뷔스트가 1분14초69로 은메달, 여자 500미터에서 동메달을 땄던 네덜란드의 마르곳 부르가 1분14초90으로 두 번째 동메달을 땄다.
1000미터 월드컵 랭킹 톱 랭커들은 모두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랭킹 1~5위인 헤더 리차드슨(미국, 7위), 브리타니 보(미국, 8위),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 4위), 로터 판베이크(네덜란드, 5위), 이상화(한국, 12위)는 모두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주종목인 500미터 경기에서 이미 금메달을 획득한 이상화는 네덜란드의 로터 판베이크와 함께 마지막인 18조에 편성돼 레이스를 펼쳤다. "1000미터는 보너스 레이스"라고 할 정도로 이상화의 주종목은 아니었지만 깜짝 메달을 기대할 수도 있었다.
출발 총성이 울리자마자 시작된 이상화의 폭발적인 스타트에 기대는 한 층 더 커졌다. 초반 200미터는 17초63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던 장홍보다 0.31초 빠르게 통과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스피드가 떨어져 결국은 1분15초94를 기록하며 12위에 랭크됐다.
특히 레이스 중반 교차지점에서 같은 조의 판베이크와 겹쳐 주춤 했던 장면이 아쉬웠다. 이상화는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를 진입하는 과정에서 판베이크를 피하려 왼발을 뻗지 못하는 바람에 속도가 줄어 손해를 봤다. 이상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 선수와 엉킬 뻔 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제 갈 길을 갔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500미터에 많은 힘을 쏟았기 때문에 몸 상태가 500미터 경기 전 만큼은 아니었다"면서도 "1000미터는 500미터보다 긴장을 덜 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조이어서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선수는 이상화 외에 김현영이 1분18초10으로 28위, 박승주는 1분18초94로 31위, 이보라는 1분57초49로 35위에 랭크됐다. 이보라는 레이스 도중 넘어졌으나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완주했다.
13일 여자 1000미터 경기를 통해 스피드스케이팅 총 12개의 금메달 중 6개의 메달 주인공이 결정됐다. 4개는 네덜란드 선수들이 가져갔고, 나머지 2개를 이상화와 중국의 장홍이 나눠가졌다.
앞으로 남은 종목은 남녀 1500미터, 남자 1만 미터, 여자 5000미터, 남녀 단체추발이다. 남자 1500미터에는 김철민, 주형준, 여자 1500미터에는 김보금, 노선영, 양신영, 남자 1만 미터에는 이승훈, 여자 5000미터에는 김보름이 출전한다. 남자 단체추발에는 김철민, 이승훈, 주형준, 여자 단체추발에는 김보금, 노선영, 양신영이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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