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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 이러다 '1인 정당'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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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철수 신당, 이러다 '1인 정당' 될라

호남-부산-수도권 공 들이기, 성과 있을까?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윤곽이 구체화되면서 오는 6.4 지방선거는 3자 구도가 불가피해졌다. 특히 안 의원이 이른바 '두 번 양보론'을 내세워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나서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정치권 재편의 무대가 될지 주목된다.

 

구도의 측면에서 이번 선거의 핵심은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이다. 그러나 문제는 '인물'. 3월 창당에 못을 박았지만, 전국단위 선거를 앞두고 신당의 참신함을 뒷받침할만한 인물 영입에 난항을 겪고 있는 탓이다. 자칫 안철수 '1인 정당'의 한계를 벗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호남서 "묻지마 투표 종식" 외쳤지만…'인물 경쟁력'이 숙제 

 

안 의원의 창당 준비 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가 가장 주력하는 승부처는 호남과 부산, 수도권 3곳이다. 호남에선 '민주당 기득권 세력 심판론'을 내세우고, 안 의원의 고향인 부산과 수도권의 경우 비교적 젊은층이 많다는 점에서 선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그러나 상황은 세 곳 모두 간단치 않다. 일단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에선 "묻지마 투표 종식"(안철수 의원, 5일 전북 방문 자리에서)을 외치며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민주당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새정추의 '호남 약진'이 분위기의 압도로 이어지지 못하는 까닭은 인물이다. 신당의 광주시장 후보엔 윤장현 새정추 공동위원장, 전남지사엔 김효석 공동위원장과 이석형 전 전남 함평군수의 출마가 점쳐진다. 전북지사 후보론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광주를 제외하곤 인물 경쟁력 면에선 민주당보다 뒤쳐진다는 평이 많다. 최근 광주전남언론인포럼 7개사가 리서치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전체 후보를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 신당 쪽 인사들은 민주당 후보들에 한참 뒤지는 3~4위를 기록했다. 후보 이름을 거명하지 않은 채 각 정당의 후보 확정 시 지지 여부를 물었을 때는 민주당과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신당' 자체에 대한 여론의 기대치를 제외하면 인물 경쟁력은 민주당보다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안 의원은 4일 전북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새 판 짜기"를 강조하며 "새로운 정당은 단 한 명이라도 제대로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다. 양만 중시해서 기존 정당을 답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호남 지역에서 신당이 "창당 멤버로 민주당 소속 광역의원 20여 명을 빼가려는 서명을 받았다"(6일 민주당 박지원 의원)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부산, 野風 진원지 가능할까?  

 

부산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안철수 의원 측은 차기 부산시장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수 차례 '러브 콜'을 보냈으나, 오 전 장관은 '통 큰 연대'를 주장하며 신당에 합류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오 전 장관이 당분간 독자노선을 지키며 새누리당 지지층까지 아우르는 연대 전략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여 "선거만을 위한 연대는 하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은 안철수 의원 측의 고민은 더욱 커지게 됐다.

 

오 전 장관 쪽은 2010년 경남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김두관 전 지사와 2011년 서울시장 보선에서 당선된 박원순 시장 사례와 같은 '무소속 시민 후보 모델'을 지향하고 있지만,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의 깃발을 치켜든 상황에서 이 역시 녹록지 않다. 우선 안 의원이 '선거 연대'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데다, 민주당 역시 '박원순 모델'에는 회의적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2011년과 서울시장 보선과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당시는 시민 후보와 민주당 후보의 경선이 있었지만, 신당이 창당되는 이상 '당 대 당'의 시민 후보 추대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그러나 부산에서 야권 단일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막판 연대가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도권 중 서울·경기에선 각각 한 곳 씩 양보하고, 호남에선 경쟁하되 부산에선 단일화하는 이른바 '빅딜론'이다. 그러나 새정추로서는 이 역시 오거돈 전 장관의 신당 참여가 확정돼야 의미 있는 성과가 된다.

 

수도권 인물난도 고민…'안철수 출마설' 나온 이유

 

역대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이자 전체 선거의 승패를 가늠할 수도권의 경우 안 의원 측이 특히 공을 들이는 지역이다.

 

하지만 서울과 인천에서 민주당 소속 박원순, 송영길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새누리당 후보들까지 앞서고 있는데다, 이들을 추월할 경쟁력을 가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안 의원 쪽 고민이다. 박원순 시장의 경우 설 연휴 직전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은 물론 신당 후보까지 더한 3자 대결에서도 40% 이상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새정추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설'까지 흘러나온 것 역시 이런 인물난을 반영한다.

 

그나마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곳이 김문수 지사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경기도인데, 안 의원 쪽은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을 '영입 1순위'로 꼽고 있지만 김 교육감 쪽이 수 차례 거부했다.

 

安신당 인물 흡입력, 거품? 

 

신당 창당이 구체화되면 야권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신당의 '인물 흡입력'이 크지 않은 탓에 확장성의 한계가 지적된다.

 

새정추 쪽은 기존 정치권 인사들에게도 신당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안 의원은 5일 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그동안 정치권에 있으면서 개혁 의지나 자질을 갖춰지만 당권파가 아니라는 이유로, 또는 줄을 잘못 섰다는 이유만으로 배척되신 분들도 새 정치의 좋은 자원이 될 것"이라며 호남 정계를 향한 노골적인 '러브 콜'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호남 지역을 제외하곤 눈에 띄는 인물 영입이 사실상 전무했고, 민주당의 이탈도 저조한 편이다.

 

안 의원이 영입에 공을 들인 여야 개혁 성향 모임 '6인회' 인사들 역시 이미 대선 때부터 안 의원을 도운 김성식 새정추 공동위원장을 제외하곤 모두 신당행(行)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6인회의 '맏형' 격인 김부겸 의원은 6일 "민주당으로 (대구시장 선거에) 나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쐐기를 박았고, 김영춘 의원도 민주당 당적으로 부산시장에 출마할 계획이다. 역시 신당 합류설이 나돌았던 새누리당 원희룡 전 의원의 경우 신당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히며 "현재의 모습을 보면 안철수 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정당"이라고 일침을 놨다.  

 

안철수 의원은 오는 11일 신당의 기틀이 될 '새정치 플랜'을 제시한 뒤 2월말이나 3월초께 지방선거 후보군 라인업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공격적으로 민주당 지지층을 빼앗아 오는데 주력할 전망이지만, 민주당의 '사수 전략'도 만만치 않아 여전히 막판 야권연대가 변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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