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프레시안 뷰>는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만의 차별화된 고급 칼럼지입니다. <프레시안 뷰>는 한 주간의 이슈를 정치/경제/남북관계·한반도/국제/생태 등 다섯 개 분야로 나눠 정리한 '주간 뉴스 일지'와 각 분야 전문 필진들의 칼럼을 담고 있습니다.
정치는 임경구 프레시안 정치 선임기자 및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가 번갈아 담당하며, 경제는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남북관계·한반도는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국제는 이승선 프레시안 국제 선임기자, 생태는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맡고 있습니다.
이 중 매주 한두 편의 칼럼을 공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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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둘째 주 미국 정계 최대 화제는 단연 '브리지 게이트(Bridge Gate)'죠. '다리 스캔들'이 났다는 말을 듣고서 혹시 '섹스 스캔들'을 연상할 수도 있겠지만, 진짜 '다리'에 얽힌 추문입니다. 다리 건설 과정에서 돈을 빼먹었다는 '리베이트' 사건인가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돈이 얽힌 문제가 아니라 '죄질'이 고약합니다. 만일 서울시장이 새누리당 소속인데, 한강다리 중에서도 가장 교통량이 많은 축에 속하면서 또 금융 중심지라는 여의도와 연결된 마포대교를 민주당 소속인 마포구청장을 골탕먹이기 위해 한 차선만 남기고 막아버렸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이 서울시장이 새누리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가장 유력한 정치인이기도 하다면 어떻겠습니까?
“정치적 의도로 교통체증 유발” 소송
바로 이런 일이 그대로 조지워싱턴 다리를 둘러싸고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9월 뉴욕 월가가 있는 맨해튼과 뉴저지의 자치구 포트리를 연결하는 허드슨 강의 조지워싱턴 다리에서 교통체증이 일어났습니다. 맨해튼 방향의 세 개의 차선 중 두 개를 교통점검을 한다면서 막아버린 것입니다.
허드슨 강에는 다리가 몇 개 없어서 조지워싱턴 다리는 교통량이 많습니다. 평소에도 골치 아픈 곳인데, 차선까지 막아놨으니 얼마나 답답했겠습니까. 실제로 구급차의 다리 통과가 쉽지 않아 구급차가 도착했을 때 응급환자가 사망한 사례도 발생했는데, 사망 원인이 일부러 일으킨 교통체증과 관계가 있느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또한 포트리 자치구가 속해 있는 뉴저지 주 버겐카운티 주민 6명은 지난 9일 뉴저지의 최대 도시 뉴어크 연방지방법원에 주지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현재 뉴저지 주지사는 공화당 차기 대권주자 중에서도 가장 유력하는 크리스 크리스티(51)입니다. 민주당의 '대세 후보'라는 힐리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1대 1 가상대결에서도 우위를 보일 정도입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제기한 소장을 보면 "지난해 크리스티 주지사가 정치적 의도로 유발한 교통체증 사건인 ‘브리지 게이트’ 때문에 일상생활과 재산권이 침해됐다"는 내용이 적시됐습니다.
여기서 '정치적 의도'가 뭘까요? 설마 주지사가 자치구장을 골탕먹이기 위해 다리를 막았을까요? 쉽게 이해가 가지 않고, 진짜 노린 상대방이 자치구장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일부러 다리를 막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브리지 게이트’로 불리는 겁니다.
당초 시민들이 항의를 할 때 크리스티 주지사는 "교통 점검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라는 공식적인 해명만으로 넘기려 했습니다. 그러나 크리스티 주지사의 핵심 참모와 항만공사 직원이 "포트리에 교통 문제를 일으킬 시간이 됐다"는 내용으로 주고받은 이메일이 폭로됐습니다.
당황한 크리스티 주지사는 즉각 "나는 전혀 모르던 사실이다"면서 이 사건 관련자인 부보좌관 브리짓 앤 켈리(40)를 해고하는 등 수습에 나섰습니다. 긴급 기자회견도 열고 두 시간 동안 ‘브리지 게이트’에 자신이 직접 연관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주민 1만 명 마을에 2억5000만 달러 지원?
그러나 포트리 자치구장 마크 소콜리치가 지난해 11월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크리스티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아 미움을 산 것이 알려지면서 크리스티의 결백을 믿기 어려워졌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소콜리치가 크리스티의 구애의 대상인 된 이유는 소콜리치가 민주당 내에서 소외되고 있는 처지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이면서 크리스티 주지사를 지지한 해리슨 타운 시장은 항만 관리 명목 등으로 무려 2억50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답니다. 해리슨 타운은 인구가 1만 명 조금 넘는 곳인데 말이죠. 유니언시티의 시장도 민주당 소속인데 크리스 주지사를 지지하자 관리할 항만도 없는데 항만 관리 명목으로 300만 달러를 받았다죠.
이처럼 크리스티 주지사가 자신의 지지자에게 '예산 퍼주기'를 해준 사례는 수두룩합니다. <뉴욕타임스>는 "보다 큰 도시들은 예산이 깎이고 있다"면서 "미국 정치판에서 '기브 앤드 테이크(give & take)'가 관행이라고 하지만, 크리스티 주지사는 특히 유난스럽다"고 꼬집었습니다.
크리스티 주지사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에게 보복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했다는 의혹은 그의 정치 경력에 최대의 시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에게도 '당근과 채찍'을 휘두르며 자신의 지지세로 모으려는 것은 대선을 위해 전국적인 지명도를 올리기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힐러리도 ‘살생부’ 작성 논란
그런데 2016년 대선을 향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쟁이 벌써 시작된 것일까요? 일찍부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에 대해 '흠집 내기'는 갈수록 가열될 모양입니다. 민주당의 '준비된 대선후보'라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정치보복 리스트'를 작성했었다는 폭로도 나왔습니다.
오는 2월 11일 출간 예정인
책에 따르면, 힐러리의 최측근 참모들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1점부터 7점까지 점수를 매겼는데요. 힐러리를 헌신적으로 도운 인사들에게는 1점이 부여되고 힐러리의 도움을 받고도 배신한 이들은 7점을 받는 식이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는 존 케리 국무장관이 '배신자 명단'의 맨 위를 차지한 사연이 흥미로운데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2004년 심장수술을 받고 회복 중임에도 대선에 출마한 케리를 위해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2008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 후보가 뉴햄프셔 경선에서 힐러리 후보에게 졌을 때 전격적으로 오바마 지지 선언을 해 미움을 샀다네요.
클레어 매카스킬 상원의원(미주리 주)도 지난 2006년 상원의원에 당선될 때 클린턴 부부가 헌신적으로 선거 지원을 해주었는데, 배신했다는 이유로 찍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작 보도가 나온 직후 '살생부'에 올랐다는 인사들은 케리 장관과 매카스킬 의원을 비롯해 앞다퉈 "살생부 운운하는 것은 유력한 대선후보를 흠집 내려는 시도일 뿐"이라면서 힐러리에 대한 찬사와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크리스티 주지사와 클린턴 전 장관은 1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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