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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 GM 구한 한국, 끝내 '팽' 당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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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 GM 구한 한국, 끝내 '팽' 당하나

[오민규의 인사이드 경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글로벌 GM의 전략

2008년 9월 14일,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다. 그 이전에도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상품을 다루던 금융 회사들이 무너진 적은 많았다. 하지만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였던 리먼브라더스 파산의 규모는 천문학적이었다. 리먼이 파산하던 날,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금융거래와 실물경제가 일순간 정지된 것처럼 느껴졌다.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갑자기 혈액순환이 막혀 심장이 멎은 것처럼.

물론 세계 경제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다. 미국의 금융 위기에 이어 중국의 실물경제 위기, 유럽의 재정 위기 등 곳곳에서 이상 징후를 보이긴 했지만, 여하튼 지금 이 순간까지 그럭저럭 세계 경제는 굴러가고 있다. 하지만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전과 이후의 상황은 많이 달랐다. 사람이 과로나 고혈압으로 쓰러지게 되면, 그 이후의 삶이 이전과 많이 달라지는 것처럼.

100년 기업 GM 덮친 파산 위기

금융 위기의 불은 일순간에 실물경제로 옮겨붙었다. 특히 경제의 부침에 빠르게 반응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위기는 미국의 자존심이라 할 '빅 3(GM, 포드, 크라이슬러)'를 집어삼켰다. 2009년 상반기에 GM과 크라이슬러가 파산 보호를 신청했고, 포드 혼자서만 가까스로 독자 생존할 수 있었다.

2008년 말에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는 보수 세력으로부터 '사회주의자'라는 비난을 들어가며 GM과 크라이슬러에 천문학적인 구제금융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 구제금융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대가로 제공되었다. GM은 미국의 47개 생산 공장 중 21개를 폐쇄하고 무려 2만8000명의 노동자를 해고했으며, 크라이슬러 역시 10여 개의 조립 공장 중 4개를 폐쇄해 2만1000명의 일자리를 빼앗았다.

그러나 이러한 '학살'만으로 파산 직전의 빅 3와 미국 자본주의를 구원할 수는 없었다. 크라이슬러는 이탈리아의 피아트 그룹에 매각해 책임을 넘겼지만, 100년 기업 GM까지 팔아치우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GM을 살리기 위해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차종이 필요했다.

여기에 딱 안성맞춤인 차종들을 'GM대우'(현재의 '한국GM')가 보유하고 있었다. 라세티, 마티즈, 젠트라. 실제로 이들 '소형차 3총사'는 GM을 파산 위기로부터 구원해내는 특급 소방수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다음과 같이 각각 새로운 이름을 붙여서. 쉐보레 크루즈(Cruze), 쉐보레 스파크(Spark), 쉐보레 아베오(Aveo).

▲ GM 쉐보레 크루즈. ⓒ쉐보레 웹 사이트

[소형차 3총사가 이끈 변화 1] 미국 소비 시장

2008년 9월 이전까지 GM은, 최소한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소형차 생산과 판매에 별 관심이 없었다. 부동산 거품이 유지되고 있을 때만 해도, 미국인들이 즐겨 찾는 차량은 SUV나 픽업트럭 종류였고, 승용차 중에서도 중대형차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위기는 이 판도를 바꿔놓았다. 호주머니에 돈이 부족해진 소비자들이 소형차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동일한 플랫폼(델타)에서 만들어진 쉐보레 코발트(Cobalt)와 크루즈를 비교해보면 된다. 두 차량 모두 미국에서는 로즈타운(Lordstown) 공장에서 만들어졌는데, 크루즈가 출시되면서 코발트는 생산이 중단되었다. 즉, 크루즈가 코발트 자리를 대체한 것이다.

코발트의 경우 2004년에 출시되어 2010년까지 생산되었는데, 7년 동안 총 101만 대를 판매해 연 평균 14만 대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 뒤를 이은 크루즈가 2011년 단숨에 23만2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게 된다. 올해엔 지난 10월까지 21만1000대를 팔아치워 연말까지 25만 대를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코발트 판매량의 2배에 가까운 수치이며, 크루즈는 미국에서 GM의 승용차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베오 역시 본래 미국에서는 '폰티악 G3'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던 차량으로, 그렇게 인기 있는 차종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차종 역시 2011년 하반기에 미국에서 출시된 후에, 작년 한 해 동안 8만1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다만 북미 시장에서 아베오는 '소닉(Sonic)'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동급 차종 중에서 가장 잘 팔리던 현대차 액센트의 6만1000대보다 2만 대를 앞선 것이다.

크루즈와 아베오에 이어 2011년에 스파크도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선을 보이게 된다. 사실 미국에서 이런 경차를 구경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100년 역사의 GM이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쉐보레' 마크를 달고 경차를 출시하다니! 그런데 올해 7월까지 스파크는 미국 시장에서 2만1000대 이상 팔렸다. 경쟁 차종인 '피아트 500'의 2만3000대 판매량보다 2000대 밀리는 수준이다.

게다가 미국 시장에서 스파크를 구매하는 소비자의 60%가량이 쉐보레 브랜드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다. 스파크 구매자의 1/4이 35세 미만의 젊은 층이다. 경차 부문에서 GM은 생산도 판매도 등한시해왔던 탓에, 미국 소비자들은 GM이 경차를 내놓았다는 사실 자체를 놀라워한 것이다.

스파크를 통해 GM은 쉐보레 브랜드의 다른 차량으로까지 구매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젊은 층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내친김에 GM은 영화 <트랜스포머(Transformer)>에도 깜찍한 캐릭터의 스파크를 등장시킨 바 있다. (<트랜스포머>에 등장하는 차량은 전부 GM의 차량들이다.)

[소형차 3총사가 이끈 변화 2] 미국에서 생산

GM이 이런 차들을 판매한다는 것도 놀랍지만, 미국에서 소형차를 생산한다는 것은 더 놀라운 일이었다. 소형차 3총사 중에서 스파크만 빼고 크루즈와 아베오(소닉) 모두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스파크는 현재 한국GM에서 생산되어 수출된 차량들이다.

크루즈는 오하이오의 로즈타운 공장에서, 아베오(소닉)는 미시건의 오리온타운쉽 공장에서. 2개 공장 모두 GM 파산 위기 때 공장 폐쇄 리스트에 들어 있었으나, 크루즈와 아베오 생산 물량을 받으면서 극적인 회생 절차를 밟은 경우에 해당한다.

물론 앞서 얘기한 것처럼 GM은 크루즈와 똑같은 델타 플랫폼 차량인 쉐보레 코발트를 생산한 바 있다. 하지만 이보다 작은 감마 플랫폼 차량인 아베오(소닉) 생산은 정말 새로운 것이었다. 하지만 2008년 9월 세계 경제 위기 이후 자동차 시장은 소형차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었다.

물론 소형차를 수입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여기에는 다른 문제가 있었다. 미국 정부로부터 막대한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미국에서 소형차를 생산한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받은 구제금융 지원금을 해외 생산에 쓴다면 여론의 지탄을 받을 것이 뻔했다.

여기서 GM이 선택한 차가 바로 아베오(소닉)이다. 생산지로는 폰티악을 만들던 오리온타운쉽 공장이 선택되었다. 생산 공장과 차종을 선택하고도 한참을 머뭇거려야 했다. GM이 미국에서 소형차를 만들어서 성공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베오보다 앞서 로즈타운 공장에 투입된 소형차 크루즈가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폐쇄되었던 오리온타운쉽 공장에 정리해고자들이 리콜(복직)되기 시작했고, 2011년 하반기에 아베오(소닉) 생산이 개시되었으며 크루즈와 마찬가지로 눈부신 판매량을 기록하게 된다.

크루즈와 아베오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에서 경차를 생산하는 것은 수지타산에 맞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직은 스파크를 한국에서 수입해오는 것이 싸게 먹힌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뤄진 변화도 놀라운데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 미국 GM의 한 공장. ⓒAP=연합뉴스

[소형차 3총사가 이끈 변화 3] GM의 글로벌 생산 체제

"자동차를 판매하는 곳에서 생산한다(We make cars where we sell)." 흔히들 GM의 글로벌 생산 전략을 '판매지 생산' 원칙, 또는 '현지 생산, 현지 판매' 원칙이라고 말한다. 언뜻 보기에는 당연한 말처럼 보인다. 아무래도 판매되는 지역에서 차를 생산하는 것이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그리 간단치는 않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스파크 같은 경차를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좋을지는 자본가들 내부에서도 논쟁거리이다. 게다가 아무리 단순 조립 업무라지만 각 나라와 대륙별로 고등교육의 수준과 기술 발전 정도에 따라 생산 차종의 품질에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된다. 아주 미세한 차이라 하더라도 결국엔 노동자의 손끝에서 품질이 결정되는 법이다.

판매지 생산 원칙의 대표적인 예외 사례가 바로 한국GM이다. 작년의 경우 한국GM은 완성차 78만 대, CKD(반조립 제품) 128만 대, 도합 206만 대의 차량 생산에 기여했다. 지난해 글로벌 GM의 판매량이 929만 대이니 이 중에서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한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GM 차량은 지난해 15만 대가 채 되지 않는다. 완성차 생산량만 놓고 봐도 20%가 내수용이고 80%를 수출한다. CKD 생산량을 포함하면 무려 93% 가까이를 해외 시장을 위해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판매지 생산' 원칙과는 완전히 딴판 아닌가?

그런데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중요한 이유가 바로 2008년 9월 이후 벌어진 세계적 수준의 경제 위기였다. 미국에서 GM이 강점을 갖고 있던 차종들이 경쟁력을 잃은 반면, 한국GM(당시 GM대우)이 가진 소형차가 각광받기 시작하자 한국GM의 생산 비중을 극적으로 높인 것이다.

물론 완성차만 놓고 보면 2006년부터 80만 대 안팎의 차를 생산했고, 2007년에는 무려 94만 대라는 기록적인 생산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극적인 변화는 CKD 생산에서 나타난다. 2005년에 50만 대 수준이던 것이 2008년에 2배로 껑충 뛰어 100만 대를 기록했으며 2011년에 125만 대에 이어 작년(2012년)에는 128만 대까지 높아지게 된다.

이는 크루즈, 아베오, 스파크 등의 소형차가 단순히 미국 시장에서만 재미를 본 것이 아니라 GM이 '글로벌 차량'으로 이들 3총사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대륙과 국가에서 이들 소형차 3총사를 출시한 것이다.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소형차 3총사를 한국GM에서 모조리 생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GM의 생산 능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도 벗어난다. 그래서 각 대륙의 주요 거점에서 이들 3총사를 생산할 수밖에 없었다.

아래 표는 크루즈, 아베오, 스파크를 생산하고 있는 나라 리스트이다. GM이 각 공장별 생산 차종을 친절하게 공개하고 있지는 않아서, 필자가 외신 보도와 GM 공식 웹사이트 및 보도자료 등을 통해 정리해본 것이다. 따라서 자료의 진실성 여부의 최종 책임은 필자에게 있다.


위 표에 열거된 국가들 중 미국 같은 곳은 이들 차량에 들어갈 부품 생산을 현지에서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지만, 베트남과 콜롬비아는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 같은 나라에서도 부품 현지화는 어려운 과제였다. 그래서 한국GM으로부터 CKD(반조립 제품) 형태로 부품을 수입한 후, 현지에서 최종 조립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소형차 생산에 강점을 갖고 있는 한국GM 노동력을 최대치로 활용해온 것이다.

물론 경제 위기 이전에도 한국GM은 내수보다 수출용 차량 생산 비중이 훨씬 높았다. 사실 그건 유럽을 겨냥한 포석이었다. 유럽 시장의 경우 미국과 달리 경차 및 소형차 판매가 활성화된 상태여서, 한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 유럽에 수출해온 것이다. 이러한 한국GM 활용 방식은 최근 GSUV(쉐보레 트랙스, 오펠 모카) 생산마저 유럽을 탈락시키고 한국GM을 선택한 배경이기도 했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부터 지금까지, GM의 글로벌 생산 체제 운영은 한국GM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다.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12개의 조립 공장 중 2개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소형차(크루즈, 아베오) 생산에 거의 전념하게 되었다.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쉐보레' 브랜드 차량 500만 대 중 무려 40%가 한국GM 노동자들의 손을 거쳐야 한다. (GM은 오펠, 복스홀, 홀덴, 뷰익, GMC, 캐딜락 등의 브랜드로 나머지 400여만 대를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딴소리?

딱 1년이 지났다. GM이 차세대 크루즈 생산을 한국에서 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지 말이다. 올해 한국GM 임금 교섭 중인 6월에는 차세대 아베오 역시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투의 얘기를 꺼내기도 했다. 한국에는 크루즈와 아베오 부분 변경 모델 정도 줄 테니 그것으로 만족하라는 말이다.

물론 협상 말미에 차세대 아베오를 한국에서 생산한다는 얘기를 하긴 했지만, 그동안 보인 모습을 볼 때 GM이 언제 또 말을 뒤집을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소형차 3총사 중에서 한국에서 생산이 확실시되는 차세대 모델은 스파크뿐이다.

이는 파산 위기의 GM을 구원해준 소형차들과 한국GM의 인연을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크루즈와 아베오 모델에 대한 개발 과정에서도 한국GM이 점차 배제되는 분위기이다. 이를테면 쉐보레 크루즈 개발엔 한국GM과 유럽의 오펠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그래서 한국 언론에는 "한국GM 주도로 개발된 크루즈"라고 나오고, 유럽 언론은 "오펠이 크루즈 개발 주도"라고 보도한다.

게다가 차세대 크루즈와 아베오는 철저하게 GM의 미국 본사가 개발 과정 전반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차량들은 본래 한국에서 개발된 것이고, 한국GM이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을 못 하도록 하겠다는 의도이다.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는 2010년 12월에 한국의 산업은행과 GM이 체결한 한국GM의 장기 발전 전망에 대한 합의서 때문이다. 당시 합의에 따르면 GM 본사와 한국GM(당시 GM대우) 양측이 공동 개발한 기술에 대해서는 GM 본사가 한국에서 철수하더라도 한국GM이 관련 기술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그러나 차세대 차량 개발에서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라, '양측이 공동 개발한 기술'이 도대체 무엇인지가 희미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쉐보레 크루즈에 대한 라이선스는 유럽 오펠이 갖고 있는 상황이며, 한국GM이 주장할 수 있는 기술적 권리는 스파크 정도에 국한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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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논리, 그때그때 달라요~

<로이터 통신>이나 <오토모티브 뉴스> 등 굵직한 해외 언론들은 '익명의 GM 관계자' 말을 빌려 GM이 한국GM의 생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줄일 것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익명의 관계자가 이유로 대는 말이 가관이다. "우리는 생산 기지로서 한국에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다."

아니, 한국GM의 생산 비중을 높이겠다는 결정은 글로벌 GM 당신들이 스스로 내린 것 아닌가! 누가 한국GM 의존도를 높이라고 떼를 쓰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파산 위기를 넘길 때에는 한국GM 역할론을 설파하더니, 이제 단물 다 빨아먹었으니 한국GM의 미래는 내 알 바 아니라는 투다.

2008년 9월 세계 경제 위기가 시작되었을 때 글로벌 GM은 파산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GM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그때에는 '판매지 생산' 원칙을 한 번도 거론한 적이 없다. 왜? 그 원칙을 적용했다간 다시는 살아날 수 없는 지옥행이 예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파산 위기를 탈출해 수익성을 되찾자마자 "한국GM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며 구조조정 위협을 시작했다.

'판매지 생산' 원칙? 그건 이제 와서 한국GM의 활용도를 낮추기 위해 동원된 명분에 불과하다. 글로벌 GM에 원칙이 있다면, 그건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고분고분한 노동자들을 고용'하여 '최대의 판매량이 나오는 시장'에서 차를 팔아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뿐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GM 노동자들이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국경을 넘어 GM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경제>는 앞으로도 글로벌 GM 자본의 전략을 파헤치고, 노동자들의 글로벌 연대의 가능성을 여러분과 함께 탐구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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