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 이상 벌어진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따라잡기 위해 캠프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 전 시장에 대한 공세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인은 자기 관리 철저해야"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열린 박 전 대표의 신년 인사회에서 축사에 나선 김용환 한나라당 상임고문은 "국민은 대통령 선거 본선에서 좌파에 의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 분명한 네거티브 캠페인에 당당하고 의연하게 대처해 반드시 승리를 이끌어 낼 지도자를 원하고 있다"며 "바로 박근혜 전 대표야말로 그런 능력을 갖춘 유일한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송광호 충북 도당위원장도 "자기 관리가 철저하지 못한 정치인은 절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국가의 리더가 모래판 장사씨름 하듯 '여자라서 힘 없고 남자라서 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기 의원은 1000원씩 모금하는 '박근혜 후원의 전화' 개통을 알리면서 "국회의원이 ARS로 모금할 수 있는 한계는 30만 건"이라며 "이 30만 건을 일주일 안에 달성하느냐, 한 달 안에 달성하느냐 따라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에 뒤쳐진 지지율을 의식한 서 의원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정권교체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 아니겠느냐"면서 "빠른 시일 안에 30만 통화를 달성해 약간 침체된 분위기를 확실하게 바꾸자"고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의 유석춘 본부장도 전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해 "시중에 떠돌고 있는 의심들에 대한 구체적 검증 작업에 들어가면 이 전 시장의 지지율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이러한 검증 과정 없이 무조건 인기가 많다고 대선 후보로 뽑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대처…나라의 중병 고치겠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신년 인사회에서 "국민에게 고통만 안겨준 무능한 좌파정권을 종식시키지 않고서는 어떤 희망도, 미래도 기약할 수 없다"면서 "대처 전 수상이 영국병을 치유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룩한 것처럼 대한민국의 중병을 반드시 고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 동안 우리는 개혁세력이라고 스스로 주장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나라를 망쳤고, 국민들에게 얼마나 엄청난 피해를 줬는지 잘 봤고 경험했다"며 "일부 귀족노조는 국민경제를 볼모로 불법 파업을 일삼고, 폭력 시위대의 죽봉 앞에 공권력이 떨고 있다. 나라가 이렇게 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는 "2004년 탄핵의 폭풍 속에서 당이 사느냐 죽느냐의 기로에 섰을 때 오직 나라와 당을 살리기 위해 나를 버리겠다는 각오로 나섰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갈림길에 선 이 위기상황에서 다시 나라를 위해 어려운 선택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12월19일을 향한 긴 마라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면서 "지키지 못할 약속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고 국민 앞에 한 번 맺은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재희 정책위 의장, 유승민, 김영선, 박세환, 김용갑, 김기춘 의원 등 현역의원 46명을 비롯해 당원과 지지자 10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명박, 신년하례 정치 계속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전 시장은 정면대응 보다는 전날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3일에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차례로 예방해 신년인사를 나누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갔다.
서울 신당동 자택에서 이 전 시장의 예방을 받은 김종필 전 총재는 "대승하기 바란다. 나라는 제 자리에 되돌려 놓아 달라"면서 "대통령이 되시거든 북한에 너무 퍼주지 말라. 그러면서 제2의 경제도약을 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자택 현관까지 직접 나와 이 전 시장을 맞은 김 전 총재는 "큰 복 많이 받아서 좀 나눠주시오. 5년 간 하실 일이 있다"며 "그 이상은 욕심을 내지 마시고 다음 정권에서 계승해 줬으면 하는 것은 승계하시고…"라고 말했다.
이회창 전 총재도 서울 서빙고동 자택에서 이 전 시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새해에는 바쁘시겠다. 몸과 마음을 바쳐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격려했고, 이 전 시장은 "나라가 너무 어지러우니까 원로 분들이 역할을 좀 하시긴 하셔야 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배석자 없이 약 50분간 진행된 이날 면담 이후 이 전 총재는 직접 이 전 시장을 현관 밖까지 배웅하며 "누옥(陋屋)을 찾아 불편하지 않으셨나"라고 말했고, 이 전 시장은 "누옥이라고 하시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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