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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에게만 팬클럽이? 전자책의 '엑소'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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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에게만 팬클럽이? 전자책의 '엑소'를 찾아라!

[전자출판의 미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울>의 성공 이후

전직 방송국 간부였던 평범한 가정주부가 <트와일라잇>(변용란‧윤정숙 옮김, 북폴리오 펴냄) 시리즈의 팬픽을 쓰기 시작했다. 혹은 선원으로 바다 위를 떠돌다가 정착한 서점 직원은 단편 SF 소설을 자투리 시간에 써내려갔다. 두 사람 모두 인터넷에 올린 소설이 거대 출판사와 할리우드 영화사에 차례로 판권이 팔리면서 가뿐하게 백만장자가 되었다. '엄마들의 포르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박은서 옮김, 시공사 펴냄)의 E. L. 제임스와 디스토피아 SF 소설 <울>(이수현 옮김, 시공사 펴냄)의 휴 하위 말이다.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E. L. 제임스 지음, 박은서 옮김, 시공사 펴냄). ⓒ시공사
한국에서도 두 소설은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2012년 8월 한국에 출간된 이래 시리즈 누적 판매량이 총 40만부를 넘어섰고, 전자책으로는 13만부를 넘었다. 2013년 9월 말 한국에 출판된 <울>은 'SF계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해외 평가를 등에 업고 판매에 박차를 가하며 종이책과 전자책 양쪽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궁금해졌다. 이 두 작품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일까 혹은 한국보다 훨씬 더 큰 해외 전자책 시장의 뭔가 다른 특징 때문에 성공이 가능했던 걸까. 혹은 로맨스나 SF라는 충실한 팬덤이 작동하는 장르소설 그룹이라는 독특한 성격 때문에 가능했던 예인 걸까. 아직까지 전체 책 시장에서 1~2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을 뿐인 한국 전자책 시장에서도 이같은 국내 인기작이 등장할 수 있을까. 한국의 장르소설 시장은 종이책과 또 다른 방향의 전자책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백만장자가 된 전자출판 작가들

E. L. 제임스는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팬픽션 사이트에서 '스노우퀸스 아이스드래곤'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그녀는 2009년부터 에드워드 컬렌과 벨라 스완이 사도마조히즘 로맨스를 펼치는 백만장자와 여대생으로 등장하는 팬픽 <세계의 지배자(Master of the Universe)>를 사이트에 올리기 시작했다. 곧 이 이야기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멀어지면서 성인 취향의 색채를 띠기 시작했고, E. L. 제임스는 결국 개인 사이트를 열어 그곳에 연재했다. 주인공 이름은 아나스타샤 스틸과 크리스천 그레이로 바뀌었고, 내용은 더한층 노골적인 BDSD(지배와 복종, 사도 마조히즘)으로 흘러갔다. 이 소설에는 열렬한 독자들의 총 3만7000개의 리뷰와 코멘트들이 달렸다.

이에 힘입은 제임스는 2011년 호주의 작은 출판사 라이터스 커피숍(The Writers' Coffee Shop)과 계약을 맺고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새롭게 출간했다. 선주문을 받아 만드는 페이퍼백 및 전자책 출판사였던 라이터스 커피숍(The Writers' Coffee Shop)은 주로 블로그와 서평 사이트의 입소문에 의존해서 홍보를 펼쳤는데, 기존의 팬들이 가세한 온라인 상의 엄청난 인기가 급속도로 확대됐다. 출판사는 전자책과 페이퍼백을 합쳐 25만부를 팔았지만 결국 이 엄청난 판매량을 감당하지 못했다.

이후부터는 아는 대로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2012년 랜덤하우스의 임프린트인 빈티지 북스와 새롭게 계약을 맺고 '전통적인' 전세계 책시장에 진출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미국에서만 3500만 부가 팔렸고 전세계적으로 7000만부 이상이 팔렸다. 2014년에는 다코타 존슨과 제이미 도넌 주연으로 영화화될 예정이다. 그리고 E. L. 제임스는 2012년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뽑은 '올해의 출판인'에 이름을 올렸다.

<울>의 경우도 이 못지않게 극적인 흥분으로 가득하다. 휴 하위는 2011년 7월 '울'이라는 제목의 단편을 전자책으로 출간했다. 단편 '울'은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Kindle Direct Publishing) 플랫폼을 통해 1달러짜리 전자책으로 발표됐고, 몇 개월 뒤 입소문만으로 아마존 킨들 1위에 올랐으며, 뒷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독자의 아우성에 힘입어 후속작을 쓰기 시작했다. 반년만에 총 5부로 구성된 장편 <울>이 완성됐다. <울> 전자책은 거의 50만 부 가량 팔려나갔다. 그러니까 일종의 연재소설처럼 각각의 '울' 이야기가 차례로 등장하며 자체의 배경과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확장시켰고, 독자들은 그 각각의 이야기를 짧은 시간에 독파할 수 있다는 걸 좋아했다.

▲ <울>(휴 하위 지음, 이수현 옮김, 시공사 펴냄). ⓒ시공사
하위는 사이먼&슈스터 출판사와 종이책 6권짜리 시리즈 계약을 맺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가 출판사와 전자책 계약을 거절했다는 사실이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휴 하위는 이미 아마존 전자책 인세로 한 달에 12만 달러를 받고 있는데, 왜 중간에 출판사가 끼어야 하는가? (아마존의 킨들 다이렉트 퍼블리싱 플랫폼은 작가에게 70퍼센트의 이윤을, 아마존의 강력한 라이벌인 코보(Kobo)의 경우 80퍼센트 이윤을 지급한다.) 그리고 마침내 <에일리언><블레이드 러너><프로메테우스>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울>의 영화화 판권을 사들였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와 <울>이 불러일으킨 자가출판, 더 정확하게는 독립적인 전자출판이 전통적인 '종이책' 출판계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여러 매체들에서 분석한 위의 두 책의 성공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짧고 저렴하거나, 전자책 뷰어로 짬짬이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는 장르소설이라는 특성이 전자책의 중요한 장점으로 꼽힌다. <울>의 경우 각 장 별로 나뉘어 쓰였기 때문에, '점심시간' 동안 한 편을 읽어낼 수 있다는 속도감이 큰 경쟁력이었다.

둘째, 각종 전자책 뷰어 기기와 태블릿PC의 보급, 그리고 SNS의 광범위한 인기가 전자책 판매에 큰 동력을 제공했다. 휴 하위는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SNS 상에서 뭔가 재미있는 것이 휙 튀어나오면, 그것은 곧 타오르는 불꽃이 된다. <강남 스타일> 같은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셋째, SNS를 통한 독자들의 적극적인 리액션에 작가 역시 즉각 대응한다는 점이 전자책 인기에 필수적인 요소임이 입증됐다. 휴 하위는 같은 인터뷰에서 온라인 독자와의 소통이야말로 자가출판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장담했다. "나는 책 관련 블로그와 포럼에 '이메일을 보내면 답을 줄게요'라고 글을 올렸다.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충격받는지, 어떤 캐릭터를 제일 좋아하는지를 즉각 알 수 있었다. 라이브무대에서 노래하면서 청중들의 반응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자책 독자와 종이책 독자가 꼭 겹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주목한 출판사들은, 이처럼 넷 상에서 검증된 소설들을 솜씨 좋게 포장함으로써 화끈한 베스트셀러를 터뜨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허핑턴 포스트>는 전통적인 종이책 출판과 전자책 자가출판의 결합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입소문을 탄 전자책이 종이책으로 손쉽게 '번역'될 수 있다는 출판인들의 판단, 그리고 더 이상 컴퓨터 앞에서 '혼자' 교정교열, 편집, 디자인, 마케팅 때문에 쩔쩔매지 않아도 된다는 작가들의 판단이 맞물리면서 종이책과 전자책 사이를 손쉽게 오갈 수 있는 물꼬가 트인 것이다. E. L. 제임스 역시 글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현 상황에 만족한다면서 "앞으로도 전통적인 책시장에 머무를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이래 해외의 전자책 자가출판은 급증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2009년에는 무려 764,448명의 작가들이 전자책 플랫폼에 작품을 올렸음을 지적한다. 다만 모두가 E. L. 제임스나 휴 하위가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명백하다. "(전자책 시장은) 작가의 거대한 쓰레기장이 되어갈 수도 있다." 빠르게 바뀌는 온라인 독자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작품의 퀄리티, 혹은 현명한 편집자와 노련한 출판사의 도움 없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의 말처럼 "1000명 이상의 (자가출판) 작가들이 각자 한 달에 1000부 이상의 책을 팔고 있다." 이중 대다수는 장르소설이며,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고 있는 독자들은 이미 이중 몇 명을 '킨들 밀리언 클럽'에 가입시킨 바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자.

▲ 아마존 킨들.

한국 전자책 시장의 현황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10년 넘게 전자책 분야에서 자리를 지켜온 시공사 디지털콘텐츠팀의 조근형 팀장은 "장르소설이 전자책으로 더 많이 옮겨갈 확률이 높다"면서 "지금까지의 경험상, 전자책 분야에서는 아무래도 장르소설이 제일 잘 된다는 속설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전자책 전체 판매량의 50퍼센트 정도를 장르소설이 점령하고 있다면서, "전체를 10이라고 봤을 때 5이상이 로맨스, 3이 판타지와 무협, 나머지가 SF/공포 등의 비율이라고 보면 대략 맞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독자들에겐 대본소에서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의 장르소설을 빌려보던 전통이 있는데, 그 대본소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독자들이 전자책으로 옮겨왔다는 것이다. 작품 수가 급증하면서 선별되는 좋은 작품의 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조근형 팀장의 설명이다. "해외 사례를 봐도 그렇고, 앞으로 한국에서도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독자들과 만나 입소문을 타게 되는 장르문학시장이 좀 더 커지지 않을까 예상한다."

▲ <기란>(비연 지음, 파란미디어 펴냄). ⓒ파란미디어
다만 여기에는 장점에서 비롯된 약점도 존재한다. 로맨스소설 출판의 강자 파란미디어의 이문영 편집주간은, 한국의 장르소설이 대본소와 관련되어 성장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음을 지적한다. "한권에 800원, 1000원 이런 식으로 책을 빌려보던 것에 많이들 익숙해져있다. 장르소설 콘텐츠에 지불하는 비용이 워낙 낮았다보니, 전자책 시장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는 많은 로맨스 소설이 평균 3000원에 판매되고 있거나, 상당수의 전자책 서점이 대여제를 대신하는 회원제를 통해 가격을 편법으로 다운시키는 방식을 고수하는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파란미디어는 출판사의 원칙에 따라 '평균 3000원'보다 비싼, 종이책 가격의 일정 정도 비율을 고수하는 전자책 가격을 책정하는데, '왜 너희만 비싸게 파냐'는 항의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장르소설의 충실한 팬덤을 이용하여, 종이책으로는 도저히 나오기 힘든 종류의 장르소설을 출판하는 것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페가나 북스의 행보를 주목해볼 수도 있다. 페가나 북스는 전자책에 주력하고 있는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다. 필명 'pilza2'로 주로 활동하기 때문에 본명을 밝히길 주저한 페가나 북스 대표는, 일단 저작권이 없는 고전소설 걸작을 고르기 때문에 전자책 출판 비용이 현저하게 절감된다는 것을 꼽았다.

또한 잡지 <녹스앤룩스>와의 인터뷰( ☞바로가기)에서 언급했듯 "출판이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장르소설, 특히 SF는 절판이 빠른 경향이 크다. 절판서적에 대한 복간의 요구가 크다고 해도 출판사에서는 소수 팬덤의 의견만으로 섣불리 복간하기엔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전자책이 그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 자신이 열렬한 SF·판타지·미스터리 마니아 독자였던 페가나 북스 대표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리고 국내 초역 작품 위주로 작품을 골라 번역을 맡긴다고 했다. 페가나 북스는 로드 던세이니의 <페가나의 신들><웰러란의 검><시간과 신들>, 유메노 큐사큐 외 일본 환상소설 단편집 <괴몽>, 사카구치 안고 외 일본 추리소설 단편집 <그림자 없는 범인> 등을 출간한 바 있다.

▲ <페가나의 신들>(엄진 옮김, 페가나 북스 펴냄). ⓒ페가나 북스
페가나 북스는 전자책으로만 출판하다보니, 아직까지 전자책 자체를 접하지 않은 상당수의 장르소설 마니아들에게 널리 알려지진 않은 상태다. "아직은 신뢰를 쌓는 과정"이라고 하는 페가나북스 대표는 로드 던세이니 등 풍문으로만 듣던 거장의 작품들을 차근차근 소개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출판사 이름만 보고도 믿어줄 수 있는" 인지도를 쌓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어쩌면 장르소설계에서 선주문 형태의 전자출판 시장까지도 고려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들려온다. 알라딘 해외소설·예술 분야의 최원호 MD는 알라딘 북펀드의 다양한 변형으로 고려하는 것 중 하나가 일종의 '역펀드'라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에 계약이 안 되었지만 이 책이 나온다면 사겠다는 확실한 소비자들을 모은 다음, 그들의 선주문 금액을 모아 출판사에 역제안을 함으로써 출간을 성공시킬 수 있는 역펀드"를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형태가 전자출판에서도 일종의 동인지 형식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100명에서 200명 정도를 모은 다음, 약속된 일정한 금액 내에서 편집과 번역을 맞춰 진행하는 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전자책 출판에서 장르소설 이외의 분야가 확장될 가능성은 아직까지 요원한 걸까. 조근형 팀장은 이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 현재 한국에서 전자책 뷰어나 개발 툴이 '읽기 콘텐츠'에 특화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여행기, 학술물 등은 아직까진 종이책 이외의 플랫폼으로는 읽기가 쉽지 않다. 전자책이기 때문에 기대할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이 있는데, 사실 그 같은 동영상이라든가 화보 등까지 갖추려면 종이책을 만드는 것 이상의 공력이 들어가야 하고, 전자책 전문 편집자가 붙어야 한다. 또 그런 전자책의 제작 비용이 종이책 이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아직까진 장르소설로 대표되는 스토리텔링 콘텐츠의 시도가 가장 많은 것이다."

조근형 팀장은 그 같은 장르의 확장성은 '카카오 페이지'의 시도에서 좀 더 잘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아직까진 기술적 완성도라든가 수익면에서 불투명하지만 "음원과 화보 등이 자유롭게 결합되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미래는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보게 될지도 모른다. 이와 연관되어 주목받는 또 다른 플랫폼은 네이버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네이버 포스트'(현재 비공개 베타 테스트 중)다.

최원호 알라딘MD의 경우, 장르소설 이외의 전자책 시장으로 세계문학전집 시리즈를 지목했다. 전자책을 보는 독자들에게는 아무래도 책의 물성에 크게 개의치 않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성향이 강한 편인데, "세계문학전집 같은 경우는 아무리 갖고 싶어도 보관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제 종이책 비용보다 저렴하게 전자책으로 구입하는 이들의 수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의 전자출판은 해외와 일대 일로 비교할 수 없는 작은 규모다. 한국에서는 올해 들어서야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시리즈의 전자책 판매량이 누적 13만 부에 들어섰다. <전자신문>(☞바로가기)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2010년에 1000억 원대, 2011년 2891억 원대, 2012년 3250억 원대로 조금씩 성장해왔지만, 전체 출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2퍼센트에 불과하다. 전세계 전자책 시장의 연간 성장률이 2010년 56.8퍼센트, 2011년 64.9퍼센트, 2012년 48.5퍼센트에 달했으며, 전체 출판 시장의 비중이 2012년 기준 7.3퍼센트에 달한 것에 비하자면 턱없는 규모다.

그러나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의 엄청난 보급률에 기대어 전자책이 예전만큼 낯설게 여겨지지 않는다는 출판계의 기대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에서도 장르소설 팬덤이 전자책 판매의 우선순위를 견인하고 있으며, 이 팬덤의 충성도를 잘 유지하며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 역시 중요한 사실이다. 이 시장이 계속 확대되려면, 적정한 가격에 대한 독자들의 지지와 좋은 작품을 쓰려는 작가의 적극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지난 5월 15일 세계 전자책 업계 1위 아마존은 자본금 10억 원 규모의 아마존코리아를 설립했으며, 업계 3위 코보 역시 2012년 가을부터 국내 진출을 위한 협의를 지속해왔다고 한다. 글로벌 업체의 두 공룡의 한국 진출이 가까운 시일 내에 현실화된다면, 국내 작가들과 출판사 입장에선 기존 국내 전자책 시장과 '카카오 페이지'와 '네이버 포스트' 이외의 새로운 플랫폼이라는 기회를 개척할 수 있을지 역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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