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남북정상회담 추진설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대선에 미칠 파급력을 예의 주시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어떤 조치도 하고 있는 게 없다"고 밝혔으나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 등은 연일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다.
정동영 "구체적 협의 있었다"
정동영 전 의장은 12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전망과 관련해 "통일부 장관 시절 남북 간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다"면서 "논의과정에서 (정상회담 장소로) '한반도 이외의 지역도 가능하냐'는 북한의 타진이 있어 한반도 이외의 장소도 고려할 수 있다는 답변을 보낸 바 있다"고 말했다.
남북이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실제로 접촉을 해 왔으며, 또 한반도 외의 장소를 북한이 먼저 타진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전 의장은 이날 국민대 정치대학원 초청 특강을 통해 "북한이 정상회담에 응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를 복원할 의사가 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3~4월을 남북정상회담의 적기로 꼽은 바 있다.
"망명설까지 나도는 김정일과 정상회담?"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대선용이 아니냐는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규택 최고위원은 "(북한에) 지금 10만 명이 넘는 인민들, 정치범들이 수용소에 갇혀 있고 공개적으로 수 천 명이 처형당하고 있다"면서 "망명설까지 나도는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현 정권을 준엄하게 꾸짖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성진 의원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여당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고 또 내년 재집권도 상당히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 의원은 "(정동영 전 의장의 발언으로) 그동안 의혹으로만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설이 사실로 확인되었다"며 "곧 6자회담이 진행될 시점에서 과연 남북 정상회담이 유효하냐"고 반문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내년의 남북 정상회담은 보나마나 대한민국의 안보를 팔아먹는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며 "대선용 정상회담은 있어선 안 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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