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남북정상회담의 애드벌룬을 띄우고 야권은 그 정치적 효과를 경계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구체적 조치는 전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원칙적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외교부 장관으로 영전한 송민순 전 실장으로 부터 바통을 넘겨 받은 백종천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은 12일 상견례차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현재 정상회담에 대한 조치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참여정부는 그동안 가능하면 기회를 열어놓고 있지만, 상대가 있는 만큼 개인적으로 구상이나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혼자서 마음대로 북한에 갈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노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또한 노 대통령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답방은 환영한다"고 말했었다.
"북핵 해결 후에야 남북관계 개선"
육사 교수부장, 세종연구소 소장 출신의 국방전문가인 백 실장은 "현재 남북관계는 북미사일과 북핵 실험 등으로 조정국면을 맞고 있으나, 6자회담 재개를 계기로 개선되기를 기대한다"며 "가장 큰 안보 불안요인이었던 북핵문제가 금년에 큰 진전이 있도록 노력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 실장은 "6자회담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리정부가 지난 9월 한미정상회담 기간에 미국과 협조를 통해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갖고 노력을 해 왔다"며 "지난달 말 북경에서 있었던 미, 중, 북간 3자회담 때도 천영우 수석대표가 긴밀한 협조를 해서 회담이 재개되게 됐다"며 '들러리 신세가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애썼다.
그는 "관련국이 6자회담에서 다룰 많은 문제를 협의했기 때문에 이번에 기대하고 있다"면서 "기대를 가지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백 실장은 '남은 대통령 임기 1년 동안 주력할 분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가장 큰 문제는 북핵문제 해결"이라며 "참여정부 목표인 북핵을 불용하고 제거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고, 그 관계에서 남북관계 돌파구를 만들 수 있으면 남북관계 진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 북핵 해결-후 관계개선'이라는 것.
그는 "한미관계관련 현안도 남아 있다"며 "이 세 가지는 동시에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보실 변화없다…NSC 상임위원장은 미정"
한편 백 실장은 "(내가) 취임한 이후에 기존 안보실 시스템의 변화는 없다"며 "송 전 실장이 했던 그 구조대로 하고, 업무 파악 이후 업무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으면 조그마한 조정은 할 수 있지만 회의체 운영 등은 그대로 할 계획"이라고 밝혀 '실무형 안보실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백 실장은 "(외교안보) 부처 간 협조와 조정에 관한 것은 안보정책조정회의가 하도록 되어 있는데 대통령께서 내가 회의를 주재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공석 중인 NSC 상임위원장 자리에 대해서 백 실장은 "대통령께서 적절한 시기에 임명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말했다.
정동영, 이종석 등 통일부 장관이 도맡아 온 NSC상임위원장 자리가 이번에는 송민순 외교부장관에게 넘어가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이재정 통일부 장관도 이 자리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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