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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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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우고 있다"

[협동조합, 1년] 이대희 프레시안 협동조합 팀장

그는 평범한 기자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협동조합 팀장'이라는 직함을 달 줄은 몰랐다. 올해 들어 얼떨결에 맡은 새로운 직책이 그를 바꿔 놓았다. 어느덧 그의 고민은 '언론협동조합이란 무엇이며, 언론협동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로 바뀌어 있었다.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이 지난 7월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지 5개월이 지났다. 연말을 맞아 이대희 프레시안 협동조합 팀장을 만났다. 지난 5개월간 느낀 점을 묻자 이대희 팀장은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 근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말했다. '30명이 아옹다옹 이끌어가던 조직'에 이제는 2600명이라는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소비자 조합원과 소통하면서 '머리를 한 대 얻어맞는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 때로는 '진한 감동'을 받았다는 이 팀장은 협동조합 전환 과정에 대해 "대한민국 언론이 처한 (척박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 대안으로 우리가 내린 결론은 협동조합"이었다며 "협동조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고 회고했다.

협동조합 전환 이후 프레시안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으나, '성공한 언론협동조합 모델'을 만들기 위한 길은 아직 험난하다. 할 일도 많다. 당장 내년부터 새로운 언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실험으로 '독립언론 네트워크'를 제안할 계획이고, 전국에 지역위원회가 출범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이 만드는 '독자 지면 개발 모임'도 가동 중이다. 독자들이 만드는 온라인 웹진은 '협동조합 정신'에 부합하도록 '오픈 소스'로 개발될 예정이다.

이 팀장은 시행착오 끝에 "느린 속도지만 천천히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이 아직은 광고 없이 독자 생존하기는 어렵지만, "조합원이 1만 명 모이면 지저분한 광고를 내리겠다는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이대희 프레시안 협동조합 팀장. ⓒ프레시안(최형락)

협동조합 전환 5개월…"근본적 패러다임 전환"

프레시안 : 프레시안이 주식회사에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지 5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느낀 점이나 간단한 평가를 들려 달라.

이대희 : 일하면서 느낀 건데,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는 다르다. 겉보기에는 1주 1표제가 1인 1표제로 바뀐 것 말고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있다. 주식회사에는 주주가 있고, 주주가 경영을 맡긴 경영진이 있고, 노동자가 있다. 우리는 다르다. 모든 동등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 모였다. 대한민국에 비유하자면, 국민이 대한민국 주인이고 대의제를 통해 국회의원을 직접 뽑는다. 그리고 주권을 실행하고 국가를 운영하는 행정부가 있다. 마찬가지로 프레시안에서는 직원 조합원과 소비자 조합원이 주인이고, 조합원들이 대표인 대의원을 뽑는다. 조합원이 조직 운영을 맡기는 이사회는 행정부 역할을 한다.

물론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2600명 조합원의 의지를 다 모으기는 어렵다. 그래서 어느 협동조합이나 교육을 강조한다. 첫째도 교육, 둘째도 교육이다. 우리 조합의 운영 원리를 정하고, 조합원의 역할과 권리를 나누고 이해해야 한다. 조합원들이 이사회에 운영을 맡기고, 대의원이 감시하는 형태다. 한 식구고 한 목표를 가진 공동체여야 한다.

7월에 폐업 신고한 주식회사 프레시안이 협동조합 전환을 선언하면서 내건 목표는 '협동하는 독립언론'이었다. 그러면서 '프레시안 망했다. 도와주세요'라고 했다. 이제는 조합원 2600명과 함께 프레시안 협동조합이 어떤 조합이 돼야 하는지 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야 한다. 소비자와 직원들이 서로 그린 그림은 좀 다를지 모르겠으나, 느린 속도지만 천천히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프레시안 : 그냥 협동조합이 아니라 '언론협동조합'이다.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이기에 난감할 때도 있었을 것 같다.

이대희 : 언론협동조합의 특수성이 있다. 생활협동조합은 협동조합 정신이 뭔지 몰라도 내 삶에 유기농이 필요해서 필요에 따라 조합원이 될 수 있다. 그들을 교육해서 협동조합 정신을 갖게 해야 한다. 대리운전 협동조합에도 프레시안처럼 소비자 조합원이 있는데, 그곳은 양질의 소비자 조합원을 확보하고 소비자도 믿을 수 있는 대리 운전기사를 구하는 관계를 구축한다.

반면 오늘날 한국에서 언론 기사는 돈으로 거래하는 상품이 아니다. 공공재 성격이 있는 기사를 배타적으로 제공하기 어렵다. 그래서 소비자에게 언론에 바라는 것을 물었더니, 언론이 공론장을 만드는 것이라는 답이 왔다. 우리는 조합원만 무료로 강연을 듣게 하고, 강연을 통해 회의한다. 나는 이것이 언론 활동을 매개로 한 교육 커뮤니티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협동조합은 교육 커뮤니티가 되고, 이 매체는 언론 활동 사업을 한다. 조합원은 강연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활동을 할 수 있다. 프레시안은 지식 커뮤니티가 만드는 매체 활동의 결과물이다.

프레시안 :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이후 경제적인 사정은 나아졌나?

이대희 :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 전에 광고 비중이 80%가 넘었다. 전환 초기에 출자금이 확 들어오니까 광고 비중이 60%로 줄었다. 지금은 다시 조합원 증가 추세가 둔화하고 있다. 전체 운영비의 6분의 1 정도가 조합비에서 나간다. 정리하자면, 조합원이 늘어난 만큼 광고 비중이 줄어들었지만, 광고에 완전히 의존하지 않기에는 현재로서는 부족하다.

혐오 광고 올리지 말자고 해서 미안해하던 조합원

프레시안 : 소비자 조합원은 주로 무슨 활동을 하나?

이대희 : 소비자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서울에 몰려 있다. 서울 모임이 활발하다. 2주에 한 번씩 서울·경기·인천 지역 조합원 모임이 열린다. 한 번은 조합원 커뮤니티 웹진 개발 회의가, 또 한 번은 소비자 조합원이 계획한 강연이 조합원 모임과 함께 진행된다. 프레시안 필자나 기자가 소비자 조합원과 강연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도록 하려 한다. 내년부터는 강연 사업을 강화해서 지역에서도 강연을 자주 열려고 한다.

프레시안 : 독자 조합원을 만나면서 감동적인 일화가 있나?

이대희 : 지역 조직 때문에 근래 전국을 많이 돌아다니면서 조합원들에게 고마울 때가 많았다. 광주·전라 지역 모임을 광주에서 열었을 때, 70세 넘은 어르신 한 분이 정읍에서 광주까지 오셨다. 이분이 조합원 모임에 참석해서 "혐오 광고가 보기 싫은데, 좋은 취지로 협동조합으로 전환했으니 아예 지금부터 혐오 광고를 다 없애면 안 되겠느냐"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조합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조합원이 1만 명 모이면 광고를 내릴 것이라고 했더니, 그분이 "그럼 앞으로 혐오 광고 내리면 안 되겠다. 당장 나부터 반성하고 조합원 배가 운동을 하겠다. 아내, 친구, 자식들에게 조합원으로 가입하라고 말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진한 감동을 받았다.

지역위원회 일에 흔쾌히 나서준 조합원들도 있다. 생업이 있는 분들이 내 조합이라는 생각으로 자기 시간 쪼개서 모임 만들고, 일일이 연락하고, 약속을 잡고 있는데, 보통 열정으로 못하는 일이다. 그만큼 애착이 강하다. 몇 번 감사 인사를 드려도 부족할 것 같다.

프레시안 : 독자 조합원들에게 배운 점도 많을 것 같다.

이대희 : 처음 서울 지역 모임이 열렸을 때, 내가 기자들에게 특별히 공지를 안 했다. 실무진이 설명해야겠다 싶어서 나와 경영국장만 나갔다. 그런데 조합원들이 "기자들은 실제로 협동조합을 만드는 사람이고, 대의원인데 왜 안 나오느냐?"라고 말해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10년 넘게 30명이 아옹다옹 이끌어가던 조직에 이제는 2600명이라는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새로운 사람이 회사에 들어오면 일단 친해져야 한다. 그러면서 조직을 만들어 가는 건데, 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그제야 알았다. 이전까지는 머리로만 소비자 조합원이 프레시안을 같이 만드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때 몸으로 느꼈다. 그래서 조합원들의 아주 꾸준한 참여가 필요하다.

프레시안 : 그래도 처음보다 진전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대희 : 예전에는 그냥 우리끼리, 직원과 경영진 30명이 만드는 매체였다. 이제는 대의원단이 구성됐고, 소비자들이 대의원단으로 들어오는 게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진 것이 확실한 변화다. 언론협동조합 중에 우리가 그나마 잘 돌아가고 있다고 자부한다. (웃음) 우리나라에 조합원이 1000명 넘는 협동조합은 생협을 제외하고 10곳 미만이다. 우리는 조합원이 2000명이 넘으니 상당히 큰 협동조합이다.

ⓒ프레시안(최형락)

"협동조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프레시안 : 지난 5월 협동조합 전환을 선언했을 때, '지속 가능한 독립 언론 모델을 표방하기 위해'라는 전환 이유를 들었다. 프레시안이 독립 언론일지라도,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 생존 모델을 아직 찾지 못한 것 같다. 척박한 언론 환경에서 '품위 있는 생존'이 가능하기는 할까.

이대희 : 길은 있을 것 같다. 그 길이 멀고 험하다. 지금은 대한민국 언론 산업 자체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조선일보 등이 일부 기사 유료화를 시도하고 있기는 하나, 대다수 언론이 콘텐츠를 팔지도 못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언론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졌다. 대외적으로는 독자가 언론을 접하는 플랫폼도 변했다. 이미 모바일 페이지뷰가 PC 페이지뷰를 압도했다. 젊은 세대들은 포탈을 통해 뉴스를 보기에 언론사 브랜드를 신경 쓰지 않는다.

대다수 매체가 광고에 의존하는 현실인데,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독자 생존이 가능해지려면 기사를 돈 받고 팔아야 한다. 다른 방법은 2차적인 방법이다. 자발적으로 지원한 사람만 돈을 내지만,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한 것도 일종의 소극적인 유료 모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유료화를 하려면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좋은 기사를 써야 한다. 그것이 언론이 지향해야 할 제1의 가치다. 물론 프레시안 편집국에서 한정된 인원으로 좋은 기사를 쓰기 상당히 힘든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우리 답은 그것밖에 없다. 기자들이 노력해야 한다. 비단 우리 매체뿐 아니라 모든 매체가 그렇다.

프레시안은 지금 언론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고, 그 대안이 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모인 결과 협동조합으로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다. 직접적인 유료화가 안 되면 우리는 우리의 가치를 알리고 우리만의 생태계 꾸리는 것이 답이라고 봤다. 우리가 내린 결론은 협동조합이었다. 협동조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물론 조합원이 1만 명 모이면 광고를 내리겠다는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 2~3만 명이 모이면 광고를 안 받고도 살 수 있다.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

조합원이 오픈 소스로 만드는 제2의 지면 준비 중

프레시안 : 협동조합 팀장으로서 내년 계획은 무엇인가?

ⓒ프레시안(최형락)
이대희 : 크게 네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 원격 평생 교육 사업이다. 지난 가을 첫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어서 평생 교육 사업을 승인했다. 평생 교육 자격증이 있는 업체와 제휴해서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강연을 열어 온라인 수강 신청을 받을 것이다.

둘째, 협동하는 언론으로서 새로운 언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언론 네트워크를 제안한다. 전국의 대안 언론과 기사를 교류하고 홍보와 강연 사업, 기획 취재 등을 같이할 것이다. 적극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언론들과 연대를 강화하겠다.

셋째, 조합원 조직 사업 강화다. 민주적인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서 전국에 지역위원회를 조직하고 있다. 서울·경인,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라 등 네 군데 지역위원회가 내년 초에 출범할 예정이다. 지역위원회가 생기면 소비자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위로 반영하는 통로가 생긴다. 지역위원회의 주축은 소비자다. 이들이 해당 지역 조합원을 관리하고 교육한다. 또 조합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에는 강연 사업도 강화할 것이다. 20~30대를 대상으로 한 정치 토크 콘서트를 기획하는 등 소비자와 접점을 늘릴 것이다.

끝으로 소비자 조합원들이 만드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강화할 계획이다. 독자들의 콘텐츠를 만들자는 의견이 조합 내에서 받아들여졌고, 일부 조합원들이 '독자 지면 개발 모임'을 통해 웹진을 만들겠다고 흔쾌히 나섰다. 개발부터 콘텐츠 사업까지 소비자 조합원들이 다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 지면은 커뮤니티이자 동시에 독자들이 직접 언론 활동을 하는 창구다. 제2의 프레시안 지면이다. 비조합원에게도 공개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우리뿐 아니라 다른 협동조합 사회 공동체에도 수요가 있을 것 같아서 오픈 소스로 개발하고 있다. 우리가 만들면 다른 필요한 곳에도 쓸 수 있도록 소스를 열어놓을 것이다. 그래야 협동조합 정신에 맞기 때문이다.

프레시안 : 협동조합 팀장으로서 마지막으로 포부를 밝혀 달라.

이대희 : 아직은 초창기라 협동조합 설립 붐과 비교하면 협동조합 토대가 약하다. 협동조합이 정치적으로 좌파 양성소라는 얘기도 있는데, 솔직히 나는 협동조합이 좌파 양성소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은 협동하는 곳이고, 공통의 필요와 목적이 있는 사람이 모여야 하는 곳이다. 성공한 언론협동조합 모델을 만들고 싶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 이후 2013년 10월 31일까지 2950개의 협동조합이 생겨났습니다. '붐'이라 불릴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 모아졌고, 많은 이들이 다양한 꿈을 안고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지금까지 대중의 관심은 '얼마나 많이 생겼나'와 같은 양에 집중이 돼 있었습니다. 언론과 공공기관에서는 '우수 사례'를 소개하기도 하지만 협동조합 선배들은 협동조합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최소 3년은 걸릴 거라고 합니다. 협동조합은 단지 사업모델이 좋아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협동'이라는 본질이 구현돼야 하는데 우리는 아직 협동, 그리고 생활 속에서의 민주주의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 협동조합은 양이 아니라 질로 얘기해야 할 때입니다.

<프레시안>은 지난 1년 동안의 협동조합 '붐'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길을 모색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한국 사회 협동조합 역사의 당사자가 된 '언론협동조합 프레시안'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이어 협동조합기본법을 발의한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을 만나보고 협동조합 계의 대선배부터 이제 막 협동조합에 뛰어든 20대 젊은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기본법 개정 쟁점에 대해서도 살펴봅니다. 편집자

[협동조합, 1년] ① 협동조합 전환 200일…프레시안의 실험은 오늘도 '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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